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기록의 잔재/여행'에 해당되는 글 93건

  1. 2019.09.29 20190921 아트박스 야시장
  2. 2019.09.29 20190921 아시아티크
  3. 2019.09.29 20190921 인천공항 수완나품공항 아속역
  4. 2019.07.06 20180901 이가시 이가류 닌자박물관
  5. 2019.03.02 20180901 나라 마키무쿠 야마토야기
  6. 2019.01.06 20180831 인천공항 간사이공항 나라역
  7. 2018.11.17 20181113 삿포로 홋카이도 구도청 신치토세공항 인천공항
  8. 2018.11.17 20181112 비에이 탁신관 청의 호수 흰수염폭포 후라노 잼 공방 삿포로
  9. 2018.11.17 20181112 비에이 패치워크 파노라마 로드
  10. 2018.11.17 20181111 삿포로 라멘공화국 이온몰 2

20190921 아트박스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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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탁신 역에서 다시 BTS를 탄다.

 

태국이 일본을 좋아한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듣고 갔다.
그냥 일본 사람들이 관광도 많이 오고, 그만큼 정착해 살아서 그런가 싶었는데
저렇게 화면에 나오는 광고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일본에서의 광고와 비슷한 컨셉으로 제작된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일본 음식을 파는 상점들도 대부분의 전철역마다 체인점 형식으로 위치한 거나, 구글 맵을 충분히 활용한 거나 일본이 깊숙히 자리잡았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상당히 많은 일본 회사들의 자본이 들어와 있고, 일본 관광을 홍보하는 광고판도 곳곳에 배치되어있다.
여행하는 내내 일본인을 한국인보다 더 많이 본 것 같다.
나도 어쩌다 일본인과 대화를 하게 됐는데 그건 그 날의 후기에 적는 것으로.
여튼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암 역에서 다시 갈아타고

 

이번엔 나나 역에 내린다.

 

그 사이 비가 그쳐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아트박스 야시장은 아속 - 나나 역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어차피 숙소에 걸어가는 길이라 나나 역에 내렸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야시장만 2군데 다녀온 꼴이 되었네. 규모는 아시아티크만큼은 아니고, 주로 음식 위주의 야시장이다.

 

꼬막을 좋아하는 탓에 이곳의 꼬막을 먹어보고자 이 가게에서 꼬막을 구입 후

 

다른 생맥주 가게에서 또 한 잔을 구입,

 

자리를 잡고 먹어본다.

 

초장 가져와....

 

익힘 정도는 살짝 데친 수준이라 피가 철철 흘러 넘칠 정도였고, 그리 신선한 상태는 아니라 맛은 별로였다.
고수를 엄청나게 다져 넣은 저 소스가 상당히 매웠다. 소스는 맛있었던 것으로.

 

시장 가장 안쪽에는 이렇게 무대가 꾸며져 있는데 특정 시간이 되면 공연을 한다.
저 여자분 제시 제이인 줄. 노래 엄청나게 잘 하셨다.

 

으아 배불러~ 하며 숙소로 걸어간다.

 

가는 길에 코리아 타운도 찍어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패밀리마트에 들러 생수를 구입했다.
패밀리마트 들어갈 때 울리던 벨소리가 일본에서 들은 벨소리랑 같다.
라면을 하나 사올까 했는데 결국 아무 것도 사지 않았네.

 

숙소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들어가 끈적끈적한 몸을 개운하게 씻는다.

 

그리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1일 1마사지를 받아야 한다는 여행 선배들의 말에 길 건너 마사지샵 골목으로 진입해본다.
방콕의 주말 밤 도심의 트래픽은 심각하다.

 

돌아다니다 결국 숙소 가장 가까운 곳으로 다시 돌아와 발 마사지를 받기로 한다.
1층도 자리가 있었는데 2층으로 자리 안내를 해 주었다.

 

마사지사 분께서 차를 한 잔 내어주셨다. 처음 느껴본 맛.

 

마사지를 받고 나니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1시간 300바트를 지불했고, 팁은 보통 마사지 가격의 10% 정도를 준다고 하여 40바트를 드렸다.

 

시차 적응이 안돼서 10시 반이 되니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해 일찍 잠을 청했다.
여행 첫 날은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90921 아시아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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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에 내려 숙소로 캐리어를 끌고 올 때 급하게 캐리어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왔다.
그냥 맞고 들어오기엔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조금은 잦아들까 싶었지만 이동하는 내내 비는 그치지 않았다.

숙소를 나가 아속역으로 향한다.

 

BTS는 지상 모노레일이다.
밖에서 기다려야 하기에 더운 걸 감안해야 하지만 막상 올라타면 으슬으슬할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전철이다.

 

MRT와 BTS는 서로 환승이 불가능하고, 같은 라인끼리만 환승이 가능하다.
옅은 녹색 라인과 짙은 녹색 라인이 있고, 환승역인 시암 역에 내려 한 층 아래로 내려가 짙은 녹색 라인으로 갈아탄다.
여기가 조금 헷갈린데 2개의 라인이 같은 층의 플랫폼을 쓰고 있어 목적지의 마지막 역 이름을 잘 확인하고 타야한다.
사람들 가는 곳으로 따라 내려갔는데 제대로 된 길이었다. 잘못 탈 수도 있으니 정신은 좀 차리고 있어야 할 듯.

 

짜오프라야 강의 보트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사판탁신 역에 내린다.
1, 2번 출구 중 1번 출구(오른쪽)로 내려왔는데 2번 출구(왼쪽)로 내려가는 게 맞는 길이었다.

 

오른쪽엔 아이콘시암으로 가는 무료 보트를 탈 수 있고,

 

왼쪽 선착장으로 가면

 

일반 보트 노선과

 

아시아티크로 갈 수 있는 보트를 탈 수 있다.

 

이 많은 사람들을 다 태운다고?

 

했는데 다 태우고 가더라.

 

한 5분 정도를 타고 갔을까. 금방 도착한다.

 

이런 곳에서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데 아무 곳에서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현대식으로 잘 꾸며놓은 야시장 겸 유원지.

 

트렌스젠더 쇼인 칼립소 쇼 티켓 부스와

 

무에타이 쇼 부스

 

그냥 이 동네 개들.

 

뭔가 특별한 놀이기구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다이나믹한 놀이기구는 없어 보였는데 관람차가 움직이는 속도를 본 후 여기서 제일 무서운 놀이기구는 관람차구나... 싶었다.

 

사 마실까 하다 비좁은 위장에 저걸 마셨다간 저녁 식사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기에 패스.

 

관람차 앞의 귀신의 집에 저 미이라는 밧줄을 타고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한다.

 

강가에 자그맣게 마련되어있는 푸드코트(?)에 들어가 식사를 하기로 한다.

 

남들 다 사진을 찍는 악어고기. 나도.

 

사진 오른쪽에 있는 가게에서 팟타이를 구입해 이 길 끝에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잡아 앉는다.

 

테이블 뒷쪽에 맥주 부스에서 32온즈 창 맥주 한 컵을 주문하니 자리로 가져다준다. 200바트였나.

 

해가 지는 걸 천천히 감상하면서 간단한 식사를 마쳤다. 팟타이가 140바트였는데 가격대비 맛도 아주 좋았다.

 

어두워진 아시아티크의 야경도 찍어보고.

 

저녁에는 각종 크루즈들이 강 위를 떠 다닌다.
크루즈 내에서 뷔페를 이용할 수 있고, 공연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시간이 널널하다면 가서 한 번 정도는 해볼만도 한데 사실 혼자서 이용하는 건 별로...
일반적으로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가족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다시 줄을 서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시간이 그리 늦지 않아서 돌아가는 배에는 좌석이 널널했다.
보통 밤 늦은 시각이 되면 배를 한 대 보내고 타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한다.

