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0 삿포로 스스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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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는 예정 도착시간보다 30분 정도 늦어졌다. 투어의 특성 상 40여명의 인원이 움직이고, 꼭 늦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라 본다.

옆자리 아가씨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나보다 나이가 3살이 어리다는 것과 서울에 살고 있다는 것까지 알았지만 이름이나 연락처는 묻지 않았다.

다만 이미 여행 경험이 한번 더 있었던 내가 맛집 정보와 갈만한 관광지를 조금 안내해준 것 뿐.

서로의 호텔로 돌아가며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과연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갔을까?





무거운 짐들은 내려놓고 다시 가볍게 나와 식사를 하러 간다.


스시잔마이에만 이번 여행에서 2번째. 아니 일본까지 가서 왜 스시잔마이를 갔냐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정말 비싸고 맛있는 스시는 지난번 여행에서 이미 먹었기 때문에 양 많고 적당한 스시잔마이를 택한 것 뿐이다.



すしざんまい すすきの店


https://www.google.co.kr/maps/place/%E3%81%99%E3%81%97%E3%81%96%E3%82%93%E3%81%BE%E3%81%84+%E3%81%99%E3%81%99%E3%81%8D%E3%81%AE%E5%BA%97/@43.0560465,141.3521963,17z/data=!3m1!4b1!4m5!3m4!1s0x5f0b298469c9a9d1:0x775070a4e63bfe5f!8m2!3d43.0560465!4d141.3537477?hl=ko





따로따로 주문을 해볼까 하다가 역시 만만한 세트를 시켰다. 이름이 무려 점장추천세트!!

주문을 받을 때 분명 와사비 괜찮다고 했는데 그 괜찮다는 말을 넣지 말라는 말로 들었나보다.

코가 시큰하게 매운 맛 없이 그냥 먹었다. 뭐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미소시루를 무슨 대접에... 결국 들고 마시다가 쏟았다.


앉은 자리 주변에 온통 한국 사람들이어서 조용히 먹다가 나왔다.

맞은 편에 앉은 아저씨가 불쌍하게 쳐다보던데 난 그 아저씨가 더 불쌍해 보였다. 아내 말고도 2명의 아줌마가 더 있었기 때문에. 고생이 많으십니다.





배불리 먹고 디저트를 먹으러 옆 건물이었나 같은 건물이었나 올라갔다.

아이스크림과 술을 섞어 먹는 디저트 가게였는데 지난번에 못와서 이번에 와봤다.

사실 올까말까 고민이 있었는데 도쿄에서 만난 친구가 보여주던 홋카이도 여행 사진 중 여기가 나온 것이었다.

자기도 현지인 소개로 같이 간거라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고 했는데 사진으로 그 전에 확인한 적이 있어서 단번에 알아봤다.

그래서 그런지 현지인이 길게 줄을 서있는 가게였다.


가게에 들어가서 미리 번호표를 받고, 대기줄쪽에 메뉴판을 하나 집어 들고 봤다.

좀 달달한 술과 쓰디쓴 술 베스트 목록이 있고, 나는 양쪽에서 하나씩 골랐다.





세트는 2가지인데 2명이 오면 보통 A세트 1개, B세트 1개를 주문하더라.

나는 처음이니까 다양하게 먹어보고자 A세트로 주문했다.





번호가 이런 18....





히토리데스. 또 카운터석.





선남선녀 커플도 앉아서 데이트 중. 도란도란.








주문하고 나면 바로 갖다준다. 술은 조금 시간이 걸린다.

먹는 방법을 영어 안내판으로 갖다줬는데 그냥 저 앞에 있는 안내판 그림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내가 영어를 이해 못해서 그런 건 아니다.














아이스크림을 스푼의 2/3 정도로 떠서 나온 것들을 얹거나 부어서 먹으면 된다.





드디어 술이 나왔다. 그리고 하나씩 먹어봤다. 환상적인 맛이다. 어떻게 이렇게 디저트를 먹을 생각을 다 했지?

아이스크림도 물론 맛있었지만 술을 타먹으니 술술 들어가고 살살 녹고~ 오길 잘 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또 올 것이다. 그때는 B세트로 먹어야지~








ミルク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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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밤이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많이 찍어본다.





















































4월의 추웠던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선선한 날씨 덕분에 사람이 많았다. 축제기간이기도 하고. 공원에서 한적하게 쉬는 사람들이 부러워보였다.


뭔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삿포로는 여유로운 느낌이 있다. 넥타이를 졸라매고 어딘가 바삐 움직이는 도쿄 사람들보다는

도시를 가로지른 넓은 공원에서 각종 축제를 즐기는 삿포로 사람들에겐 알 수 없는 행복함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그런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 다시 여행온 것도 있다.





하지만 그건 주관적인 내 느낌이고 이상과 현실은 엄청난 차이로 동떨어져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이상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한다.

내가 생각한 현실과 이 사람들이 처한 현실은 그게 아니라고.





나에게도 여유가 있을까? 누군가에게 떠올려지는 그런 사람일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다시 이야기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같지 않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갈 때까지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았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