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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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를 내고 느긋하게 쉬고 있다가 문자가 온 것도 모르고 뒤늦게서야 확인.

'오늘 ㅇㅇ이 같이 운동하기로 했거든. 너도 끝나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

딱히 할 일도 없고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만나기로 했으나 그럼 운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그럼 나도 운동을 하면 되겠네? 싶어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한 후 부랴부랴 집안일을 마치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집을 나선다.

2년 전, 친구가 암벽등반을 하다 추락 후 다리가 부러져 병문안을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 오랜만에 군자역으로.

 

암장 앞에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들어간다. 1개월 등록은 11만원, 일일 즐기기 코스는 2만원. 신발 대여는 3천원. 친구는 1개월 등록을 하고, 나는 일일 이용료를 지불한 후 신발을 빌려 신고 자리를 잡는다.

 

친구의 신발과 초크.

 

코칭은 엄격하진 않지만 꼼꼼하게. 나도 이런 식의 교육을 받았다.

 

친구의 몸풀기. 노란색이 가장 쉬운 단계인데 노란색, 녹색, 파란색 순서로 한바퀴씩 돈 후 몸풀기를 마친다.

 

'볼더링을 하자. 이게 재미있어.'

같은 색깔만 잡거나 밟고 이동을 해야 하는 난이도가 있는 문제들. 가장 쉬운 건 손쉽게 풀어 탑을 찍었는데 그 다음 단계부터 안 되더라.

 

하다 힘들어 음료수를 하나 마시며 쉬는 중, 친구는 새로운 과제가 나왔다며 도전해본다.

3번 정도를 이렇게 꽈당... 했나.

 

이내 다 풀고 탑에 양손을 찍는다.

암장에는 30명 정도의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 봐도 친구의 실력은 그 중에서 단연 최고. 매일 운동을 하는 것도 대단하고, 이 운동을 거의 10년째 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나라면 벌써 질리고 그만뒀을텐데.

 

다른 쪽에 있는 볼더링에 도전. 역시나 쉬운 건 바로 풀었지만 바로 다음 단계에서 막힌다. 손에 악력도 부족한데다가 전완근이 조여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힘에 부쳐 몇 번 도전을 해보다 결국 해결을 못하고 마무리. 아쉬운 마음에 다음을 기약하며 암장을 빠져나온다.

 

예전에 같이 작업을 하고 왔던 고기집으로 3년만에 방문. 주먹고기와 껍데기.

 

그리고 술 한 잔.

 

하이라이트, 새우찌개. 이게 먹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는데 역시나 맛있구나.

 

항정살까지 추가로 주문하고

 

먹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자정.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대리기사를 불러 편하게 집까지 도착한다.

간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즐거운 하루였다. 피곤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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