 

다시 사판탁신 역으로 돌아와

 

BTS를 타고 숙소로 돌아간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90921 인천공항 수완나품공항 아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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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만 5년을 다녔다.
요즘 시국도 시국이고, 더 이상 일본을 다니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동남아 국가로 눈을 돌려 어디를 갈까를 고민했다.
자유 여행을 떠나기 괜찮을만한 나라가 베트남, 싱가폴, 태국.
시간이 좀 오래되긴 했지만 베트남과 싱가폴은 가봤으므로 태국을 가기로 한다.
싱가폴이 물가만 조금 저렴했더라도 아마 싱가폴을 다시 가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던 정보가 하나도 없었던 지역이기도 해서 완전 백지상태로 처음부터 공부를 해야 했었다.
그렇게 한달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다가온 출발 시간.
아침 9시 3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4시 반에 일어나 준비 후 지하철 첫 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 도착 후 티켓팅을 완료한 후 출국 수속을 한다.
공항에서 늘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 나갔었는데 그 절차를 하나 줄이니 시간이 절약되는 느낌.

 

간만에 면세점에서 물건도 조금 사고.

 

시간이 많이 남아 모닝 커피도 한 잔 하고.

 

유심은 처음 사용이라 헷갈리지 않게 설명서를 한 번 읽어본다.

 

내가 타고 갈 타이항공 A350.

 

 

기내가 엄청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겉옷은 약간 두께감이 있는 후드 집업으로 입고 갔었다.
담요를 둘둘 말고 있어야 한다던데 겉옷이 두꺼워서인가 그렇게 춥진 않았다.

 

비행 중 상태를 카메라로 볼 수 있다고 해서 중간중간 바깥 화면으로 전환해봤다.

 

아... 얼마만에 기내식이냐... 아침에 마시는 맥주는 시원해~

 

기내식이 2번 나온다고 하더니 치킨 등이 다져져 들어간 빵이 제공됐다.
꾸역꾸역 다 먹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걸 먹어서 딱 적당한 시간에 식사를 하게 됐다.
안 먹었다면 아마 기운이 쭉쭉 빠졌을 것이다.

 

기내에서 유심도 교체하고, 미리 저장해뒀던 동영상들도 보며 이래저래 시간을 보내다 도착.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로 쭈욱 쫓아간다.

 

입국 수속은 30분 정도 대기했고, 수하물이 나와 같은 디자인의 캐리어가 나오는 바람에 적잖이 당황했다.
내꺼라고 하기엔 너무 깨끗한데... 하고 수하물 표를 봤더니 역시나 다른 번호.
공항에서 짐이 바뀌는 경우가 이런거구나 하며 앞으로도 번호를 잘 살펴보고 짐을 가져가야겠다... 했었다.

 

클룩에서 미리 지하철 패스를 구매해 바우처를 받아놓은 상태였다.
개찰구를 조금 지나가면 부스를 찾을 수 있다.

 

저기 보이는 주황색 간판 부스.

 

공항 철도 티켓은 1장에 1600원. 왕복으로 써야하니 2장을 구매했고,
혼자 다니다보니 주로 전철을 이용할 예정이라 BTS 래빗 카드도 1장 구매했다.
1.1만원 정도 되는 가격인데 200밧이 충전되어있어 2번 정도는 먼 거리를 왕복으로 다닐 수 있는 금액이다.
충전을 할 일이 있어서 충전을 하게 됐는데 그 때는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당황하지 말고 보여주면 된다.

 

모든 전철 개찰구 앞에는 검색대가 있다.
지나갈 때 가방을 메고 있고, 삑 소리가 난다고 하면 바로 가방을 열어 내부를 보여주어야 한다.
들어가기 전 미리 가방을 열어놓는 게 좋다.

 

공항 철도 티켓은 개찰구를 바로 통과할 수가 없어 역무원에게 티켓을 제시한 후 전용 출입구로 통과한다.
역무원은 해당 역 이름에 펜으로 체크 후 다시 티켓을 건네준다.

 

통과해 내려가니 전철이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어 후딱 뛰어가 올라탔다.
시간을 보니 2시 정각에 출발하는 듯.

 

한국보다 2시간이 느린 태국 시간. 시계는 자동으로 변경된 시각을 가리킨다.

 

날씨가 꾸물꾸물... 비가 오려나...

 

BTS 아속역 근처에 호텔을 잡아놓은 상태여서 아속역과 가까운 MRT 수쿰윗 역에 내려 걸어가기로 한다.
공항 철도를 타고 마카산 역에 내린 후 MRT 펫차부리 역으로 걸어간다.
저렇게 이정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모든 전철역에는 역무원에게 표를 살 수 있는 줄과 자판기 줄이 별도로 지정되어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무조건 교통카드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역에 따라 사람이 많은 경우 표를 사기 위해 10분 정도를 줄을 서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실수해서 그냥 자판기에서 표를 구입했다.
그냥 동그란 칩 형태의 아무 무늬없는 이것이 지하철 티켓이다.

 

니가 여기서 왜 나와?

 

1정거장이지만 거리가 길어 무조건 지하철을 타야 한다. 그리고 내려서도 많이 걸어야 한다.

 

역에 내려 3번 출구로 나간다. BTS 아속역과 연결되어있다.

 

태국 여행을 자주 다니는 친구에게 물었더니 이 호텔을 추천했다.
일본의 비지니스 호텔과 같은 형태의 아주 작은 방이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냉장고가 없다는 사실.
저렴한 호텔도 수영장이 딸려있는 호텔이 많은데 첫 여행이다 보니 말만 듣고 환불도 안되는 가격으로 덜컥 예약을 한 것이 이 여행에서 가장 실수한 선택이었다. 그래도 4박에 18만원이었다는 것에 위로를 해본다.

 

어쩌다 찍혀 피가 났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데 도착하자마자 영 조짐이 좋지 않다.

 

밖엔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고, 처음 정해놓은 관광지를 갈까말까를 망설이다 결국 나가기로 결정한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0901 이가시 이가류 닌자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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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다음 후기를 쓰다니... 거의 1년전 일이 되어가는데 잘 기억해내서 후기를 써보자.

비가 잦아들은 것 같아 차에 올라타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인 닌자박물관으로 향한다.

 

차 안에서는 반은 한국어, 반은 일본어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아가씨가 소개시켜준 다른 일본인 친구 H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일본에 놀러와 같이 다니는 중이라고 했고, 이런저런 안부를 주고 받았다. 당시 H는 임신 중이었고, 얼마 후 출산을 했다. 나와 같이 술자리를 다니며 만나게 된 남자와 결혼을 했고, 얼마 전 이 일본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왔을 때 집들이도 함께 다녀왔다. 2015년 당시 짧게 끝날 것 같던 인연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무수히 많은 일본인들 사이에 딱 2명이 이렇게 아직도 서로 안부를 주고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

 

이가시에 진입하니 닌자 형상을 하고 있는 조형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정말 일본다운 느낌의 옛 건물들이 많은 동네. 시골은 시골이다.

 

이제는 가동되지 않는 듯 한 옛날 자판기. 하지만 일본이니 가동될 것 같기도 한 느낌.

 

원래는 소고기를 먹을까도 했었다. 아가씨의 말로는 고베규처럼 지역 이름을 딴 유명한 소고기를 판매하고 일부러 먹으러 많이들 찾는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일요일이다보니 쉬는 가게가 많았는지 가게를 찾아가니 휴일이라는 펫말이 붙어있었다. 그래서 차를 돌려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

 

셀프 우동바에 처음 와봤다.

 

먹을 우동을 이야기하면 이렇게 면을 내어주고,

 

먹고 싶은 튀김이 있으면 접시에 따로 담아 가지고 갈 수 있다. 가격표를 보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

 

가지와 새우를 담았다.

 

그리고 계산을 한 후

 

국물을 담는다.

 

그리고 튀김가루와 파까지 담아내면 완성!

 

사실 우동은 면발이 생명인데 그렇게 쫄깃한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국물이 좀 짰다. 그냥저냥 저렴한 가격에 적당히 먹었다 정도로 생각했다.

 

도착했을 때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박물관은 우동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공원 이름이 우에노 공원인데 도쿄에 있는 우에노 공원과는 다르니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를...

