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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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전날 와인 한 병을 다 마시고 잠을 잤던 탓에 정신을 못 차리고 느즈막히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이미 모든 음식 준비는 끝난 상태였고, 난 수저만 올리면 되는 상황. 밥은 머슴밥처럼 담아주셔서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소화시킬 겸 집 앞 커피 가게로. 역시 가격이 저렴하면 별로 맛이 없다.

 

 

설거지를 해서 그릇을 씻어놓으면 엄마는 다음 음식 준비를 하기에 바빴다. 도토리묵도 쑤고,

 

 

사과나 까 먹자 하고 있는 중 마트에 다녀오신 아빠가 귤 한 박스를 내려 놓으신다. 4년만에 큰 마음 먹고 귤을 먹어보기로 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전날 가져온 레드향 한 조각을 먹었어야 했었다. (3조각만 먹어서 다행히 이가 아파오진 않았다)

 

 

저녁 준비를 위해 엄마는 갈비찜을 냄비에 담으시고, 나는 따뜻한 날씨에 야외활동을 해야겠다 싶어 집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끌고 한강으로 나왔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하루였지만 이런 날을 대비해 방진 마스크를 준비해뒀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겨울이면 더욱 심각해지는 비염.

 

 

찬바람을 쐐니 콧물은 더욱 심해지고, 머리 뒤로 고무줄을 채우는 방식의 마스크이다 보니 그냥 벗을 수도 없고, 급하게 나온다고 휴대용 화장지를 챙겨 나오지 않았고(중간에 보이는 화장실에서 화장지만 뜯어 다시 나옴), 코가 막히니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해서 머리까지 지끈지끈.

가장 큰 문제는 뒷바퀴에만 쉬익 빠진 바람을 공기압 80으로 빵빵하게 채우고 나왔더니 앞바퀴는 바람이 빠진 걸 몰랐던 것이다.(튜브에 실구멍이 생겨 뒷바퀴는 빨리 바람이 빠지는 반면, 앞바퀴는 몇 개월을 빵빵한 상태로 있어 당연히 바람이 채워져 있겠거니.. 라고 생각한 것) 한강 진입 바로 직전에 앞바퀴가 많이 눌리는 걸 발견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돌아가면 다시 4층까지 자전거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해야 했기에 그냥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급하게 라이딩을 나와 미비한 준비를 했던 것 중 가장 큰 실수였다는 건 복귀를 하면서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반포대교까지 가려던 계획은 동작대교까지만 진행하고, 복귀 때 다시 비염으로 콧물이 흐르는 바람에 머리는 또 지끈지끈. 바퀴에 바람이 빠져있던 것이 영향이 컸던지 복귀 때엔 서풍이 불어 기어를 3단 이상으로 올려보지도 못 해 더욱 힘에 부쳤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미세먼지 탓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것과 명절이라 가장 많이 붐비는 여의도에도 사람이 없어 한적했던 것.

 

 

야심차게 시작하려 했던 2020년 첫 라이딩은 패망의 길로 고통을 호소하며 복귀해야만 했다.

 

 

집에 가서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하자마자 본가로 이동을 해서 온기를 채우지 못한 몸은 으슬으슬. 패딩을 벗지도 못하고 그대로 앉아 식사를 하고 나니 조금씩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남아있던 복분자주도 탈탈 털어서 한 잔 마시고.

 

 

오빠와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전에 사 둔 와이파이 공유기 설치를 부탁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나서야 맥주를 한 잔 할 수 있었다. 아빠가 챙겨주신 체코 맥주는 뭔가 부족한 맛. 공짜니까 마시는 거지, 사 마시라고 하면 안 마실 듯.

 

 

며칠 전에 사다 둔 IPA 맥주는 생각보다 밍밍한 맛. 그 특유의 진한 맛이 없다. 앞으로 사 마시지 않는 것으로.

 

 

한치도 먹고, 땅콩도 먹고 나니 가벼운 안줏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또 며칠 전 사 온 양념꼬막을 꺼내 먹었는데  이런 식품들의 한계는 해산물일 경우 상당히 질기고 양이 적다는 것이다. 역시나 이것도 다음엔 사 먹지 않는 것으로.

보지도 않는 드라마를 강제로 6편까지 보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2020.01.25.

느즈막히 일어나 씻고, 아점 정도의 스케쥴로 본가로 이동해 떡국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게임을 조금 하고, 피곤한 잠을 보충한 후 일어났더니 어느덧 밖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가볍게 먹기 위해 샐러드 도시락을 먹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걸로 끝낼 수가 없어 집에 남아있는 한치와 맥주를 꺼내 남은 허기를 채웠다.

먹고, 자고, 먹고, 청소하고, 먹고, 잠든 하루.

 

 

 

2020.01.26.

먼지도 없는 맑은 하루였지만 특별히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염병 공포가 확산되는 시기이기도 했고,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가는 것도 딱히 당기지 않았다. 뭔가 해보려고 시도하려 했지만 연휴 첫 날 자전거를 탄 이후 상당히 무기력해진 느낌이 있어 당기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차려 먹고, 청소를 한 후 오빠가 덮었던 이불을 들고 빨래방으로 향해 세탁 완료. TV를 보는 건 이젠 나에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라 라디오를 들으며 저녁을 챙겨 먹고 잠시 게임.

씻고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를 틀었는데 30분만에 잠이 쏟아지길래 TV와 플스를 끄고 본격적인 취침을 위해 누운 시간이 10시 반.

 

2020.01.27.

아침 해가 뜨는 걸 보는 그 때까지도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영화를 틀어 보다 눈도 아프고 영화도 머리가 아파지길래 다시 TV를 끄고 8시 반 정도 잠을 청했다.

2시간? 3시간이나 잤을까. 내일은 출근을 해야 하니 술의 힘을 좀 빌려 잠을 푹 자야겠다.

그나저나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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