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8 인천공항 신치토세공항 삿포로 아사히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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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또 그만두었다.

내가 생각했던 일과는 너무 계획성없이 흘러가는 구조였고, 윗 사람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찍어 누르다보니 아랫 사람들은 병들어가는 상황.

나와 같이 야근을 밥먹듯이 했던 2명의 대리 모두 병원행이었고,

1명은 심각하게 입원을 해야 할 정도의 상황이었지만 통원 치료를 하며 버텨가고 있었다. 미련하게 무슨 짓인가.

전 회사에 SOS를 쳤고, 다행히 받아들여져 재입사를 확정지었다.

뭐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머리가 아팠다. 매일매일이 감옥같았고 탈출하고 싶었다. 탈출구 저편엔 늘 여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26일 퇴사를 하고, 2월 1일 다시 출근을 해야 했기에 설날밖에는 시간이 없었다.

27일 하루를 쉬고, 28일 아침 일찍 출발했다.


그런데 출발부터 삐걱거렸다고 해야하나. 옆에 앉은 아저씨가 자꾸 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내 팔을 툭툭 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최대한 정중하게 팔 좀 조심해 달라고 했더니 적반하장으로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냐며 오히려 화를 낸다.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쳐다봤더니 옆에 있던 부인이 죄송하다며 자리를 바꿔주었다.

목소리 크고 나이가 많으면 그런 식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내가 그런다고 가만히 있는 성격은 아니다 보니...

어쨌던 자리를 바꾸고 나서야 편안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이륙 후 서울의 모습.





처음엔 모든 항공권이 60만원이어서 사실상 포기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점점 취소표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엔 내가 가는 날짜의 삿포로행이 45만원까지 표값이 떨어졌다. 나는 50만원 정도에 했지만 저가항공이다 보니 조금 아까운 느낌?

그래도 겨울엔 삿포로가 성수기이니 크게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위로하는 거지 뭐.





비행기를 타고 홋카이도 쪽으로 진입하니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코다테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큰 산인 것 같은데 지난번에 봤었는데 이렇게 하늘에서 보니 더욱 위엄있는 모습.





어느덧 착륙의 시간. 난기류가 심해서 이번엔 정말 무서웠다.









무사히 착륙을 마치고 슬슬 공항으로 들어간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원래는 공항에서 삿포로역으로 가 환승을 하고, 아사히카와역으로 가는 편으로 티켓을 사려고 했으나 방법을 몰라

일단 삿포로역으로 가서 내리고, 다시 티켓을 사서 아사히카와역으로 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데 찾아보니 거의 1000엔 정도 절약이 가능하다. 조금 공항에서 지체하더라도 잘 알아보고 할 것을 그랬나보다.





뭐 어쨌든 삿포로역에서 JR지정석 자판기로 티켓을 구입했다.

지정석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국어 메뉴가 있어 선택하고 누르면 1분 안에 티켓 구입이 가능하다.

자유석은 이보다는 500엔 정도 가격이 저렴하다. 자리 경쟁을 피하고 싶어 그냥 돈을 조금 더 쓰고 지정석으로 구입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한 삿포로역.





아사히카와행은 9,10번 타는 곳으로 가면 된다.





아사히카와행 열차는 삿포로역에서 30분마다 한대씩 온다. 슈퍼카무이 열차가 도착했다.





열차를 타면 승무원이 티켓을 확인하고 도장을 찍어준다. (아마 지정석에 앉았을 경우만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내릴 때 어차피 개찰구에서 티켓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도장 확인을 받기 위해 저렇게 미리 티켓을 의자에 꽂아두면 편리하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심각한 블리자드였다. 그리고 눈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렸다.





1시간 반 정도를 달려 아사히카와역에 도착.





열차가 꽁꽁 언 사진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 보니 역시 홋카이도의 겨울은 대단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공항에서부터 너무 더워서 이거 옷을 너무 껴입었나 했었는데 내리고 나니 역시 껴입길 잘했다 싶었다. 너무 추웠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조금 풀어놓고.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호텔과 바로 붙어있는 이온몰에서 우산파는 곳에 가 우산을 하나 골랐다.

지난번에 돈키호테에서 산 우산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튼튼했다. 가격도 1080엔이면 적당. 자동우산은 아니었지만.





아직도 개봉을 안 한 라라 랜드. 포스터는 왜 이러니...