 

비가 와서 닌자쇼가 1번만 열리는 듯 했다. 400엔을 투자하고 볼만한 구경꺼리인가를 서로 논의하다 기왕에 온 거니 쇼 시간에 맞춰 보기로 했다.

 

비가 와서 나뭇잎의 향이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입장권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이었는데 얼마인지 왜 기억이 나지 않을까... 입장권을 사서 저 뒷편에 있는 건물로 들어가면 된다.

 

옛날 닌자가 살았던 방 그대로 꾸며져있다. 이런 실내에 들어와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료칸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이런 다다미방에 들어올 일이 없었을 거다.

 

집안 곳곳에는 이렇게 닌자가 어떤 방식으로 은신하고 등장하는지, 비밀 통로와 무기 보관소 등 각종 숨은 공간 활용을 볼 수 있다. 전부 일본어로 설명하기 때문에 나같이 어설픈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사진은 많이 찍었지만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

 

박물관이라 닌자와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들에 대한 전시와 설명을 담고 있다. 미니 책자에는 한국어 설명도 되어 있어서 박물관 내에서의 관람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구경 후 티켓을 구입해 쇼를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선다.

 

촬영금지라 공연 중에는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머릿 속에 공연 내용을 잘 담기 위해 노력했다.
결론은 400엔을 투자하고 볼만한 가치가 충분했고, 이거 안 보고 가면 후회할 정도로 알찬 공연이었다.

 

왼쪽 벽에 걸려있는 각종 도구들과 일본도를 이용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멋진 공연을 보여준 공연팀은 마지막 인사 때 사진촬영을 허락했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괜히 반가웠던 포스터 속 이시하라 사토미.

 

박물관을 빠져나와 공원을 조금 산책 후 다시 돌아갈 채비를 한다.

 

다시 네비게이션을 찍고 나라로 돌아간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0901 나라 마키무쿠 야마토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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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귀마개를 빼니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일본의 일기예보는 정확하다. 씻고 단장을 한 후 건물을 나선다.

비가 와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게스트 하우스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페퍼도 잠자고 있고.


저녁엔 맥주를 판매하고, 숙박객에겐 웰컴 드링크 쿠폰도 나누어 줬지만 이걸 마실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결국은 사용을 못하고 돌아왔다.


차가 지나가면서 바닥에 고인 빗물을 쳐낸다. 그 소리가 참 듣기 좋다. 물론 건물 안에 있을 때 이야기다.


나라역에서 아가씨가 사는 동네로 가는 열차는 비가 많이 내린 탓에 제 시간에 출발하지도 못했고, 탈선의 위험도 있기 때문에 아주아주 천천히 운행을 했다. 아가씨와는 문자로 계속 상황을 주고 받았다.


계속 구름이 끼고 비가 오락가락했다.


40여분을 달려 도착했다. 원래대로라면 2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시골의 전철역은 무인역이 많다. 입구와 출구의 패드가 각각 다르고(뒷쪽이 들어올 때 카드를 대는 곳), 역이 소규모인 경우에는 대부분 이렇게 되어있다. 3년 전에 처음 와보고 뭐 이래? 하며 당황했었는데 시골로 여행을 다니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진 것 같다.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가씨를 만나 차에 올라탄다.


어이쿠 깜짝이야


'언니, 아침 먹었어요?'
"아니요."
'그럼 토스트랑 커피를 파는 가게에서 아침을 먹지 않을래요?'
"그럴까요?"


시골길을 달려달려 그렇게 킷사텐에 온다.


コメダ珈琲店 橿原北店 Komeda's Coffee

https://goo.gl/maps/4kt5FNjJjCK2



들어가니 대부분 노인들이 앉아 커피와 함께 토스트를 먹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우리가 들어가니 모두 고개를 돌려 우리를 쳐다봤다.


매일 아침 개점부터 11시까지 ABC 중 하나와 커피를 세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A는 삶은 달걀, B는 삶아서 다진 계란, C는 나고야 명물 앙꼬 되시겠다.


주문 후 아주아주 차가운 물이 나오고(비가 내리는 날이라 조금 춥게 느껴졌던 물이다),


기다리니 달달하게 버터를 녹여낸 두툼한 토스트와 앙꼬가 곁들여져 나온다.


위가 별로 좋지 않아 테스트 겸 일부러 커피를 마시지 않은지 5일 정도 되던 날이었는데 음료를 커피 아니면 오렌지 쥬스를 마실 수 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마셨다.


전체 샷을 찍어보고.


'언니, 이거 찍어주세요!'


뜯어낸 빵에 팥을 올려 먹으니 씁쓸한 커피와 잘 어울린다.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다시 차에 올라탄다. 비가 계속 내리는 터라 어디 마음 놓고 다닐 수가 없었다.

'언니, 인형뽑기 하러 가지 않을래요?'
"그래요."


일본인들은 이런 걸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시골에도 이렇게 큰 규모의 각종 뽑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이 되어있으니.


ツインゲート橿原

https://goo.gl/maps/4kt5FNjJjCK2



아가씨의 어머니와 동생들도 이곳에 자주 뽑기를 하러 온다고 했다. 본인은 딱히 취미가 없지만 가끔은 찾는 곳이라고 했다. 내가 여기에 살았다면 아마 옆에 있는 오락실에서 열심히 게임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확률 게임을 좋아하질 않아서.


인형보다는 음식들이 많았다.


이렇게 1~3회 정도에 뽑을 수 있는 것들은 저렇게 종이에 써있다. 아가씨는 이걸 해보겠다고 했다.


집어서,


성공! 한방에 성공하다니!!!!


몇가지를 즐겨보다 옆에 있는 스티커 사진기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얼굴을 강남 성형인처럼 만들어줘 사진을 뽑은 후에도 영 적응이 안됐다.


잠시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른 옆에 있던 극장.


이런 것들이 개봉해 상영 중이었다. 나는 오른쪽의 영화를 7월에 이미 관람한 후였는데 역시 일본 개봉이 느리긴 하다.


토요일이라 오전부터 영화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뭐 이런 것들이 상영중이었다는...


차에 올라타니 비가 그치고 조금씩 해가 드러나는 듯 했다.


그럼 계획을 바꿔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어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 등록을 한 후 이동을 시작한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0831 인천공항 간사이공항 나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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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은 딱히 목적이 있어서 떠난 것이 아니었다.
3월 1~4일 요나고로 여행을 다녀온 이후 특별히 어딜 다녀오질 않았기 때문에 그냥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 속을 가득 채웠다.
(물론 그로부터 2주 후 제주도를 다녀왔고, 5월에는 전주를 다녀왔지만 제주도는 현지인과 2달 전부터의 약속, 전주는 집안일로 다녀왔기에 여행으로 구분하기 애매... 하다기 보다는 여행지가 국내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여행을 떠나기 2주 전부터 검색을 시작했고, 마침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 결정.
혹시 몰라 나라에 살고 있는 나와 제일 친한 일본인 아가씨에게 미리 연락을 했더니
마침 내가 여행가는 날 아르바이트가 없다며 시간이 괜찮으면 자신의 차를 타고 같이 돌아다니자는 제안을 했다.
나 역시 특별한 일정이 없었으니 무조건 좋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지역으로 가지 않을테니.

오후 출발 비행기라 약간 느슨하게 일어나 빨래를 돌리고, 청소를 하고, 베스킨라빈스의 31일 사이즈업 행사를 이용하기 위해 잠시 집을 나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들어와 냉장고에 보관 후 마무리 짐 정리를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40도를 육박하는 더위가 연일 계속 되었던 작년 여름엔 아이스크림을 정말 열심히 먹고 살았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사놓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냉동실에 아직까지도 보관되고 있는 중이다. 그 외에도 다른 아이스크림이 냉동실 한칸에 가득 채워져있다.)

오후의 공항은 한산하다.
거의 시간대별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 봤는데 오후 12시 출발 비행기 정도가 되면 정말 여유로운 이용이 가능하다.
10시까지는 그래도 일찍 도착해야 부지런히 움직여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으니 참고.

