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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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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전날 회식을 하고 남은 회식비로 모닝 커피를 한 잔 하며 해장을 하고,

 

 

부족한 해장은 설렁탕으로 채웠다.

 

 

늘 그렇듯이 회의는 많았으나 특별히 바쁜 업무는 없었다. 3주 후에나 들어갈 일을 해놨다가 도로 빼는 작업을 하고 퇴근시간이 되어 회사를 빠져 나왔다.

 

 

회사에서 강남까지 걸어가 며칠 전 주문을 해놓은 구두를 찾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오랜만에 버거를 먹었다. 배가 불러 모두 먹어 치우진 못 했지만. 난 역시 주니어 사이즈가 맞는 듯. 2개에 7천원 하는 행사를 이용해 나머지 하나는 포장으로 다음 날 먹기로 하고 가져왔다.

 

 

집에 오자마자 TV를 켜니 바로 시작. 절묘한 타이밍에 시청을 시작하고, 청소와 샤워를 마친다.

 

 

매일 운동화만 신고 다니니 구두가 없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이런 신발도 좀 신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회사 여직원을 데리고 가 매장에서 세일하는 구두를 죄다 신어보고 추천해준 것으로 구입했다. 당시 진열된 상품 밖에 없어 주문을 한 후 새 상품으로 받기 위해 매장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내가 이 신발에 소화가 가능한 옷이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산뜻하니 봄에 신기엔 적당할 듯 하다. 스웨이드 재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찾아봐야겠다.

샤워를 하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발목에 이 양말 자국 어쩔... 늙은 건 이래저래 티가 나는 구나.

 

 

 

2020.02.01.

나이가 시속이 되어 시간이 흐른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2월이 되었다. 바쁘고 느슨한 1월도 돌이켜보면 늘 같은 일상이었다. 추위는 크게 없었고,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외활동이 없는 주말을 맞아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접촉만 없다면 사실 사람이 없는 뻥 뚫린 공간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예정대로라면 헬스장 회원 등록을 했겠지만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기구들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나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오거나 마라톤 연습 등으로 달리는 사람들 외에는 외국인들이 그룹지어 다니는 정도였을 뿐 주말 오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살짝 정신줄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순간에도 크게 위험하지 않았다. (방진 마스크를 끼고 라이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데 비염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 잠깐씩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지난주보다 5km를 더 달렸지만 라이딩 시간은 5분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평속도 평소의 속도로 돌아왔다. 바퀴에 바람을 채우고 채우지 않고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물론 숙취의 문제도 있긴 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퀴였던 것으로. 당분간은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해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려놓고 쉬는 도중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뭐해, 딸내미? 집이냐?'
"응. 집이지."
'삼겹살 먹게 와라. 아빠가 삼겹살이 땡긴댄다.'
"아... 방금 한강가서 자전거타고 들어와서 조금 힘드네.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쉴게."

삼겹살이라니 이 얼마나 크나큰 유혹인가. 고기가 땡기긴 했지만 부모님과 고기를 같이 먹을 땐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힘들다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술을 마셔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헬스장을 다닐 때도 늘 그랬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심하게 태워놨기 때문에 술이 들어가도 된다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자꾸 배가 나오는 걸 알면서도 술의 유혹은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병이 있는 듯 하다.

주말이라 주문이 밀려있을 것 같아 방문 포장으로 할인받은 금액은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면 딱 좋을 것 같아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엇... 남들 사진으로만 봤던 패키지 3종을 한꺼번에 팔고 있다. 누군가 사갈 것 같진 않아 치킨을 사들고 돌아오면서 패키지를 몽땅 구입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패키지입니까? 턴배님들? 3개 다 구해서 기분이 좋지 말입니다?

 

 

패키지는 나중에 뜯어보기로 하고 우선 술상을 차려 술을 마시기 시작.

 

 

작년 여름에 집 근처에 매장이 생기고 난 이후 1~2달에 1번은 먹고 있는 것 같다. 방문해서 먹거나 포장 후 집에서 먹거나.

 

 

기본 간이 잘 되어있어 소금이 따로 필요없는 것이 장점. 무엇보다 이 강려크한 냄새를 맡으면 떨쳐내기가 힘들다.

 

 

고기에 1병을 비우고, 탄수화물이 땡겨 라면을 하나 끓여 국물과 함께 새로 1병을 꺼내 마시기 시작한다. 운동 후 마시는 술이 위험한 것은 운동으로 생긴 체력이 술에 쉽게 취하지 않게 방어막을 만들어주는 느낌이 들어 생각보다 많은 술이 들어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2잔 정도 더 마실 수 있는 양을 남기고 술 마시기를 그만두었다.

 

 

 

2020.02.02.

주말마다 똑같은 패턴으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패키지를 뜯어 나온 것들을 쭉 펼쳐놔봤다. 대부분은 회사 동생들에게 나눠줄 것들이라 맥주 안주 정도로 할만한 홈런볼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에 가져가기로 했다.

 

 

재방송을 보고, 1시가 넘어 아점을 먹는다. 전날엔 매운 눈물을 흘리며 대파를 다듬어 통에 넣었는데 이 날은 냉장고 안에서 오래되어 버려야 할 것들을 꺼내 정리했다.

개미지옥같은 유튜브를 보다 저녁에도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마트에 잠깐 다녀온다.

해가 길어졌다. 6시가 되기 10분 전이었지만 해가 지지 않았다. 막바지 한파가 닥쳐오기 전이었지만 어쩐지 기분은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짝 들뜬 마음이기도 했다.

마트에서 2+1은 처음 보는 것 같아 토닉 워터를 집어오고, 떡볶이를 하기 위해 부족한 재료를 구입했다.

 

 

고추장을 너무 때려넣었는지

 

 

평소에 넣지도 않는 삶은 계란까지 넣어가며 정성을 쏟았건만 (남은 양배추는 코울슬로 만들기에 도전, 조금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갓 만든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매운 걸 잘 먹는 내가 매울 정도면 이건 분명 실패작.

 

 

아쉽지만 만들어봤으니 남은 재료로 다음주에 한 번 더 만들어 먹는 것으로. 고추장과 식초가 떨어졌으니 재료도 살 겸.

 

 

큰 소득은 없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운동을 했으니 나름의 소득이 있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아! 패키지를 구했으니 큰 소득이 있는 주말이었군. 언넝 자자. 벌써 1시가 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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