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0 삿포로 주오버스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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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거하게 먹고 마시고 한 탓에 느즈막히 일어났다.

대낮에 나간 건 아니었고 9시 정도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나니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1층으로 내려가다가 창밖을 보니 뭔가 프리마켓같은 것을 하는 건지 사람들이 아침부터 고기를 굽고 뭔가를 팔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매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정기적으로 하는 마켓이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지하 카페에서도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다. (이건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원래는 지인분이 일요일 점심까지 시간이 된다고 하여 아무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내가 삿포로에 도착하기 전에 갑자기 안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냥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그대로 쉬는 것으로 나 역시 일정을 그렇게 잡았다.


삿포로역으로 가는 길에 큰 서점이 하나 있는데, 이곳 2층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해장도 할 겸 커피를 한 잔 주문해 창가에 앉았다.

그런데 자리를 잘못 앉아서 옆자리에서 열심히 콧물을 훌쩍거리는 청년의 거슬리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하.. 힘들다...


전날 지인분이 주신 주오버스 관광 안내지를 펼쳐놓고 관광버스 노선들을 보면서 어디를 갈까에 대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여행오기 전부터 봤었던 곳으로 하자 하고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샤코탄으로 가자~




날씨가 참 맑았다.

시간이 지나서야 왜 이 날 버스투어를 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상당히 후회를 많이 했다.

후회하면 뭐해... 이미 지나간 시간인 걸...





이 서점도 여행 올 때마다 가는 곳인데 2층은 그냥 스타벅스만 있는 줄 알았더니 2층도 서점이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꼼꼼히 둘러봐야겠다. 그 전에 일본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삿포로역 남쪽 광장으로 나온다.




나와서 왼쪽(동쪽 방향)으로 가면 정기관광버스창구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ESTA 건물 2층으로 연결되어있고, 스텔라 2층에서도 외부로 나가는 출구가 있어 찾아가는 방법은 쉽다.




라멘공화국은 이번엔 가지 않았다.




건물로 들어서면 창구가 바로 있는데 위에 보이는 모니터 2대에서 관광지 잔여 좌석이 남았는지 계속 돌아가면서 출력된다.

하지만 워낙 관광지가 많기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 관광지를 기다리다보면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되니 창구에서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다.


나는 하루는 샤코탄을, 하루는 아사히다케를 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왔는데 샤코탄은 만석.

인기가 워낙 많은 코스라 금방 표가 동이 난다고 한다고 하더니 정말 표가 없네.

그렇다고 오타루에서 요이치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결국 샤코탄은 포기하기로 하고 아사히다케는 자리가 있다고 하여 예약을 했다.

외국인이라 연락처는 없어서 이름과 인원수만 이야기했다.

결제를 하려고 하니 출발하는 날, 출발시간 20분 전까지 창구에 와서 결제를 하면 된다고 했다.

바로 결제하는 줄 알고 지갑에서 돈을 준비해 꺼내려고 했는데... 여튼 요긴한 정보.





처음엔 11일로 예약을 했다가 12일로 미루고, 이런 예약 확인증을 적어주었다.

주오버스 투어는 점심식사가 대부분 포함이 되어있는데 포함되어있는 것 치고는 괜찮은 가격인 것도 같다.

JR로 아사히카와를 가서 또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시간도 시간이고 돈이 많이 드는데...




아침을 안 먹어서 아침 겸 점심으로 스텔라 6층에 있는 돈까스 가게에 왔다.

여기저기 체인점이 많은 가게다. 작년에도 다른 지점이었지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찾았다.




이런 돈까스 전문점에서 주는 양배추에 특제 드레싱을 뿌려 먹으면 참 맛있다. 참참참 맛있다.

양배추는 리필이 된다고 해서 리필을 했더니 '너 이거 다 못 먹으면 죽일거다...' 라는 느낌으로 처음 준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덜어주었다.

하지만 난 다 먹고 나왔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군.





여행을 하면서 뭔가 많이 사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지출을 좀 하자 해서 밥을 먹고 나서는 매의 눈으로 열심히 탐색하고 탐색했다.