심사장을 빠져나와 출발 시간과 게이트를 확인해본다.
나는 15시 30분에 출발하는 이스타 항공 비행기를 이용 예정이었다.


공항 내 이곳 저곳을 찍어본다.


일본 아가씨를 만나 식사를 하게 된다면 대략 7시 반 정도로 예상했다.
집에서 출발할 때에도 나가서 식사를 하자라는 마음이었기에 일단 구경은 접어두고 푸드코트로 이동해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이런 행렬이...


손 흔들어줘서 고마워요!


탑승동으로 이동해 128번 게이트 앞으로 온다.
시간을 맞춰 왔지만 승객을 태울 생각이 없다. 잠시 기다리라는 얘기 뿐.
뭐 잠시 기다리니 승객을 태우기 시작했지만 비행기가 움직이지 않는다.
탑승한 채로 30분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비행기가 움직이고, 활주로로 이동해 이륙을 시작한다.


30분이 지연됐다. 30분이란 시간은 크다. 특히 여행에서는.
나라역으로 바로 이동을 해야했기에 공항에서 나라역으로 바로 이동 가능한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저 30분이 절대 지연되어서는 안됐다.
그로 인해 바로 출발할 수 있는 것을 1시간 후 출발하는 다른 버스를 기다려 탑승해야했기 때문이다.

비행기 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심장은 요동치고, 도착할 때 즈음 되니 조금씩 식은땀이 나기 시작한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비행기 모드를 풀고 대여한 포켓와이파이 전원을 켰더니 아니나 다를까, 문자가 우수수 쏟아진다.


내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 아가씨가 문자를 보내왔는데 지연되는 바람에 30분 늦게 답장을 하게 되었다.
서로의 언어가 짧아 대화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사용하고, 간혹 오타가 있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간다.


야마토야기역은 아가씨가 사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서 집에 있다가 바래다주러 올 수 있다고 했다.
지도를 보니 아가씨 집에서 차로 15~20분 정도의 거리였던 것 같다.
일본을 가면 무조건 야키토리를 먹기 때문에 야키토리 식당으로 안내해준다고 하며 보내온 제안이었다.

대화는 아주 편하고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지만 난 엄청난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보낸 메세지였기 때문에 비행기 문이 열리고 게이트를 빠져나간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위 메세지는 모두 비행기 안에서 게이트로 이동하면서 보낸 메세지였다.)

비행기 문이 열리고 내리자마자 뛰기 시작, 가까스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 입국심사장으로 넘어온다.
시각은 18시 3분.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입국심사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문과 얼굴 증명사진을 먼저 찍은 후 줄을 서면 여권에 비자를 발급해주는 순서다.
내 일본 첫 여행이 오사카였는데 15년도 3월에 왔을 당시엔 이렇게 하지 않았는데 그 다음해(였는지 그 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16년도에도 다녀왔으니 다음해라고 하자) 부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렇게 바뀐 것 같다.

뭐 어쨌던 중요한 건 이게 아니고 문자를 보내는 시간동안 버스를 놓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여권 심사를 끝낸 건 18시 12분,
나가기 전 짐 검색대에서 다행히 캐리어를 열지 않고 지나갈 수 있어서 게이트를 완전히 빠져 나오니 18시 13분.
내가 일단 몇층에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캐리어를 끌고 뛰기 시작했다.
저 멀리 9번 게이트 앞에 있는 버스는 승객들이 모두 탑승을 마치고, 짐을 실어주는 직원이 승객들의 짐을 버스 아래 짐칸에 싣는 중이었다.

확실하게 물어보기 위해 직원분에게 야마토야기역으로 가는 버스가 맞냐고 물어보고 맞다는 말을 듣고 나서 티켓 자판기에서 티켓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어느 자판기의 무슨 버튼인지 모르겠다. 머리가 핑핑 돌고 있을 무렵, 그 직원분이 오셔서 티켓 버튼을 대신 눌러 주신다. 휴...
티켓을 구입하고 버스에 올라탔는데 저녁시간에 겹쳐 승객이 많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한숨 돌리고 나서야 아가씨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잠시 숨을 돌려 사진을 찍어본다.
간사이 공항은 이번이 3번째인데 다음 이동수단으로 환승하는 시간이 모두 3분 내외였다.

처음은 라피트를 타고 난카이난바역으로 이동했는데 당시에는 한국에서 티켓을 먼저 구입한 후여서 티켓을 교환하기 위해 갔더니 출발이 3분 남았다고 해서 갑자기 뛰어서 탑승,
두번째는 난바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서 도착해서 시간이 빠른 이동수단으로 갈아타자 싶어 시간을 봤더니 또 출발 3분 전,
이번에는 2분 전.
다음 여행에는 과연 얼마나 걸릴지 너무너무 궁금해진다.


버스에 올라타 게스트하우스의 체크인 시간을 검색해봤는데... 아... 이런...


체크인 시간은 20시인데 버스에서 내리면 19시 20분, 야마토야기역에서 나라역까지는 차로 50분.
간다 해도 체크인이 불가능한 시간이다. 이래서 비행기가 한 번 지연되면 여러가지 애로사항이 꽃핀다.
다행히 아가씨가 전화를 해준다고 했고, 결과는


아무 문제 없이 이동이 가능했다. 그제서야 마음을 놓았고, 끊임없이 흘렀던 식은 땀도 멈춰, 잠시 눈을 붙이고 쉴 수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야마토야기역. 직접 이용하진 않을 역이지만 그래도 내 추억 한켠에 크게 자리를 잡게 해주었으니 사진을 찍어본다.




저 멀리 아가씨가 손을 흔든다. 당시 5월까지 호주로 워홀을 다녀온 후 바로 한국으로 와 만난 후 3개월만이었다.
아무리 못해도 서로 1년에 2~3번은 만나는 거 같다. 그게 한국이던 일본이던.
만날 마음만 있다면 떨어져있는 거리는 크게 상관없는 듯 싶다.


짐을 싣고 차에 올라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알고 지낸지 3년 반이나 지났지만(이제 4년이 다 되어가는군) 왜 우리는 연애 이야기를 벗어날 수가 없을까?


나라역 주변에 있는 무료 주차장에 네비게이션을 찍고 와 주차를 한다.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 먼저 한 후 짐을 놔두고 나와 이동.


메뉴판을 보자마자 대흥분. 아무래도 공항에서 도착할 때까지 정신이 혼란스러웠던 것을 놓아버렸더니 제어가 안된다.
꼬치구이 7개 한접시에 990엔짜리가 있어 주문한다.


우선 날이 더우니 시원하게 토리아에즈 나마비루 히토츠!


일본에서는 양배추를 무한리필해주는 가게가 많은 것 같다. 여기도 무한리필이었는데 위에 이 까만 거랑 같이 먹으니 짭짤하니 맛있더라.
(다시마를 말려 소금간을 한 것인데 나중에 집에서 먹으려고 마트에서 구입해왔다. 아직까지 먹지 않고 있지만.)


한국에서 구경하기 힘든 감자 샐러드.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키토리가 나오고


아가씨가 주문한 가라아게까지 모두 나온다.




나 때문에 고생한 아가씨와도 짠! (아가씨는 운전을 해야했기 때문에 무알콜 맥주를 주문했다)


1차로는 뭔가 부족한 듯 해 넘어온 가게.


기린은 캔맥주는 별로인데 생맥주는 기가막히게 맛있다. 동네 이자카야에서도 판매해서 가끔 마시는데 ㅋ ㅑ...


일본의 모든 주점에서는 무알콜 맥주 주문이 가능하다.


안주가 나오는 동안 틀린그림찾기도 잠시 해보고. 다 찾진 못했다. 10군데가 다르다는데 어디가 다를까?


배가 불러서 가벼운 안주를 주문한다고 했는데 죄다 소세지 아니면 햄이었다. 빵과 하몽?


소세지와 감자튀김.


신나게 먹고 마시고 수다를 떨고, 다음날은 비 예보가 있어 일정은 '미스테리 투어'로 해 둔 후 헤어졌다.




