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 비에이 패치워크 파노라마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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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버스 투어가 있는 날.

날짜도 아주 기가 막히게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로 잡아버렸다. 럴수럴수 이럴수가!


여행 첫날부터 술을 마시는 일정으로 잡다 보니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건 불가능했기에

어쩔 수 없이 셋째날 일정으로 버스 투어 예약을 하게 됐는데

이 날이 비가 제일 많이 오는 날이 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야후 재팬의 날씨, 내가 즐겨 보는 windy에서의 날씨, 다른 날씨 어플의 날씨가 모두 달랐기 때문.


8시 출발이라는 것을 8시 집합 후 15분 대기인 줄 알고 8시 1분에 테레비 타워 앞에 도착을 했는데

투어를 신청한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서 대기 중이었고, 우리는 다급하게 버스에 올라탔다.

늦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뭐 늦은 내 잘못이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보다 늦은 팀이 있었다는 것에 조금은 안도를... 해서는 안되지. 늦은 건 정말 잘못이다.


가이드 아저씨의 여러 설명을 들으며 출발.

크게는 홋카이도의 인구, 작게는 각 지역 지명에 대한 설명들까지 알찬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난 늘 딴 생각을 해...)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화창한 날씨였다.

아마 삿포로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뭔가 먹어야겠다고 해 전날 미리 사 둔 간식을 꺼내 먹기 시작.

홋카이도산 우유가 들어간 슈크림 빵.





커스타드 크림이 듬뿍 들어간 빵. 빵을 즐겨 먹지 않아 그런지 몰라도 더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일본의 편의점 음식은 가격에 비해 품질과 맛이 늘 좋은 편이다.


세븐일레븐, 로손, 세이코, 패밀리마트 등 각각의 편의점들이 서로 경쟁하는 구도로

서로 싸고 더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다는 다큐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론 우위에 있는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이지만 시장 1위에 있다고 해서 노력을 게을리 하진 않는 듯 하다.


우리도 GS25가 다양한 도시락 상품을 내놓으며 일본과 같은 시장을 만들어가고는 있지만

경쟁구도가 강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디저트 품목은 만족할만한 상품이 없다.

그래도 몇년간 급성장했으니 금방 따라잡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빵 하나 먹으면서 별 소리를 다 하네.





검은 구름이 밀려온다. 불안하다.









결국 첫번째 들른 휴게소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패치워크 로드 관광이 시작됐다.





세븐 스타 나무 セブンスターの木

https://goo.gl/maps/FoD8gvEQbiK2





























여름에 왔을 때와의 느낌과 완전히 다르다.

나뭇잎이 하나도 남지 않은 앙상한 가지였지만 그 유명한 나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변이 가을빛에 물들어 내 기억과 다른 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또 다른 매력과 감동을 주었다.


난 확실히 사계절 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나 보다.

물들어가는 것도, 그리고 그 변화를 잃어가는 것도 아픈 사랑을 하고 이별하는 것 같은 마음 아픔이랄까...

가슴을 쿡쿡 찍어 누르며 아프게 만드는 그런 사랑이 아직까지도 좋은가 보다. 그렇게 힘들었으면서. 슬프게도.










구름은 또 걷힐랑 말랑.





비바람이 불어서 그런가 사람들은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버스로 돌아왔고,

짧게는 1분, 길게는 5분 일찍 다른 관광지로 이동이 가능했다.





원래 마일드세븐 언덕은 패치워크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명소 중 한군데였다.

(내 2년 전 블로그 글에서도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1호 태풍을 직격타로 맞은 이후 나무들이 저렇게 다 부러져 나무들이 듬성듬성 남았다고 했다.

난 그 태풍이 이틀 전 나라 여행을 마치고 귀국했었는데. 여행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구나.

일본에서도 앞으로 이 마일드세븐 언덕은 지도에서 삭제한다고 했다.


아쉽다. 이렇게 차창 밖의 풍경으로만 만날 수 있다니.


