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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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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달력이 1월하고도 9일이나 되어서야 배송 완료. 늦게 받은 것도 속상한데 한쪽이 찌그러져서 배송이 됐다. 그래도 구성은 나쁘지 않아(스티커 2장, 증명사진 3종) 위안이 되었다. 요즘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얼굴보고 목소리만 들으면 화가 가시는 기분이다. 이게 바로 힐링.

 

 

하나는 선물로 주려고 했으나 그냥 내가 둘 다 써야겠다. 실사 버전은 TV 옆에 두었는데 나머지 하나는 어디에 둘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좋아하는 음료가 떡하니 책상 위에 올려져있다. 범인은 딱 1명이라 물어보니 역시나. 나도 만들어놓은 딸기청으로 주말에 딸기라떼를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아침부터 마시고 속이 괜찮을지는 모르겠지만.

 

 

퇴근시간이 되어 헐레벌떡 나와 '타다'를 타고 회식 장소로 이동. 조합은 우리팀은 아니고, 막내 직원들이 있는 팀과 물주 팀장 1명과 어쩌다보니 우리팀이 곁다리로 낀 회식. 일주일 전부터 잡은 약속이라 설날 전까지 금주기간을 설정한 상태에서 정면 도전. 과연 잘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 스스로를 시험하는 장소로 그렇게 이동했다.

 

 

식당 앞에 내리니 입구 앞엔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 엄청난 맛집인지 연예인들도 많이 찾는 듯 했다. 우리가 앉은 쪽 벽면엔 유명인들의 싸인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누구의 싸인인지 일일이 확인하진 않았다.

연탄불에 불판을 올려주고,

 

 

메뉴는 이렇게 있는데 가격은 저 가격이 아니다. 주방쪽 메뉴판에 크게 가격이 적혀 있었다.

 

 

부추 밑에 양파가 깔린 등갈비를 찍어먹는 소스, 김치(는 중국산), 상추와 파채 무침,

 

 

오뎅탕. 이렇게만 있어도 소주 한 병 각.

 

 

등갈비 맛집이지만 등갈비를 주문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문한 수량 이후 추가 주문을 받지 않으므로 등갈비를 기다리면서 두툼한 목살을 먼저 주문해서 먹는다.

 

 

술 마시는 테이블 옆으로 자리를 잡아 다행히 술은 마시지 않았다. 사이다를 마시고 싶었지만 소량의 콜라로 대신했다.

 

 

한참 먹고 있는 도중 손님들 웅성웅성. 갑자기 등장한 연예인.

 

 

이 프로그램에서는 가끔 게릴라 먹방으로 맛집을 출연자가 직접 섭외해 촬영허가를 맡은 후 촬영을 하며 음식을 먹는데 이걸 실제로 맞딱뜨리니 방송이 꼭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 경우도 있다는 걸 알았다. 뭐 방송을 보면서도 그런 의심은 한 적이 없었지만 진짜 이렇게 와서 섭외를 하고 기다렸다가 촬영을 하니 신기했다.

 

 

작년 이맘 때 조금씩 방송을 보다가 어느 순간 푹 빠져 거의 1회부터 정주행 하다시피 하고, 재미있는 건 봤던 에피소드를 또 보고, 주말에 유튜브에서 하는 사골 스트리밍도 틈나면 챙겨볼 정도로 애청자였다. 그러다 현타를 한 번 맞이하고 방송을 보지 않기 시작한 것이 이제 5개월차가 되었는데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되다니. 이건 방송을 다시 보라는 신의 계시인가... 보통 이렇게 녹화한 것은 3주 후 방송이 되었다. 예상컨데 1월 31일 금요일 방송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

불안한 건 내 얼굴이 카메라에 정면으로 한 번 찍혔는데 방송으로 나오진 않겠지?...

 

 

그 사이 목살은 맛있게 익어 먹기 시작.

 

 

그리고 메인 메뉴인 등갈비. 7명이 가서 7인분을 주문했다. 양이 적은 것 같지만 먹다보면 양이 많다. (아마 목살을 먹을 때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여서 그랬는지도)

 

 

늦게 온 인원까지 테이블을 채우고 나니 그제서야 등갈비를 불판에 올리기 시작.

 

 

소스에 찍은 후 불맛을 한 번 입혀주니 간간한 간장 소스맛이 느껴진다. 정말 후회스러운 건, 목살로 배를 너무 많이 채웠다는 것. 그렇지 않았다면 등갈비를 정말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다들 등갈비가 최고라 했지만 난 목살이 더 맛있었다.

 

 

늦게 온 인원들, 고기 더 먹으라고 목살을 더 주문해 굽는다.

 

 

친한 여직원이 그렇게 배부른 와중에도 라면이 먹고 싶다며 주문한 라면. 국물만 좀 떠 먹고 더 이상 먹지 않았다.

 

 

8시 반 정도가 되었을까, 촬영허가가 떨어지고 스텝들이 줄줄이 들어와 한쪽에 카메라를 설치하기 바쁘다. 다른 데에 갈 줄 알았는데 사장님의 된다는 말 한마디에 2시간 정도를 기다렸다가 촬영을 하는 듯 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업장은 전혀 손해가 아니다. 유명한 음식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이 직접 찾아왔다는 건 입소문이 난 맛집이라는 의미이고, 특별히 홍보비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홍보를 하는 격이니 일석이조.

우리가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방송을 타고 나면 손님이 더 많아질텐데 그 전에 찾아왔다는 것 정도.

 

 

출연자보다 더 낯익은 스텝들 얼굴 몇몇은 왜인지 더 반가웠다.

 

 

다들 가만히 앉아 일어날 생각이 없길래 촬영하는 거 보고 갈거냐고 물은 후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 했다.

 

 

그렇게 동그랗진 않은 음력 15일, 보름날의 달이 환한 밤이었다.

 

 

애매한 위치에 있었던 탓에 버스를 타고 고속터미널로 와 집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집으로 향한다.

 

 

사진이 많아 내용까지 길어졌다. 눈이 슬슬 감기는데 아직도 소화가 덜 된 느낌.

최상의 고기에 술 한 잔 참아내느라 욕봤다.

가끔 보면 나도 고집인 건지, 의지가 강해진 건지, 열정이 식은 건지, 관심이 없어진 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이 현실이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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