뭔가 편의점 맥주를 이용해줘야 할 것 같아 기간한정 맥주와 마른 오징어 구이를 사다 마무리하고 잠을 청한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1113 삿포로 홋카이도 구도청 신치토세공항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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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대로 커피를 사온다고 했었다.

사실 눈을 일찍 떴으나 스타벅스가 문을 여는 시간이 아니어서 그냥 다시 눈을 감고 있었는데

항상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나게 되어 대충 주섬주섬 주워입고 나가 벤티 사이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왔다. 나는 그란데 사이즈.


와이파이도 없이 그냥 나갔다 왔더니 무슨 뉴요커도 아니고 뽀로커라며 나를 띄워주기 아주 바쁜 내 친구.

야... 그냥 여기 숙소 길 건너면 바로 있잖아...

그리고 나 이 호텔에서만 3번째 숙박이라고...





씻고 짐을 정리하고 대략적으로 수하물 무게가 이쯤이면 맞겠다 싶을 정도로만 짐을 싸고

나머지는 서점에서 새로 산 잡지 부록 가방에 옷과 깨지기 쉬운 몇가지를 집어 넣었다.


일본 서점엔 상품을 얇은 잡지에 껴서 파는 각종 상품들을 판매하는데

스누피 덕후인 내가 이번 여행에서 선택한 것은 캐리어에 걸칠 수 있는 저 큰 가방.

소재도 튼튼하고 무엇보다 스누피라 구입하게 됐다.


뜯어 보면서 안에 있는 잡지를 보니

오타루에 스누피 카페가 새롭게 오픈했다는 내용이 써 있었다.


여행을 다 끝내고 짐을 쌀 때가 되서야 잡지를 확인해보다니!

오타루 가지 말자고 친구에게 그렇게 설득을 시켰건만!

이번 여행에서 정작 내가 갔어야 했던 이유가 충분했었다.


아... 다음에... 다음에 가자... 꼭...





아 또 비.










홋카이도 구도청 北海道庁鮨

https://goo.gl/maps/o74TGhuPeru




어이 바퀴벌레 커플, 저리 가렴?













단풍이 지지 않았던 오도리 공원을 구경하고 가려고 했는데 워낙 공원이 길기도 하고 비도 내리고 하니

가까운 곳을 가볍게 구경하고 아점을 먹으러 식당을 가자는 결론을 내리고 중간에 있는 구도청 건물로 왔다.





아니 이 커플이 또?

















점점 날이 개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

























건물 내부는 공사중이었는지 입장이 불가능했다. 뭐, 괜찮다. 난 구경해봐서. 깔깔깔~

















물빛이 더 하늘빛 같다.









사랑하는 그이와 둘이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풍경.


아름다운 삿포로의 단풍 구경을 마치고.





아니 가는 날 되니 하늘 왜 이렇게 파랗니?






잇핀 十勝豚丼いっぴん ステラプレイス店

https://goo.gl/maps/nKMuoZppdjS2




대기를 1번으로 했지만 주문을 가장 마지막에 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일찍 온 보람이 하나도 없었던 식당.





기본 사이즈 부타동과 미소시루를 주문.













먹다 보니 소스가 조금 많은 듯 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다음에 올 일이 없을 것 같긴 한데) 소스 양을 적게 해서 먹을까 한다.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고 삿포로역으로 와 공항으로 향한다.









줄을 서 있다가 위를 올려다 보니 지정석 호차에 서 있었다.

깜짝 놀라 자유석 줄로 이동해 다시 줄을 섰다.

보통 지정석은 4호차에 배정되어 있다.





아 가방이 예뻐~





만족스러워~ 쵸카와이 스누피짱~





가는 날 이렇게 맑게 개이니 억울하기도 야속하기도.





빠르게 수속을 맡기고 티켓을 받은 후





배가 터져 죽겠지만 후식을 먹으러 국내선 청사 쪽으로.





중간에 한번 시내에서 사먹었어야 하는 아이스크림과 치즈타르트였는데

결국 공항에 와서야 먹을 수 있었다.






きのとや新千歳空港ファクトリー店

https://goo.gl/maps/KSY5RxPRiry






우리나라에도 일부 백화점에 입점해있어 먹어볼 수 있는 치즈타르트이지만 가격이 2배 가까이 차이나기 때문에

되도록 여행갔을 때, 기회있을 때 많이 먹어두어야 한다.


부타동을 작은 사이즈로 먹고 여기에서 이걸 사먹었어야 했다.





그래도 맛있게 아이스크림을 냠뇸뇸냠~ 이건 무조건 먹어야 한다. 키노토야. 꼭 기억하시라~





'누님, 크리스마스 프라푸치노 꼭 드시고 가세요.'

라고 삿포로에 사는 지인이 이야기해주었지만 결국 못 먹고 떠났다. 너무너무 아쉽.









출국장으로 가는 길에 초콜릿 공장도 구경하고.













키티샵도 지나가고.













마지막으로 에몽이도 안녕~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





거의 3시간 정도의 비행 후 인천공항에 도착.





애매한 허기는 국수로 달래자 하여 각각 동치미국수와 김치말이국수를 주문해 한그릇 뚝딱 해치웠다.










작년 시즈오카 여행에 동행이 있긴 했지만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직은 관계가 서먹한 사이의 언니들이어서 그렇게 즐거운 여행이었다 라고 하긴 어려웠다.


이번 여행은 사회에서 만난지 어느덧 17년째가 된 친구와 함께 한 여행이자

출발부터 도착까지 모든 코스를 함께 동행했던 여행이기도 했기에

앞으로의 여행을 맞이하고 대하는 자세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혼자하는 여행에 익숙해져있는 사람이 동행이 생겼을 때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시간은 즐겁다.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 내 시간을 내어주어도 크게 불만이 없다.

그게 앞으로의 관계 유지에도 그 사람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더 좋은 곳을 보여주지 못하고, 더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지 못한 아쉬운 점은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도 보여주기 충분하다.


그런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미래를 생각할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에겐 좋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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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nd

20181112 비에이 탁신관 청의 호수 흰수염폭포 후라노 잼 공방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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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관광지는 탁신관.

사진 작가인 마에다 신조의 비에이의 사계를 담은 사진을 전시해놓은 갤러리.

갤러리의 사진도 유명하지만 그 옆에 자작나무 길이 더욱 유명한 곳.


나도 사진으로만 자작나무 길을 봤는데 직접 보니 예쁘긴 예쁘더라.













































자작나무가 많이 심어져있는 정원을 둘러본 후 갤러리에 들어가 사진을 구경했다.


처음엔 엥? 이게 뭐야? 하는 사진들이었지만 안개 낀 아침의 사진이나 석양이 멋진 사진들을 보고 나니

괜히 사진 작가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해질녘 부드러운 빛의 석양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 빛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또한 좋아한다.)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 사진을 판매하기도 한다.


사진을 보고 나니 이곳의 사계를 모두 보고 싶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탁신관 拓真館

https://goo.gl/maps/s4coje5JkhN2







청의호수 青い池

https://goo.gl/maps/Yp1yaeiMBD72






















겨울에 찍은 사진이 애플 매킨토시의 바탕화면으로 사용되면서 유명해진 곳.

원래 이보다 더 푸른 빛을 내는 곳인데 비가 오면서 에메랄드 빛을 내고 있었다.

















일본은 아직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산이 많은데 30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용암이 마을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움푹하게 땅을 파놓은 곳에 물이 점점 차기 시작하면서 강으로 변했고,

온천수와 지하수가 만나 '콜로이드'라는 물질로 성질이 바뀌면서 이런 푸른 빛을 내는 거라고 가이드 아저씨가 설명해주셨다.

그래서 이 주변의 강과 호수들이 이런 물빛을 띄고 있는 거라고.


지난번 여행에서는 이렇게까지 설명해주지 않았는데 이번 가이드 아저씨는 공부를 많이 한 아저씨였군.









