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02 핫쵸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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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쵸보리라는 곳을 처음 왔는데 이곳에 왜 이런 숙소가 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게스트하우스이긴 했지만.

짐을 내려놓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으러 나왔을 때 주변에 술을 마실만한 식당도 거의 없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화식당들이 꽤 많았다.

그렇다고 중국인이 많이 사는 동네는 아닌 것 같았고... 동네 분위기를 영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30분을 걸었나보다. 가게 한군데를 찾으려고.

지난번 하코다테에서 꼬치구이와 맥주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꼬치구이 가게만 찾아 헤맸는데 야끼도리 말고 쿠시카츠는 있더라.


겨우 마음에 드는 이자카야를 발견하고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사람이 많았고, 혼자 온 사람이 한명 보였는데 담배를 뻑뻑 펴대고 있었다.

고민하다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숙소 근처 가까이 다시 돌아와서야 이자카야 하나를 발견한다.


혼자 들어갔더니 카운터석 테이블석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길래 둘 다 괜찮다고 하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 어디에 앉아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직원 아가씨가 얘는 둘 다 괜찮다면서 왜 어리버리하게 서있어 라는 표정으로 다시 자리 안내를 하길래 테이블석에 앉으려다가 카운터석에 앉았다.


이런 곳에 한국어 메뉴가 있을리는 없고... 무엇이 닭꼬치인 줄은 알겠지만 그래도 위험은 피하자 생각해서 주방장 추천메뉴로 되어있는 것을 주문했다.

꼬치에 이것저것 섞여있길래. 원래는 닭꼬치랑 파꼬치 정도만 주문하려고 했었다.


우선 맥주를 한잔 주문하고.

맥주 옆에 빵은 서비스라고 하고 줬는데 맛은 그다지... 땅콩크림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뭐지 도대체...

이 정도로 맛이 기억이 안 난다는 것은 정말 별로였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서비스고 빵이니까 먹어봤다.





주방은 숯불인지 뭔지 어쨌던 바로 보이는 곳에서 직접 닭꼬치를 구워준다.

나는 이 자리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식당에서 카운터석에 앉았다.





이렇게 나왔다. 소금을 좀 뿌렸는지 약간 짰다.

짠맛을 느끼고 나니 비로소 실감한다. 그래. 일본에 왔어. 음식이 짜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가격이 비쌌다는 것 뿐.





목도 마르고 날도 더워서 한잔 더. 역시 한잔만 마시기에는 부족하다. 아니면 음식이 짜서? 스파-도라이 히토츠 오네가이시마스.

음식 갖다주던 청년은 참 친절하던데 주문받고 카운터에 있던 아가씨는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말투나 얼굴이나 좋아보이지 않았다.





적당한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에 돌아갔다. 외국인은 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츠키지 시장 옆이긴 하지만 숙소 이용 아니고서는 외국인들이 잘 오는 가게는 아닌 것 같았다.





鳥元(とりげん) 八丁堀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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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쵸보리에서 이용한 식당은 이 곳 한군데 뿐이었다.


And

20160802 김포공항 하네다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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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은 재미있다.

비록 아무도 봐주지 않는, 간혹 검색을 통해 이곳을 찾는 익명의 누군가에게만 읽히는 인기없는 블로그이지만

그래도 꽤 오랜기간 이곳에서 글을 써왔다.

말재주도 글재주도 없는 못난이지만 오롯이 내 생각을 남길 수 있어 좋다.


여행을 다녀왔다. 또. 이렇게 긴 여행을 다녀와보긴 처음이었다. 9박 10일.

유럽은 멀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항상 쉬운 선택을 하다보니 다시 일본이었다.


비행기 시간을 선택할 때 고민이 많았다.

백수가 된지 3달이 되었고, 늦게 잠들어 늦게 일어나는 습관이 생긴 탓에 새벽같이 일어나 비행기를 탈 자신이 없었다.

저가항공편으로 오후에 출발하는 것들을 알아보았으나 출발 4일 전에는 저가항공이나 그냥 항공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인천 출발과 김포 출발.

인천-하네다 노선이 방학 기간을 맞아 편성이 되었다. 게다가 저녁 출발.

처음엔 이 편이 좋겠다 생각하고 계획을 맞춰보았으나 게스트하우스 체크인 시간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격도 3만원 차이라 그냥 집에서 가까운 김포-하네다로 결정했다.

같은 노선인데 대한항공은 앞자리 하나가 다르더라...


출발 당일, 열대야 때문에 땀 범벅이 되어 5시 반에 깼고, 다시 잠을 자보려 노력했지만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8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텐데... 유난히 긴 하루를 시작해버렸다.


마지막으로 가방에 불 필요한 것들을 빼며 정리를 하고,

출발 전 부모님에게 얼굴을 한번 비춰드리고, 엄마가 차려준 맛있는 갈치구이 백반을 먹고 공항으로 향했다.


15시 30분 비행기라 공항에 13시 30분에 갔는데 오후엔 출발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공항도 한산했다.

티켓을 받고, 미리 신청한 엔화 환전, 핸드폰 로밍 점검, 포켓와이파이를 수령하고 앉아있다가 2시에 심사를 하러 들어갔다.





김포공항. 작년에도 느꼈지만 정말 할 거 없다. 게다가 사람도 없어 심사 시간은 짧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다시 후회를 한다. 아침 비행기 탈 걸...


대기 중 내 옆으로 일본인 아가씨 둘이 하늘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조잘재잘 떠든다.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하하호호.

그래... 너희 나이엔 그럴 때지. 나도 그랬어. 이젠 그럴 친구가 없어졌지만... 너희는 오래오래 잘 지내렴.





출발 직전, 갑자기 소나기가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밖에서 이동하기 전이었으니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륙.





창가석은 여행 중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일본행 비행기에는 꼭 저 메밀국수가 나오는 것 같다. 식사는 soso. 그리고 비행기를 탔으니 맥주도 한캔.





비행기 고도가 구름 위를 올라올 땐 뭔가 상쾌한 기분이다.





여행을 가기 전까진 무기력증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가 싫은데 막상 비행기를 타고 이런 하늘을 마주하면 여행가길 잘했어 라는 생각을 한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이번 여행에서 파란색 사진이 유독 내 눈에 많이 띈다. 카스 캔맥주도 이렇게 보니 맛있어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나에게 무지개를 보여주었던 이 구름. 그 덕분이었는지 돌아다니는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숙소에 돌아온 밤 늦은 시간에만 비가 내렸었다. 도쿄에서 1번, 삿포로에서 1번.








하늘 구경을 신나게 하다보니 어느덧 도쿄쪽으로 많이 진입했다.








그리고 착륙.





작년엔 도착해서 포켓와이파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공항에서 30분 정도를 허비했다.

껐다 켰다를 반복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결국 입국심사 후 밖으로 나와 캐리어를 열고 실핀을 찾아 리셋 버튼을 눌러 겨우 해결을 했었다.

이번엔 아무 문제없이 작동이 되었다. 순조로운 출발이다.


입국심사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0분 정도.


스이카 카드에 1천엔을 충전하고, 구글 지도는 목적지까지 게이큐선을 타면 된다고 알려준다.

퇴근 시간과 맞물려 어마어마한 인파를 뚫고 히가시긴자역에서 내리며 진땀을 흘린다. 그리고 처음으로 입에서 일본어가 터진다. 스미마셍.





이제 시작이다.

And

비오니까 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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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오는 Girl From Ipanema는 워낙 유명한 곡이니까 들으면 알 것이고.
보사노바하면 이 앨범은 필수라길래. 50년 전 음악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지만.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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