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4 인천공항 간사이공항 오사카 도톤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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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 생활동안 친하게 지낸 일본 아가씨가 한명 있는데, 내가 쉬고 있을 때 만나러 다녀오면 좋겠다 생각해서 9월에 다녀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1달동안 대만을 다녀온다고 해서 그럼 내가 만나러 대만을 가야하나? 했는데

대만 여행은 딱히 관심이 없었고, 일본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해놓은 터라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9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그래서 귀국하면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물었더니 4일부터 7일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 그럼 일본에서 보자고 하고 바로 비행기와 호스텔 예약을 마쳤다.

호스텔 위치는 고민을 하다가 아가씨가 살고 있는 나라를 가려면 그래도 번거롭게 갈아타지 않는 쪽이 좋겠다 싶어서 우에혼마치역 근처로 잡았다.

다녀오고 나니 결과적으로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 폰을 확인하니 항공기 지연이라는 문자가 와 있었다. 그래서 1시간 정도 다시 자고 일어나 짐을 꾸리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항공기 지연은 오사카행 뿐만이 아니었다.








티켓팅 완료 후 포켓와이파이를 대여하고, 환전한 돈을 찾고,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비비고를 처음 이용했는데 이런 밥을 8300원이나 받는 건 너무 하지 않니? 배는 부르더라! 밥이 많으니까!





비행기를 타기 전 면세품을 수령하고 1시간 반 정도의 비행 후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작년 간사이 공항 입국 심사를 1시간이나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 무조건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 축지법같은 걸 써서 열심히 걸었다.

워낙 관광객이 많다보니 여권 확인 전 얼굴, 지문 확인 절차를 먼저하고, 확인이 끝난 사람 순서대로 입국 심사를 했다.

바짝 긴장하였으나 10분 걸렸다. 호오~ 많이 빨라졌다.


오기 전에 패스같은 것들을 구입해서 올까 했는데 이 입국심사가 계속 생각나서

30분에 한번 오는 라피트는 시간이 안 맞으면 기다려야 하고, 공항 리무진도 시간이 있고, 난카이 특급선도 시간이 있으니

일단 가보고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걸로 결정하자 해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1층에 나와 리무진 버스 시간을 보니 우에혼마치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가 단 5분 남았었다.

승강장 위치를 확인하고 티켓은 어디에서 사나 하고 두리번 거렸더니 리무진 버스 승강장 바로 앞에 티켓 자판기가 있었다.

급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티켓은 타야 할 승강장 바로 앞에서만 살 수 있다. 공항 내 티켓 판매소에서 살 수도 있겠지만 이쪽이 좀 더 간편해보였다.

티켓을 사고 줄을 서니 바로 버스가 들어왔다.

티켓을 보여주면 캐리어에 번호표를 붙여주고, 그 번호표를 내려서 짐을 찾을 때 다시 확인하니 버리면 안된다.

좌석은 선착순이라 별도로 지정하진 않는다.

작년에도 라피트를 3분 남기고 탔는데 이번에도 아슬아슬하게 세잎!





버스를 타고 나서야 한숨 돌린다.





버스는 4시 5분 출발인 것으로 기억한다. 워낙 정신이 없어서...














버스는 우에혼마치역 쉐라톤 호텔 앞에 세워준다. 공항에 갈 때도 내린 위치에서 탑승하면 된다.


호스텔 체크인을 하려고 들어갔더니 나를 보자마자 직원이 '안녕하세요' 라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한국 사람인줄 알았냐고 물으니 보면 안다고 했다. 오늘 예약자 명단 보고 알고 있었겠지....


'4박 하시네요?'

"네."

'오사카에서만 4일 있으시는 거예요? 어디 교토나 고베 안 가시고?'

"내일 태풍이 온다고 해서 비가 많이 오면 그냥 여기 있고, 아니면 고베 갈까 하고 있어요."

'에이... 태풍 괜찮아요. 그냥 다니세요.'


그 태풍은 제주도와 부산 지역을 강타해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이 아가씨가 일본에 살다보니 자연재해에 익숙해졌나...

즐겁게 대화를 마치고 배정받은 방에 들어가 짐을 풀어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있는데 같은 방을 쓰는 투숙객 한명이 인사를 한다.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도통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다. 미안했다. 제대로 대답을 못해서. 나도 대화하고 싶었다고...


대충 대화를 마무리하고 숙소를 나와 구로몬 시장으로 바로 향했다.

숙소는 우에혼마치역보다 다니마치큐초메역에서 가까웠는데 이 다음역이 닛폰바시, 그 다음역이 난바역이라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이 가능했다.


오기 전부터 무조건 복어를 먹을 생각을 하고, 구로몬 시장 내 2개의 복어 전문점 사이에서 고민을 했었는데 최종으로 선택한 곳은 여기.