2년 전에는 이런 주차장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다녀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호수가 넘쳐 일시적으로 관광이 중단되기도 했었다.

아... 나의 여행 타이밍 정말 기가 막혀...


여튼 공사중이었던 주차장이 말끔하게 공사가 완료되어 이렇게 변해있으니 조금은 생소하기도 했다.


시간은 참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 이동.

그리고 전날 이온몰에서 구입한 쟈가리코를 뜯어 간식으로 먹는다.





짜!!!!! 짜다고!!!!! 음식 좀 안 짜게 할 수 없냐 이것들아!!!!





그리고 다음 관광지.






흰수염폭포 しらひげの滝

https://goo.gl/maps/h6b84Nt24qH2


































이곳도 청의 호수의 연장선상에 있다.

여기는 겨울에 눈이 내리고 모두 하얗게 변해있을 때 물빛이 더욱 푸른 색을 띄며 예쁘게 보인다.

지금은 계절이 애매한 탓에 이 정도의 풍경이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









저 멀리 눈이 내리고 있다.





정말 좋다. 이런 풍경.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






후라노 잼 공방

ふらのジャム園 有限会社共済農場

https://goo.gl/maps/1ufLCK3xjnM2










이곳의 잼은 유기농으로 만들어 유통기한이 그리 길지 않아 빨리 먹어야 한다고 했다.

잼은 64가지 종류가 있고, 별별 특이한 것들로 잼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각종 잼과 쿠키 등 시식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술도 판매하고 있고.





맛있는데 이건 또 너무 달아...









드레싱도 판매하고





뭔 장아찌도 판매를...





토마토 소스까지; 여튼 잼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신상품으로 개발된 크로와상 사이에 껴먹는 아이스크림이라는데 사먹진 않았다.





대충 구경을 하고 옆의 호빵맨 샵으로 이동.

















4시가 가까워진 시각. 어둑어둑하다.









여러가지 상품을 판매하는 1층과





작가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이드 아저씨가 왜 여기에 이런 게 있는지 설명을 해주셨었는데 난 또 딴 생각을 했나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구경을 마치고 투어의 마지막엔 잼 한통을 선물로 받았다.

아직 먹어보진 않았는데 출근하는 날 회사에 들고 가서 사람들이랑 빵에 발라 한번 먹어봐야겠다. 백포도맛 잼이라... 궁금궁금.





2시간 반을 달려 다시 도착한 삿포로 테레비 타워.

원래 일정대로라면 7시 3~40분에 도착하는 것이 맞지만

날씨도 추웠고 비가 쉬지 않고 계속 내린 탓에 대부분 짧게 관광을 하고 버스로 돌아와 예상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저녁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졌다.


일단 버스에 내려 테레비 타워 1층으로 기념품을 사러 들어갔다.





언젠가부터 여행을 가면 이렇게 자석을 사기 시작했는데 전에는 없던 홋카이도, 삿포로 자석들이 새롭게 출시되어

얼씨구나~ 하고 마음에 드는 2가지를 골라 구입했다. 선물로 줄 자석도 하나 구입하고.





구경을 하고 나오니 또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군.





저녁을 먹기 위해 스스키노로 걸어간다.














菊鮨

https://goo.gl/maps/kn9TvznUn5q






2번째로 찾은 삿포로의 스시집.

전에는 오픈하자마자 들어와서 먹고 간데다가 첫 손님이 외국인이니 직원들이 쏟아지는 시선을 받아내느라 아주 힘들었다.


이번에는 반대로 자리가 딱 2자리만 남고 모두 얼큰하게 취해있던 상황.

그다지 시선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주위에 모두 돈 좀 있어 보이는 5~60대 남성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가격대가 있다 보니 아무래도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오는 현지인들에게 유명한 스시집인 듯 했다.





생각보다 더웠던 투어의 열기를 식혀준 나마비루 한잔.

전날 병맥주로 마셔서 확실한 비교가 되었던. 친구도 한모금 들이키고는 감탄 또 감탄.


야... 이 맥주 진짜 최고라니까...





오마카세로 주문을 하면 총 13피스의 스시를 먹을 수 있다.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구성이지만 한점 한점 사치스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부위를 자세히 알면 좋겠지만





반은 알겠고





반은 모르겠더라.





처음에 이 집에 와서 먹어보고 뿅 반해버린 새우. 그 이후로 새우는 빼놓지 않고 먹고 있다.





사진이 흔들려서 아쉽... 이건 게살.





연어. 살몬. 사케.





사바사바~ 고등어 사바~ 겉에 둘러싼 건 다시마인데 다시마를 두르지 않았어도 정말 맛있고 비리지 않았던 스시.





아나고.





얘도 참치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쿠라.





하이라이트 우니.





스시 장인이 만든 계란말이까지 해서 마무으리~





원래는 친구를 데리고 멋진 디저트 카페를 가려고 했으나 월요일이 하필 쉬는 날... 밀크무라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아직은 허기가 가시지 않아 무엇을 먹을까 이야기를 나누다 징기스칸을 한번 더 먹자는 제안에 주변 가게를 찾아보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아니 이런. 와이파이 배터리가 다 되어 꺼진 것이 아닌가.

구글 오프라인 지도로 근처까지 다 가서 이게 무슨 일.


그러다 오프라인 지도에 보이는 다른 고기집으로 들어가기로 하고 입장.





가보니 북해도 맥주원 체인점이었다.

사진으로만 봐도 맥주가 엄청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은가?





코스 요리를 먹을 수 있다고 안내를 해주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배가 고픈 상황은 아니어서

그냥 고기만 주문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또 노미호다이를 추천.

그렇게까지 술은 안 마실거라 다시 얘기하고 술은 별도로 주문한다고 하고.





이곳에서 제공하는 생맥주 라인인데 맥주원답게 최상의 맥주맛을 제공한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가이드 아저씨가 징기스칸 고기는 모두 한군데에서 들여오고, 가게마다 차별점이 있다면 소스맛이니

사실 아무데나 가서 먹어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하셔서(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다 와이파이가 안 터져 들어오게 된 약간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고기집이었지만

최상의 생맥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기에 절대 후회가 없었다.


첫날 먹었던 고기와 소스는 정말 일품이었지만 나마비루는 어딘가 아쉬웠는데

와... 여기 진짜 맥주 최고다. 거품도 정말 부드럽고.





월요일부터 회식인지 직장인들이 고기를 구워먹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는 한명도 없는 회사인가 죄다 남자들이었다.





세트를 주문해서 또 이렇게 나왔다.

생고기와 로스 3종인데 그냥 생고기 먹어야한다. 로스는 별로 맛이 없다.

세트 가격을 생각했을 때 다른 고기집과 큰 차이도 없고 깨끗한 징기스칸 가게를 원한다면 이곳은 최상.









각종 채소들과 챡챡 구워서









맥주를 한 잔 더~ 한 잔 더~





고기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 있어서 생고기 1인분 추가 주문. 고기도 많이 준다.





배터지게 먹고 나와 엘리베이터의 간판 사진을 찍어본다.

처음에 8층으로 올라갔다가 9층으로 다시 가라고 해서 애를 먹었다. 9층으로 가야한다.




北海道ビール園

https://goo.gl/maps/qDrFm545Y5G2






밖으로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다누키코지 상점가에 잠시 들러





돈키호테를 잠시 구경한다. 원래는 이 자리에 없었고, 건너편에 있었는데 건물을 헐고 새로 공사를 하면서 이쪽으로 이사를 온 듯 하다.

그럼 타이토 스테이션은 어디로 이사를 갔지? 내 오락실...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고, 친구는 동전파스를 하나 더 구입했다.




ドン・キホーテ狸小路店

https://goo.gl/maps/CvVkPRDUj562


















편의점에 들러 또 무언가를 집어 오고.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폐점시간 20분 후 도착. 그냥 편의점에서 무언갈 사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전날 이온몰에서 샀던 삿포로 츄하이와 포키, 편의점에서 산 산토리 하이볼로 여행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 한다.






죄다 먹기만 했구만.