다이코쿠야에서 부탁받은 용각산과 각종 약들을 구입하고, 스누피 타운에서 사고 싶었던 것들 몇가지를 구입했다.





일본 서점에는 이렇게 캐릭터 상품들을 박스에 넣어 파는데 마침 도시락 가방을 팔길래 리락쿠마껄로 하나 집어왔다.





하지만 아직 사용은 안 하고 있다. 2년 전 오사카에서 100엔주고 산 도시락 가방을 더 실용적으로 쓰고 있다.




스누피 타운에서는 2018년 벽걸이 달력, 파우치, 맥주 잔 받침, 잠옷, 카드지갑을 구입. 아. 돗자리도 있었다.




캐리어에 짐을 정리해놓고 지하 카페에 가려고 했더니 스텝이 말을 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어도 안 통해, 일본어도 안 통해.
무엇이 잘못이었을까는 잘 모르겠는데 어차피 카페에서 먹을 생각이라 그냥 내려갔다.

일단 숙박객에게는 음료 무료 쿠폰 1장이 주어져서 그걸 사용해 간단하게 삿포로 클래식 한잔을 받아 앉아있었다.

이 날은 1천엔을 내고 특별 음식을 먹는 걸 참여하는 것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코노미야끼였고,
내가 간 시간은 6시 반 정도 였는데 7시부터 시작하니 같이 참여를 하라는 것이었다.
입을 닫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니 계속 생각해보란다.

카페에 있던 스텝 3명이 번갈아가면서 계속 물어보는 통에 결국은 참여를 하게 됐다.




히로시마 풍의 오코노미야끼라는데 오사카랑 다른 점이

히로시마는 재료를 하나씩 쌓아서 굽고, 오사카는 재료를 모두 섞어서 굽는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맛은 똑같다. 재료가 같아서.


 

 

시작하기 전에 전기도 나가고 와이파이도 꺼지고 해서 시간이 조금 지연되었는데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음식 만들기도 시작되었다.

여기 카페에서 요리를 담당하시는 분인 듯 했다. (그러니 이걸 만들고 계셨겠지)



 

 

사실 혼자 조용히 마시고 싶었는데... 끌려왔다 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다.

나중에 1시간 정도 늦게 온 손님들은 그냥 별도로 주문해서 먹었으니. 맥주는 새롭게 IPA로 주문해 마셨다.




 

만드는 걸 보니 야끼소바를 따로 볶아서 얹더라. 나도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겠어...!!



 

 

전기가 들어오고 나서 같이 앉아있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보자고 조르는 통에 마시던 맥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낮엔 여기 안에 누워서 쉬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좀 해 볼 걸 그랬나... 


 

 

조명을 켜 놓으니 예쁘구나...~ 그리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전기팬 하나로는 모자라서 가스불판을 추가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오꼬노미야끼가 나왔는데....

다들 눈치게임을 하느라 서로에게 양보를 한다. 

총 7명 중 2명이 외국인, 그 외국인 2명 중 1명은 여행 온 나, 1명은 3년째 일본에서 근무 중인 프랑스 언니여서 결국은 내가 먼저 먹게 됐다.


나는 나눠먹는 줄 알고 잘랐는데 이게 1인당 1접시로 나오는 거였다. 쩝.




맥주가 맛있어서 한잔 더 주문.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었고, 귀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요즘은 그냥 여러 사람들 틈에 섞여서 말없이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어찌보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별로 할 말은 없는데 일단 내가 외국인이니 궁금해하는 것 같아 간단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는 정도에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국 내에서도 여행을 자주 다니냐고 하길래 한국에서는 여행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생각이 좀 바껴서 이제부터라도 여행을 다녀볼까 라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실행될진 모르겠지만.

나보다 늦게 먹기 시작한 사람들도 모두 한접시를 비워냈는데 나는 맥주랑 같이 먹어서
주방장에게 맛있었지만 남기게 됐다고 설명해줬다. 실례되지 않도록.




잘 먹었습니다.




숙소로 올라와 사진을 찍어봤다.




내 자리는 다행히 동떨어진 침대 한군데의 아랫자리. 편안하게 잘 지냈다.




다음 날 일정은 특별히 정하지 않은 채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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