들어갔는데 일본인 손님은 아무도 없었고, 죄다 중국인 손님들. 나만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5300엔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은 한국어 메뉴로도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생일이나 먹었던 비싼 복어. 사케까지 생각해서 가격을 따져보면 1인당 13만원 정도 쉽게 깨졌는데 여기 오니 2/3 정도의 가격.

이것을 먹기 위한 예산은 7천엔 정도로 잡았는데 딱 맞았다.

복어 껍질을 먼저 먹고... 난 이게 맛있더라. 폰즈 소스의 위력인지 몰라도.





뎃사랑 부츠사시 중 1개를 고를 수 있었는데 점원에게 둘 중 뭐가 괜찮냐고 물어보고, 점원은 부츠사시를 추천해주었지만

나는 무슨 생각으로 뎃사를 주문했는지 모르겠다. 천천히 먹는 나에게는 오히려 이게 나았을 수도...

아 그런데 부츠사시 진짜 맛있는데 못 먹은 건 좀 아쉽네.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맥주를 하나 주문했다. 사진으로는 커 보이는데 사실 사이즈가 아주 작았다.








튀김은 닭고기를 튀긴 것 같이 전혀 생선이라는 느낌이 없다. 제일 저렴한 코스 요리에는 튀김이 포함되어있지 않아 5300엔 세트를 주문한 것도 있다.

복어 요리가 다 맛있지만 진짜 이건 꼭 먹어야 한다.





어느 정도 먹으니 지리용 재료들을 가져다 준다.





국물이 맛이 있었어야 했는데 국물은 좀 별로...





이건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데 무조건 마셔봐야 한다는 느낌으로 많이들 후기에 써있길래 주문한 히레사케. 복어 지느러미 사케.





엄청 독하다. 그리고 뜨겁다. 그리고 쥐포맛이 난다. 나와는 맞지 않는 술이었다. 체험만 한번 해봤다.





먹고 나서 죽이 나왔는데 죽이라기 보다는 밥 끓여준 거. 소금으로 간을 해서 국물 맛을 보라고 주는데 조금 싱거워서 소금을 더 넣어달라고 했다.

뭔가 의무감으로 계속 먹게 됐다. 이미 배는 불러서 폭발하기 직전. 맛은 soso.





2가지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해서 고른 메이플 피넛 아이스크림. 호두마루 맛이다. 맛있었다.








먹고 나오니 상점들이 거의 문을 닫았다. 8시였는데... 시장 구경은 작년에 해서 딱히 뭔가를 구경할 생각은 없었다. 식사를 하러 온 것 뿐!





玄品ふぐ 大阪黒門の関


https://www.google.co.kr/maps/place/%E7%8E%84%E5%93%81%E3%81%B5%E3%81%90+%E5%A4%A7%E9%98%AA%E9%BB%92%E9%96%80%E3%81%AE%E9%96%A2/@34.665829,135.5058667,18z/data=!3m1!4b1!4m5!3m4!1s0x6000e741d959d507:0xda425aef9aed33a1!8m2!3d34.665829!4d135.506961?hl=ko





소화도 시킬 겸 도톤보리로 나온다.





지나가다가 닌자 복장을 한 사람이 막 칼을 휘두르고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페브리즈...

독한 사케도 한잔 했겠다, 알딸딸한 상태에서 보니 너무 웃겼다. 그래서 무조건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이런 적극적인 자세는 칭찬을 유발한다. 여기저기서 굿~~~ 스고이~~~ 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술을 안 마셨어도 이 자세를 했을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여기 사진을 찍으러.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 너무 많더라. 옆에 있는 오다기리죠, 이상하게 웃긴 이미지가 됐다.





색깔도 이렇게 자주 바뀐다.








왔으니 애플 매장도 한번 구경해야지. 신사이바시 애플스토어에 가서 아이폰7을 구경해본다.

제트 블랙 지문이 심각하다는 얘기를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니 이거 뭐 신경쓰여서 잘 쓸 수 있을까 싶다.

물론 난 이 색깔의 폰을 살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검정색 폰을 써본 적이 없으니.





7+ 카메라를 줌해서 찍어도 화질이 좋더라.

이렇게 사람들이 만지고 가면 직원들이 하얀 천을 들고 나타나 박박 닦는다. 박박.





가격은 이렇다. 물론 출시되도 난 살 일이 없을 것이다. 쓰고 있는 6s 할부가 15개월 남았으니까... 흑흑...





프로도 한번 쓱쓱 써보고. 이 어플 뭔지 모르지만 좋더라.





10월인데 September를 한번 들어주고.





숙소까지 천천히 걸어왔는데 첫날부터 무리했다. 체력을 아끼면서 걸었어야 했는데...

돌아와서 씻고 편의점에서 에비스 맥주를 한캔 사서 마셨는데 와... 맛이 없다... 어느 정도였냐면 마시다 버렸다.

기간한정이라 하나 사서 마셔본 건데... 앞으로 에비스는 마시지 말아야 할 듯.





그리고 들어가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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