이번 글은 좀 길었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1112 비에이 패치워크 파노라마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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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버스 투어가 있는 날.

날짜도 아주 기가 막히게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로 잡아버렸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여행 첫날부터 술을 마시는 일정으로 잡다 보니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건 불가능했기에

어쩔 수 없이 셋째날 일정으로 버스 투어 예약을 하게 됐는데

이 날이 비가 제일 많이 오는 날이 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야후 재팬의 날씨, 내가 즐겨 보는 windy에서의 날씨, 다른 날씨 어플의 날씨가 모두 달랐기 때문.


8시 출발이라는 것을 8시 집합 후 15분 대기인 줄 알고 8시 1분에 테레비 타워 앞에 도착을 했는데

투어를 신청한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서 대기 중이었고, 우리는 다급하게 버스에 올라탔다.

늦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뭐 늦은 내 잘못이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보다 늦은 팀이 있었다는 것에 조금은 안도를... 해서는 안되지. 늦은 건 정말 잘못이다.


가이드 아저씨의 여러 설명을 들으며 출발.

크게는 홋카이도의 인구, 작게는 각 지역 지명에 대한 설명들까지 알찬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난 늘 딴 생각을 해...)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화창한 날씨였다.

아마 삿포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뭔가 먹어야겠다고 해 전날 미리 사 둔 간식을 꺼내 먹기 시작.

홋카이도산 우유가 들어간 슈크림 빵.





커스타드 크림이 듬뿍 들어간 빵. 빵을 즐겨 먹지 않아 그런지 몰라도 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일본의 편의점 음식은 가격에 비해 품질과 맛이 늘 좋은 편이다.


세븐일레븐, 로손, 세이코, 패밀리마트 등 각각의 편의점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로

서로 싸고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론 우위에 있는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지만 시장 1위에 있다고 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진 않는 듯 하다.


우리도 GS25가 다양한 도시락 상품을 내놓으며 일본과 같은 시장을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경쟁구도가 강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디저트 품목은 만족할만한 상품이 없다.

그래도 몇년간 급성장했으니 금방 따라잡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빵 하나 먹으면서 별 소리를 다 하네.





검은 구름이 밀려온다. 불안하다.









결국 첫번째 들른 휴게소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패치워크 로드 관광이 시작됐다.





세븐 스타 나무 セブンスターの木

https://goo.gl/maps/FoD8gvEQbiK2





























여름에 왔을 때와의 느낌과 완전히 다르다.

나뭇잎이 하나도 남지 않은 앙상한 가지였지만 그 유명한 나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변이 가을빛에 물들어 내 기억과 다른 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매력과 감동을 주었다.


난 확실히 사계절 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나 보다.

물들어가는 것도, 그리고 그 변화를 잃어가는 것도 아픈 사랑을 하고 이별하는 것 같은 마음 아픔이랄까...

가슴을 쿡쿡 찍어 누르며 아프게 만드는 그런 사랑이 아직까지도 좋은가 보다.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슬프게도.










구름은 또 걷힐랑 말랑.





비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사람들은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버스로 돌아왔고,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 일찍 다른 관광지로 이동이 가능했다.





원래 마일드세븐 언덕은 패치워크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명소 중 한군데였다.

(내 2년 전 블로그 글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1호 태풍을 직격타로 맞은 이후 나무들이 저렇게 다 부러져 나무들이 듬성듬성 남았다고 했다.

난 그 태풍이 이틀 전 나라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었는데. 여행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구나.

일본에서도 앞으로 이 마일드세븐 언덕은 지도에서 삭제한다고 했다.


아쉽다. 이렇게 차창 밖의 풍경으로만 만날 수 있다니.


버스 창의 비상구 스티커가 아주 절묘하다.






켄과 메리의 나무 ケンとメリーの木

https://goo.gl/maps/eGMFDWNXtzB2














저 멀리 눈이 쌓인 다이세츠산이 보인다.









채도가 강한 가을색은 내가 가을이라는 것을 뽐내듯 빛을 내지만

그다지 강하지 않은 가을색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시간을 맞이해 그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무 앞의 밭은 메밀밭이다.





꼭 관광지에 내리면 비가 내렸고, 버스에 올라타려고 하면 구름이 걷혀 비가 그친다.


꼭 그랬다, 꼭.









오전 관광을 마치고 식사시간.


일본은 월요일에 쉬는 식당이 많은데(박물관, 미술관 등 대부분 월요일이 휴일)

2년 전에 갔던 쥰페이 역시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가이드 아저씨가 몇군데의 역 주변 식당을 설명해주다가 할아버지 혼자 하시는 함박 스테이크 집을 이야기 하셨는데

그 집이 진짜 맛집이었는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무섭게 뛰어가더라.


일단 그 주변으로 가다가 다른 식당이 없나 기웃거렸는데

조금 더 가니 그냥 가정집으로 보이는 건물에 입간판이 세워져있다.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3명의 여자들이 먼저 들어갔고,

그 다음 친구와 내가 들어갔다.





내부를 보니 와인을 주력으로 파는 가게 같았고, 할아버지 한분이 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다.

친구와는 자연스럽게 카운터석에 앉았다.


사장님께 가장 빨리 나오는 메뉴가 뭐냐고 물어보고 다 빨리나온다고 하시길래

둘 다 함박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은 참 좋은 거 같아...





스테이크 소스에 퐁당퐁당 고기덩어리를 집어 넣고 끓인다.





우리 이후 5팀이 순식간에 들어와 각자의 자리를 잡아 앉았고,

사장님은 주문을 받은 순서대로 하나씩 음식을 만드셨다.





메뉴판이 따로 존재하진 않았고, 이렇게 영어로 쓰여져 있는 메뉴와 카운터 윗쪽에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메뉴판이 각각 위치하고 있었다.


함박 스테이크, 규동과 우동 세트, 커리 함박 스테이크, 우동 되시겠다.

메뉴를 주문해놓고 무슨 음식이 가장 빨리 나오는지 봤더니 규동과 우동 세트더라.

우리가 제일 먼저 주문은 했지만 음식이 가장 빨리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던 것이

















너무 맛있쪙~





주문은 계속 들어왔고, 아래 오븐에서 미리 만들어 둔 고기를 꺼내 소스에 담궈 끓이셨다.





내가 이 메뉴판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굉장히 별로인 식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ヴェンヴェール

https://goo.gl/maps/rtzfmnU4wsj










이 가게가 가이드 아저씨가 얘기하신 그 함박 스테이크 집인데 8명 정원이 차면 close로 바꾸고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잘 확인하고 가야 할 듯.


여길 가진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는 것에는 친구와 나 모두 동의했다.









정말 길거리에 사람이 너무 없지 않나? 걸어다니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든 동네다.





휑한 비에이역.









또 먹구름이 몰려오고, 버스를 타고 마지막 나무 구경을 하러 출발~






クリスマスツリーの木

https://goo.gl/maps/VieQGWQQHzn






원래 이 나무는 관광에 없었던 나무였는데 누군가 나무에 이름을 붙여 응모를 했고,

응모한 것이 당첨되어 크리스마스 나무로 불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추가되게 되었고.


이런 나무들을 발견해 관광청에 응모하면 그 이름대로 등록되어 영원히 남는다고 한다.

저작권 같은 개념이지만 또 그런 건 아니고. 소유주는 따로 있으므로.





항상 나무 주변엔 밭 뿐이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81111 삿포로 라멘공화국 이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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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는 내 기준에서 완벽한 미식의 도시다.

음식, 유제품, 해산물의 신선도를 종합해볼 때 여느 도시보다 뒤쳐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삿포로에서 먹은 음식은 실패가 없을 정도.


단, 나와 맞지 않는 메뉴가 있는데 라멘과 소바.

그래도 삿포로에 왔으니 친구에게 라멘은 소개를 해줘야 할 것 같아 라멘공화국을 데리고 왔다.