버스 창의 비상구 스티커가 아주 절묘하다.






켄과 메리의 나무 ケンとメリーの木

https://goo.gl/maps/eGMFDWNXtzB2














저 멀리 눈이 쌓인 다이세츠산이 보인다.









채도가 강한 가을색은 내가 가을이라는 것을 뽐내듯 빛을 내지만

그다지 강하지 않은 가을색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시간을 맞이해 그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나무 앞의 밭은 메밀밭이다.





꼭 관광지에 내리면 비가 내렸고, 버스에 올라타려고 하면 구름이 걷혀 비가 그친다.


꼭 그랬다, 꼭.









오전 관광을 마치고 식사시간.


일본은 월요일에 쉬는 식당이 많은데(박물관, 미술관 등 대부분 월요일이 휴일)

2년 전에 갔던 쥰페이 역시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가이드 아저씨가 몇군데의 역 주변 식당을 설명해주다가 할아버지 혼자 하시는 함박 스테이크 집을 이야기 하셨는데

그 집이 진짜 맛집이었는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무섭게 뛰어가더라.


일단 그 주변으로 가다가 다른 식당이 없나 기웃거렸는데

조금 더 가니 그냥 가정집으로 보이는 건물에 입간판이 세워져있다.


모녀지간으로 보이는 3명의 여자들이 먼저 들어갔고,

그 다음 친구와 내가 들어갔다.





내부를 보니 와인을 주력으로 파는 가게 같았고, 할아버지 한분이 가게를 운영하고 계셨다.

친구와는 자연스럽게 카운터석에 앉았다.


사장님께 가장 빨리 나오는 메뉴가 뭐냐고 물어보고 다 빨리나온다고 하시길래

둘 다 함박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은 참 좋은 거 같아...





스테이크 소스에 퐁당퐁당 고기덩어리를 집어 넣고 끓인다.





우리 이후 5팀이 순식간에 들어와 각자의 자리를 잡아 앉았고,

사장님은 주문을 받은 순서대로 하나씩 음식을 만드셨다.





메뉴판이 따로 존재하진 않았고, 이렇게 영어로 쓰여져 있는 메뉴와 카운터 윗쪽에 일본어로 쓰여져 있는 메뉴판이 각각 위치하고 있었다.


함박 스테이크, 규동과 우동 세트, 커리 함박 스테이크, 우동 되시겠다.

메뉴를 주문해놓고 무슨 음식이 가장 빨리 나오는지 봤더니 규동과 우동 세트더라.

우리가 제일 먼저 주문은 했지만 음식이 가장 빨리 나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던 것이

















너무 맛있쪙~





주문은 계속 들어왔고, 아래 오븐에서 미리 만들어 둔 고기를 꺼내 소스에 담궈 끓이셨다.





내가 이 메뉴판을 보지 못했다면 아마 굉장히 별로인 식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ヴェンヴェール

https://goo.gl/maps/rtzfmnU4wsj










이 가게가 가이드 아저씨가 얘기하신 그 함박 스테이크 집인데 8명 정원이 차면 close로 바꾸고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잘 확인하고 가야 할 듯.


여길 가진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는 것에는 친구와 나 모두 동의했다.









정말 길거리에 사람이 너무 없지 않나? 걸어다니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든 동네다.





휑한 비에이역.









또 먹구름이 몰려오고, 버스를 타고 마지막 나무 구경을 하러 출발~






クリスマスツリーの木

https://goo.gl/maps/VieQGWQQHzn






원래 이 나무는 관광에 없었던 나무였는데 누군가 나무에 이름을 붙여 응모를 했고,

응모한 것이 당첨되어 크리스마스 나무로 불리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추가되게 되었고.


이런 나무들을 발견해 관광청에 응모하면 그 이름대로 등록되어 영원히 남는다고 한다.

저작권 같은 개념이지만 또 그런 건 아니고. 소유주는 따로 있으므로.





항상 나무 주변엔 밭 뿐이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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