메인 스트리트같은데 사람이 별로 없었다.

죄다 이온몰에 붙어있는 식당가와 푸드코트로 외식을 하러 나온 것 같았다. 거기엔 바글바글 했었다.









이렇게 눈보라를 뚫고 간 곳은...





징기스칸을 먹으러.

들어오기 전에 소통의 오류로 애를 좀 먹었다.

1명이다 라고 하니 뭐라고 말을 하는데 8시에 끝난다고만 말을 하며 괜찮냐고 묻는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자꾸 저 소리를 하는 거 보니 예약 자리가 있어 8시까지밖에 못먹는데 그래도 먹겠느냐라는 말인 듯 했다.

아 뭐 내가 여기서만 먹을 것도 아니고 그러겠다고 하니 자리를 안내해주었다. 하... 먹기 힘들다. 일본어를 공부하다 말면 이렇게 되는구나...


생맥주를 하나 주문하고 고기는 뭐가 인기가 많냐라고 하니 맨 위가 1위, 그 다음이 2위라고 했다. 그래서 1개씩 달라고 했다.





혼자 갔는데 너무 넓은 자리를 세팅해줬다. 불판을 내오고, 맥주가 나오고. 밥도 한공기 주문하고.





처음에 고기가 나오고 이렇게 직원이 익혀준다. 이렇게 구워먹으라고 시범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다음부터는 내가 심혈을 다해 구워먹었다.









촛점이 흐릿하게 나온 위에 있는 고기가 1번 생고기, 2번은 냉동고기인듯. 무조건 1번 생고기로 먹어야된다. 정말 맛있다.

구워놓고 나니 확실히 2번은 퍼석하고 질긴 맛이 있는데 1번은 그러지 않았다. 가격도 비싼 편이 아니어서 이 정도면 뭐 훌륭한 듯.









맥주는 한잔 더 주문했다. 믿고 마시는 일본의 생맥주.






成吉思汗 大黒屋 五丁目支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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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에 맞춰 계산을 하고 나왔는데 뭔가 쫓겨나온 기분도 들고,

결정적으로 이렇게 눈이 휘몰아치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가게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도 자전거들은 움직였을텐데 이렇게 눈이 쌓인 걸 보니 하룻동안 어마어마한 양의 눈이 내린 듯 했다.











다시 걸어서 아사히카와역으로. 그런데 여기는 지나가는 길. 혼술 2차를 위해 또 눈길을 뚫고 걸어간다.








여기는 사실 궁금해서 와봤다. 하우스 맥주 제조를 하는 곳인 것 같은데 뭐 이런저런 맛의 맥주 샘플러를 마셔볼 수 있다고 해서.

배는 부르지만 양이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아 와봤다.





징기스칸을 먹을 수도 있는데 파티션이 나눠져있다. 그래서 그냥 일반 레스토랑 이용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1000엔짜리 샘플러를 주문했다. 잘 마시는 사람에게는 한모금꺼리밖에 되지 않는 양이다.

나는 조금씩 나눠서 마셨는데 사실 이게 뭔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 5가지 모두 별로였다.





심지어 같이 주문한 소세지도 별로였다. 3가지가 다른 맛인데 그냥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계산을 하고 나와 입구를 찍어본다. 아기자기한 장식으로 잘 꾸며놨다.








大雪地ビール(株)


https://www.google.co.kr/maps/place/%E5%A4%A7%E9%9B%AA%E5%9C%B0%E3%83%93%E3%83%BC%E3%83%AB%EF%BC%88%E6%A0%AA%EF%BC%89/@43.762578,142.3616449,17z/data=!3m1!4b1!4m5!3m4!1s0x5f0ce616ec631bd3:0x99d66a0a5a584697!8m2!3d43.762578!4d142.3638389?hl=ko





다시 눈길을 뚫고 숙소로 돌아간다.





다음날은 아사히다케로 갈 예정이어서 버스 정류장 위치를 확인해봤다. 7시 40분 출발인데 헤매면 안되니까.














숙소로 돌아와 로비층에 있는 노천탕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들어왔다.


무슨 5종 덮밥 중 뭐가 더 나은가 그런 프로그램이었나 보다.

사진은 카이센동만 찍었지만 가츠동도 있고... 뭐 일본은 덮밥 종류가 무궁무진하니까.





TV를 보며, 맥주를 마시며, 짐 정리를 하다 일찍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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