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갈까말까를 많이 망설였다. 타워 자체가 그렇게 높지가 않다보니 그렇게 좋은 야경은 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가보고 굳이 올라가지 않아도 되니까 가보고 생각해보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일단 고고!
이런 거 있으면 사진 꼭 찍어줘야 해서 찍었다.
온통 이곳 캐릭터인 테레비또상으로 도배되어있다. 아저씨 표정이 참 온화해서 마음에 든다.
테레비또상과 가족 소개. 부인도 있고 자식도 있고 부모도 있다. 이 아저씨 주오구민이라는 설명도 있고. 하긴! 둘리도 도봉구민이니까~
이건 왜 만들어놨는지 ㅎㅎ
만약 축제를 하고 있는 기간이라면 나무들도 점등돼서 더 예뻤을 것 같은데 특별한 행사가 없어서 밋밋했다.
야경을 보려면 겨울, 낮에는 가을 단풍이 질 무렵 오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무서워~ 정도의 의미인데 일본식 아재개그라고 쓰는 게 좋겠다.
앉아서 한 2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회사때문에 상당히 피곤할 때여서 모든 것에 지친 상태라 이 당시에는 집에서 라디오만 틀어놓고 아무 취미 생활도 즐기지 않을 때였다.
뭔가 하라고. 뭐 때문에 이건 싫고, 뭐 때문에 저건 싫고를 떠나서 뭔가 하라고.
그래서 여행을 다녀와서 조금씩 뭔가를 즐기기 시작했다. 크게 하는 건 아니지만 남들이 하는 것들을 조금씩 시도하는 것 정도라도.
간단하게나마 그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고마웠다.
지금도 그렇고 이 때 이 잠깐의 시간이 6박 7일간의 여행 중 가장 좋고 기억에 남았다.
타워로 올라오기 전에 사진을 찍는데 관람을 마치고 내려가면 그 사진을 현상에서 판매한다.
사실 살까말까 고민을 했는데 지인이 거절을 하는 바람에 그냥 사지 않았다.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같이 오시라고 했는데 과연 남자친구가 생겨서 여기를 올 일이 있을까?
여행의 마지막 밤이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거리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추운 날씨탓이기도 하고, 보통 지하도 생활권이라 겨울엔 밖에서 잘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삿포로역으로 와서 헤어지기 전 식사를 한다. 술고래도 아닌데 자꾸 맥주를 주문해서 마셨다. 뭐, 마지막이니까.
사보텐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이야기하니 그다지 믿지 않는 눈치이다. 내 생각엔 그런데...
지인은 아마 여기가 거기보단 더 맛있을 거라고 이야기 하길래 나중에 한국에 오면 사보텐에 가서 한번 먹어보라고 해주었다.
어쨌던 돈카츠는 참 맛있었다. 무엇보다 비계가 없어서!
아... 여기 이름을 모르겠다. 나름 돈카츠 체인점이다.
헤어지고 돌아오니 이런 안내문이 침대 위에 올려져있었다. 이 시간 전에 나가는 나에게는 그다지 필요없는 안내문이었다고 할까.
짐 정리를 하다가 뭔가 부족해 급하게 편의점에 가서 삿포로 클래식 2캔을 사왔다.
뒤늦게 테레비타워 티켓 사진도 찍고. 귀엽다.
간단하게 뽑았던 운세도. 기념으로 아직도 지갑에 잘 넣어서 다니고 있다. 중길인데... 왜 지금 인생이 중길같지가 않지?
짐 정리를 마치고 새벽 2시를 훌쩍 넘기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