(사실 계속 쇼핑을 하다 그냥 같은 건물 윗층으로 올라온 것 뿐)





라멘을 피하는 이유는 무슨 라멘(미소,시오,쯔유,멸치육수)을 주문하더라도 국물이 너무 짜고,

돈코츠 라멘은 돼지 냄새가 너무 비려서 무조건 먹다 남겼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하나쯤은 나와 맞는 라멘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아지사이에서 판매하는 시오라멘.

하코다테에 갔을 때 본점을 방문해 작은 사이즈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라멘을 먹게 된다면 꼭 여기로 오게 된다.


그렇게 친구를 데리고 들어왔다.





아니 세상에 클래식 나마비루를 팔길래 '토리아에즈, 나마 후타츠!'





오토시로 나온 안주 2가지.

하나는 장아찌, 하나는 뭔가... 캔참치를 마요네즈 양념에 버무린 것 같은데 식감이 캔참치는 아니다. 장조림에 들어가는 소고기같은 느낌?

하지만 뭔지는 모르겠더라.





라멘 외에 가라아게도 한조각씩 주문했더니 저렇게 소금통도 내어준다.

하지만 쓸 일이 없었다. 왜냐?





옆에 있던 각종 양념들. 이것도 물론 섞어 먹을 일이 없었다. 왜냐?





신선(?)하게 튀겨져 나온 가라아게. 맛이 좋았다.









드디어 나온 기본 시오라멘. 이건 내가 먹고.





친구가 주문한 미소라멘.





처음엔 미처 알지 못했지.

이 라멘이 얼마나 짠 음식이었는지.


가라아게를 한 입 베어물고 알게 되었지.

라멘 국물은 굵은 소금을 들이 부은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데 왜 라멘은 늘 짠 것일까.


친구와 난 사이좋게 반쯤 라멘을 남기고 더 입맛을 버리기 전 맛난 생맥주와 가라아게 한조각으로 마무리하고 서둘러 가게를 나섰다.


나중에 계산하고 호텔에 돌아와 친구와 정산을 하다 보니 가라아게 한조각 가격을 덜 받았더라.

짜서 못먹고 어쩔 수 없이 남겨 억울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사그라 들었다.



麺厨房あじさい 札幌エスタ店

https://goo.gl/maps/EKVtn8JftfE2





건물을 내려가는 도중 새로운 아이폰을 잠시 구경.









이 물리 버튼없는 폰은 아직까지 적응이 안돼...

난 과연 이 폰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지금 쓰는 6s도 1년은 더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3보다 베젤이 얇아졌다는 워치4. 내 워치와 비교해봤는데 미세한 차이. 물론 기능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겠지만.





라멘을 많이 남긴 덕분에(?) 후식을 먹을 수 있는 뱃속 공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홋카이도 하면 역시 유제품.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어야지.


삿포로역 지하 1층에 있는 밀키시모에 들러 젤라또 2가지 맛을 선택해 먹었다.


이건 친구가 먹은, 하나는 일반적인 밀크, 하나는 초코렛이 섞인 맛.





난 일반적인 밀크와 라즈베리 맛.


이게 440엔이다. 양이 너무 적다. 맛은 있는데 그냥 한번 맛 볼 용도로 먹는 느낌.


다른 사람들 주문하는 것 보니 호박이랑 고구마를 많이 먹더라. 나도 그 중 하나를 먹을 걸 그랬나?


뭐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으니. 양이 적어서 그렇지.










MILKISSIMO

https://goo.gl/maps/ARege8gFyTs






각자 쇼핑한 물품도 있고, 돌아가는 길에 면세로 또 파스와 생활용품을 구입해 호텔로 짐을 놔두고 마트를 가자고 했다.


해가 떨어지고 나니 지하도도 확실히 춥다.





짐을 내려놓고 다시 삿포로역으로 나와 JR을 탄다.





1정거장인 소엔역을 가기 위해 플랫폼으로 올라왔는데 여기가 아니다.

오타루만 보고 올라왔는데 건너편 플랫폼으로 소엔역으로 가는 열차가 들어와 허겁지겁 뛰어 내려갔다 올라와 겨우 열차에 올라탔다.





그래서 몇번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 1번인가 2번인가...





전철 광고판에 한글이 써 있어서 찍어봤다. 주말만 시음회가 있다고 써있어서 마셔보진 못했다.





소엔역에 내리면 바로 건너편에 이온몰이 있다.



イオン 札幌桑園店

https://goo.gl/maps/m1fwSDi349K2






2년 전에 한번 왔었다. 알고 지내는 지인이 이 건물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 때 한번 들르고 그 이후 두번째.

그런데 마트 구경으로는 처음이었다.









카트에 바구니를 껴서 입장~









스누피 크리스마스 양말이 포장되어있는 과자세트를 보니 또 정신이 혼미... 이걸 사서 집에다 장식으로 걸어둬 말어?

하다가 내가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크리스마스라고 따로 집에 장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









이런저런 상품들이 많이 진열되어있다. 저렴한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다양하게.













생각해보니 우유는 한번도 못 마셨네.





일본에는 한국에 없는 아주 다양한 맛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요 아이스크림도 미쿡의 아이스크림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가 철수했다고 친구가 설명해주었다. 이걸 먹어볼 걸 그랬나?









라멘 코너에 꼭 신라면이 있더라...





마트 문닫을 시간이 가까워져 와서 가격은 폭탄 세일가로 50% 정도의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스시 제작용으로도 판매하고, 카이센동용으로도 판매를 하더라.

나라의 이온몰에서 봤던 스시 코너와 또 다른 느낌. 지역색이 있다.

(9월에 다녀온 후기도 조만간... 시간을 내서 꼭... 올해 안에 써야...)

















스시와 마끼 코너가 또 있어서 사진을 또 찍고.









각종 샐러드 코너.





이 날은 11월 11일이라 포키를 하나 사먹자 해서 하나를 선택하고,





여기에서도 하나 골라서 카트에 실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술 코너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어 찾은 술 코너.





연말 의정부 모임에 가져갈 사츠마이모 소주를 하나 골라 담았다.

원래는 3병을 샀어야 함이 맞지만 모임 멤버 6명 중 1명은 출산을 했고, 1명은 뇌수술 후 6개월간 금주를 해야 해서 이번에는 1병으로.

(라고 썼지만 사실 내가 마실 술을 별도로 구입해 가져오느라 1병만 구입)





아니 세상에 마스터즈 드림 세트라니! 어머 이건 사야해!





그렇게 담아 계산.


친구야 배고프다 빨리 가서 먹자!





21:51 차를 타고 돌아간다.













가자마자(사실 편의점을 한번 들러 오른쪽에 보이는 커피와 빵을 추가 구입) 셋팅 완료!









알록달록 참 영롱하구나.





저 3가지 맛은 흰색>노란색>빨간색 순서로 맛있었다.

도쿄 편의점에서는 판매하는 걸 본 적 있어 사다 마신 적이 있었는데

삿포로 편의점엔 따로 판매하지 않아 마트에서 보자마자 집어 온 것도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 생맥주 중 최고는 산토리 프리미엄 라인이라고 생각한다.





TV 뉴스를 틀어놓고 화면만 보는 중 나오는 뉴스.

일본 놈들 한국 뉴스 없으면 도대체 무슨 뉴스를 내 보내나...

(북으로 귤 200톤을 보냈다는 뉴스였다)





짜릿해!

늘 새로워

잘생긴 게 최고야!





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해서 냉장고에 넣어둔 아이스크림도 급하게 꺼내 먹었다.

나는 고구마 타르트, 친구는 감귤.

일본 애들은 꼭 기간한정 메뉴를 넣어놓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스푼이 없다... 컵을 짜서(?) 먹고, 녹은 건 마시고 아주 지저분하게 먹었다.






다 먹고 씻고 소화를 시킬 틈도 없이 누워 잠을 청했는데 오한이 오면서 또 속이 울렁거린다.

장염 기운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고민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다음날 버스 투어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급하게 약을 먹고 다시 잠을 청했다.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잠깐이나마 눈을 붙이고 일어날 수 있었다.



다음 편에 계속...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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