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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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전날 회식으로 과식과 과음을 한 후라 점심은 해장이 필요했다. 가만 보면... 목요일에 꼭 술을 마시고 금요일 점심식사는 설렁탕이나 국밥으로 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늘상 같은 패턴이지만 지겹지도 질리지도 않나 보다.

 

 

퇴근 전, 회를 먹자느니 어쩌자느니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 그보다 먼저 일을 끝마쳐야 했기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친구가 운동하러 오지 않냐는 말에는 야근으로 둘러댄다. 사실 야근을 할 수 있었지만 금요일에 그러고 앉아있는 건 나에게 몹쓸 짓 아니겠는가?

일주일 전에 먹었던 낙지볶음이 또 생각나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 식당에 들러 포장을 하고 패트 소주를 구입해 귀가.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있게 남아 청소기만 간단하게 돌리고, 상을 차렸다.

 

 

나의 애착 인형과 함께 TV 본방송을 시청하고,

 

 

낙지가 매웠는지 시원한 것이 땡겨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내 빵만 걷어내고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2020.03.14.

매일 드립 커피를 내려 먹다가 오랜만에 남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어 고양이 세수를 하고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 후 동네 카페를 찾아 헤맨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를 갔더니 11시 30분 오픈, 그 다음 카페를 갔더니 주말엔 오후 1시 오픈, 대로변에 있는 카페를 갔더니 그냥 영업을 안 하는 상태. 결국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새로 나왔다는 빵을 함께 사 집으로 돌아온다. 본의 아니게 찬바람 쐬며 동네 한바퀴를 돌며 산책한 꼴이 되었다.

 

 

편의점 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이 좋다. 정말 비싸고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아니라면 저렴한 원두를 쓰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느니 차라리 편의점 커피를 추천한다.

내가 여태껏 빵을 먹으며 띠부띠부씰을 모은 적이 없었는데 덕질이 무엇인지 이 덧없는 짓을 또 시작한다. 조금만 먹고 점심식사를 하려다 결국 빵을 아침 겸 점심으로 해결해버렸다.

 

 

집안일을 대충 마치고 나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일요일 마트가 문을 여는 주간이었지만 미리 음식을 쟁여놓을 겸 마트로 향한다.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있는 나무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고 만개할 준비를 시작했다. 봄이구나. 봄이야. 암. 그렇고 말고.

 

 

날은 차가웠지만 하늘만큼은 한여름 못지 않은 깨끗하고 파란 하늘이었다. 그 덕분에 멋진 석양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말 얼마만인지 마트에서 고기를 구입했다.

 

 

마늘은 편 썰고, 고추는 쫑쫑 썰고, 상추와 깻잎은 흐르는 물에 잘 씻고, 파는 채썰어 무치고, 고기는 거의 한 근이었지만 모두 굽기로 한다. 남으면 다음날 먹으면 되니까. 고기 상태가 아주 좋았다. 비싸게 주고 산 보람이 있었어.

 

 

이렇게 차렸는데 술을 안 마시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준비했는데

 

 

술이 잘 넘어가질 않더라. 아무래도 전날 똑같은 양의 패트 소주를 다 마시고 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쌈을 잘 싸서 냠냠. TV 프로그램도 재미없어 뭘 봤는지도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그러다 탄수화물이 땡겨 급하게 라면을 끓였는데 결국 국물만 집어 먹다 말았다.

 

 

조회수가 900만을 넘으면 홍대입구역에 지하철 광고를 실어준다길래 리핏을 걸어놓고 돌린다. 나같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삽시간에 수십만 조회수를 넘긴다.

 

 

일찍 자려고 했지만 뒤척이다 결국 3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

 

 

2020.03.15.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날이 밝으니 어김없이 내 눈꺼풀 안으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온다. 몸을 겨우 일으켜 해장으로 캡슐 커피를 내리고 라떼를 만들었는데 아... 역시 라떼는 내 취향이 아니야... 유제품은 늘 먹기가 힘들다.

 

 

점심을 먹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더니 그냥 집에 있다간 후회할 날씨같아 정신도 좀 차려보고자 가벼운 운동복 차림을 하고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대여하고 한강으로.

 

 

나처럼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으니 그렇게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했다. 단, 사람이 적은 지역에 한해서.

 

 

어제와 같은 한여름의 하늘.

 

 

이 정도 구경을 마치고 따릉이는 반납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산수유도 활짝 피어있고,

 

 

매화나무였는지 홀로 만개해 있었다.

 

 

공원을 한바퀴 도니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오래 걷는 건 지겹기도 하고, 귀가 시간도 덩달아 늦어져 적당히 이 정도 움직이는 선에서 다시 따릉이를 대여해 집으로 돌아간다. 자전거 탄 시간까지 포함해서 2시간 정도를 계속 움직였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적인 느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좋을 타이밍인 것 같아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초코 아이스크림을 찾아봤는데 아무데도 판매하지 않는다. 어차피 한 번은 먹어야 할 아이스크림과 1+1 사이다 행사 품목을 함께 구입해 돌아온다.

 

 

사실 이 아이스크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빵의 식감이 별로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팥이라니.

 

 

그래서 해체 후

 

 

아이스크림만 집어 먹었다.

 

 

저녁엔 잔반 처리를 한다고 금요일에 먹다 남은 낙지, 토요일에 먹다 남은 삼겹살과 소주를 꺼내 또 술을 마셨다.

그러다 또 아이스크림이 땡겨 급하게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들렀지만 마감시간이라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아 편의점에 들러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집어 결제한다. 추운 날씨였지만 술로 몸에 열이 오른 상태라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었다.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술을 마시면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져 술을 자제할 수가 없게 되는데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들이부은 것 같다.

3월 4, 6, 8, 9, 11, 12, 13, 14, 15일. 술 마신 날. 나를 혹사시킨 날들에 나에게 미안한 날들. 적당히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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