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3 터미널21 CPS 커피 사보이 애프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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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행을 할 때 특별히 1일차, 2일차에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놓지 않는다.
가고 싶은 관광지 스팟을 저장해두고, 날씨나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동선을 변경해 움직이는 편이다.
이 날은 조금 늦잠을 자기도 했고, 어딘가를 관광해야겠다는 일정이 딱히 없었다.
아무래도 현지에서 오후에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조절하는 데에 조금 신경이 쓰였다고 해야 할까.

씻고 숙소를 나오니 또 비가 내린다. 맞아도 될만한 가랑비였지만 우산을 펼쳐 비를 피했다.

 

모닝 커피를 한 잔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 터미널 21로 향했다.

 

현지에서 커피가 맛있다는 카페들을 검색해봤는데 이건 뭐 커피 맛보다는 인테리어를 잘 꾸며놓은 카페 위주의 후기가 대부분. 굳이 그런 곳에서 맛없는 커피를 마실 바엔 현지 체인점에서 마시는 게 낫다는 판단에 CPS Coffee에 들렀다.

 

가격은 스타벅스 커피 가격 정도.
커피를 주문하면 생수를 함께 주는데 다른 곳들도 대부분 이렇게 생수 한 컵을 함께 내어준다고 한다.
최근에 산미가 있는 커피에 맛이 들려 그런 커피들을 즐겨 마셨던 편이었는데 그보다는 묵직한 맛이 강하고 진한 커피를 오랜만에 마시니 이 또한 매력이 있었다. 어쨌거나 맛있었다... 라는 후기.

 

마시다보니 터미널21 오픈 시간이 되어 들어가보기로 했다.

 

공항 터미널 같은 느낌을 주는 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각 층마다 다른 국가의 컨셉을 가지고 있어서 화장실 디자인도 조금씩 달랐다.

 

여기가 5층이었나 6층이었나... 방콕 시내에 몇 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사보이로 식사를 하러 온다.

 

구석에 있어서 전망은 좋았다. 첫 손님이어서 시내가 잘 보이는 자리를 선택해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고 고민을 하다 진짜 오렌지니 자몽이니 그런 쥬스들을 마시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남은 일정 포함 한국에 돌아가서도 아무것도 못 씹을 생각에 빠르게 포기하고 코코넛 쥬스를 주문했다.

 

처음엔 '뭐지 이 맹맹한 맛은?' 했지만 마시다보니 이것만큼 계속 생각나는 음료도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허연 코코넛을 긁어서 먹는 것도 계속 땡겼다. 

 

도착해서 쌀밥을 먹은 적이 없어 게살이 얹어져있는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영어를 잘하는 종업원이 다시 와서는 내가 주문한 레드커리가 지금 요리가 안된다며 다른 것으로 주문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태국식 바베큐같은 것을 주문했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가격적인 면에서는 이 식당 음식 자체가 비쌌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먹을걸 하는 후회도 약간 있었다. 그냥 안된다고 할 때 주문하지 말걸 하면서. 뭐,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그러지 않았으면 아마 못 먹어보고 돌아왔을 것이다.

 

볶음밥에 함께 곁들여서 먹으라는 건 휘시소스 같았는데 역시 생각한대로 엄청나게 짰다. 살짝만 찍어 섞어 먹어야 한다.

 

밥을 먹고 나니 날이 다시 좋아지는 듯 했다.

 

게는 이런식으로 카운터 앞에 1마리씩 묶여 보관되어 있었다. 어째 불쌍해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대충 둘러본다. 가장 윗층으로 올라가니 이렇게 극장이 있었다.

 

개봉된 영화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 켠에 게임들이 있었지만 딱히 당기는 게 없어 하진 않았다.

 

내려가 식당가를 다시 도는데 요시노야가 보인다. 우리나라쯤으로 치면 김밥천국보다는 조금 비싼 김가네 같은 체인점인데 아마 여기서는 그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을 것이다. 여행 중 가장 충격적이었다.

 

코코이치방야도 있다니. 놀라움의 연속. 진짜 일본 좋아하는구나, 태국.

 

홋카이도 베이크 치즈 타르트도 들어와있다. 이건 우리나라에도 있으니 뭐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감자탕은 여기 왜 있는거지? 싶어서 직은 사진.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

 

핀 가게가 있어 구경을 한다.

 

뭘 선택해야할까 하며 고민을 하고 있으니 직접 해보라고 한다. 자기가 사진을 찍어줄테니 보라며.
이렇게 사진을 찍어 보다 그냥 보기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라고 쓰고 그 중 가장 저렴한 것)으로 선택해 구입을 마쳤다.

 

여기는 3층이었나 4층이었나... 빙수로 유명하다는 애프터유에 가보기로 한다.

 

주문할 때 테이블 번호를 물어본다. 먼저 자리를 잡지 않아서 빈 테이블 중 한 곳으로 번호를 불러주었다.
손님이 많지 않은 오전 시간이라 자리가 널널했는데 오후 시간대에는 대기표를 받아 앉을 수 있는 것 같았다.

 

주문받은 분이 키도 크고 훈훈한 미남이라 기념으로 사진을...

 

좀 구석에 2인 테이블에 앉을 걸 괜히 한 가운데 4인 테이블로 잡았나 싶었다.

 

이곳 인기 메뉴라는 딸기빙수로 주문했다. 1인, 2인 사이즈가 따로 있어서 나는 1인용으로 주문했다.
보통 망고빙수를 많이 먹는 편인데 난 딸기가 좋아~서~

 

먹다보니 빙수 안에 케잌이 들어있었다. 이미 식사 후 배가 꽉 차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케잌 부분은 남기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맛있다 맛있다 해서 오는 곳은 실패는 없지만 뭔가 그 특출난 맛을 찾는 건 조금 어려운 듯 하다. 하지만 빙수는 참 맛있었다. 뭔 소리야...

 

시간을 보다 한 군데 관광을 다녀와도 될 듯 하여 부른 배도 꺼트릴 겸 다음 행선지로 출발한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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