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0.04.12 4월 2주차 주말 3
  2. 2020.04.05 20200405 여의도 여의도공원
  3. 2020.04.05 4월 1주차 주말

4월 2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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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

딱히 씰을 열심히 모아야 하는 이유는 없는데 모으다 보니 오기가 생겨 계속 빵을 먹고 있다. 그런데 분명 지난주도 금요일에 저 씰이 나왔던 것 같은데... 금요일에 당첨되는 씰인가?

 

 

전날 술을 마셨지만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급하게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 와 혼자 회의실에 앉아 먹는다. 시끌벅적하게 모여 먹는 것보다는 혼자 먹는 게 훨씬 편해졌다. 회사 인원이 늘어나면서 대규모로 움직이게 되는데 누군 어디가 싫다, 누군 저기가 싫다 하다 보니 결국 가는 식당만 가고 눈치 보여서 어딘 가자고 얘기도 못 하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이젠 그냥 혼자 먹는 게 낫다.

 

 

오후 내내 회의에 시달리다 퇴근 1시간 전 초집중해서 일을 마쳐놓고, 친한 회사 아가씨와 함께 퇴근해 지하철에 오른다.

 

 

그 언젠가 함께 먹었던 치킨을 먹고, 먹는 도중 퇴사한 동생도 합류.

 

 

2차엔 어디로 갈까 동네를 돌다 보이던 허름한 실내 포장마차에서 간단하게 술을 또 마시고 귀가.

 

 

그저 그런 하루. 함께 술을 마신다고 딱히 즐겁지도 않았다. 그냥 혼자 마실 걸 그랬나 보다.

 

 

2020.04.11.

5시에 눈이 떠졌다. 더 자려고 했지만 정신이 너무 말짱해졌다. 라디오를 켜놓고 노래를 듣다 6시가 가까워져 일어나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고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 후 밖으로 나선다.

 

 

투표소에 도착한 시각은 6시 정각. 이미 투표소는 열린 상태라 내 앞으로 10명 정도가 줄을 서 있었다. 사전투표 열기가 대단하다더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도 와서 줄을 잠깐이라도 서야 하다니.

손소독제로 소독 후 비닐장갑을 받아 착용, 이마에 열 체크, 1미터 간격으로 줄 서기, 신분증 확인, 이름 서명 확인, 투표용지 발급, 투표. 간격을 두고 줄을 서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시간이 아니더라도 줄이 꽤 긴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소신껏 투표를 마치고 나온다.

 

 

해가 뜨고,

 

 

달이 지는 시간. 라디오 볼륨을 다시 높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9시 반까지 누워있다 일어나 씻기 시작하니 엄마가 도착한다. 실비 보험 신청을 대신 해주기로 해서 제출할 서류들을 가지고 집으로 오신 것이다. 웹사이트에 공인인증서 등록 등 복잡한 절차를 진행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어 우선 로그인 해서 접수할 수 있게 환경만 만들어놓고 엄마와는 빠이빠이. 며칠 전 인센티브를 받은 것 중 일부는 엄마에게 송금해 드렸다.

11시 반에 예약해놓은 미용실. 예약시간에 가도 늘 2~3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한다. 이럴거면 그냥 오픈 시간에 맞춰 예약을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이 부시시한 머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결국 싹둑 잘라낸다. 원장 양반의 가위질 소리가 유난히 경쾌하다. 세심하게 컷트를 마치고 돌돌 말아 완성.

3시간이 지나서야 미용실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집에 잠깐 들러 지갑과 장바구니를 챙겨 들고 나와 마트를 가기 전에 검색해 둔 암장에 들른다.

친구들과 함께 클라이밍을 하고 싶지만 군자역까지 다니기엔 너무 멀어 집 근처에 있는 암장에서 혼자서라도 운동을 해야겠다 싶어 결정. 집에서는 걸어서 7~8분 정도 거리라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다니는 곳에 비하면 규모가 작았지만 기본적인 운동 기구가 갖춰져 있어 기초 체력 다지기는 좋아보여 다니기로 한다. 직원분에겐 등록하는 날 와서 바로 운동 시작하는 게 가능하냐고 묻고, 그렇다는 답을 받아 다음에 뵙겠다는 말을 남기고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와 마트로 슬슬 걸어가 입구에 거의 다다르니 걸려오는 아빠의 전화.

'딸내미. 어디니?'
"응. 영등포."
'약속있니?'
"아니. 마트왔어. 이마트."
'삼겹살 먹자.'
"그래? 그럼 나 마트왔으니까 내가 고기를 사 갈까?"
'아니. 고기는 아빠가 살게.'

오전에 엄마가 왔을 때 파채 썰어주는 기계를 샀다고 보여주며 자랑했는데 그게 생각이 났는지 아빠와 전화를 끊고 곧장 엄마에게 전화가 와 파채를 썰어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마트에서 대략 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고 장바구니 이벤트 금액을 아슬아슬하게 맞춰 획득. 안 사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참여했으니 끝을 봐야겠다.

 

 

장본 것들을 정리하고, 청소를 한 후 파채를 썰고, 상추와 깻잎을 씻어 본가로.

 

 

홍매화가 활짝 피었던 옆 나무는 흰색 라일락. 봄엔 라일락 향이 진하게 번지는 게 참 좋다.

 

 

향기 가득한 작은 텃밭.

 

 

아빠가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상 위에 놓아둔 과일은 핀잔을 듣고서야 상에서 치웠다.

 

 

배불리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이 쌀쌀하다. 으슬으슬 추워져 빨리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궈야겠다 싶어 택배로 받은 접이식 욕조를 뜯어 조립을 한다.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사우나를 갈 수 없는 여건이라 구입해봤다.)

 

 

나같은 사람이 들어가기 딱 좋은 크기. 물을 받아보니 물도 꽤 많이 들어간다. 뚜껑을 닫으면 반신욕하기 딱 좋은 상태로 온도가 유지된다.

 

 

욕조 안에 의자도 있어 엉덩이 아픔을 방지.

 

 

다음에는 입욕제를 사다가 해봐야겠다.

씻고 나니 목욕탕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 진한 우유같은 걸 마셔줘야 했지만 생각해보니 아침에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뜨겁게 캡슐 커피를 내려 커피를 한 잔 한다.

 

 

커피를 마시며 TV를 보다보니 뭔가 허기가 진다. 먹기는 먹었지만 들락날락하느라 진이 빠진 상태. 또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편의점에서 맥주 4캔과 굿다리를 구입해 온다. 1캔만 마시려고 했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 보는 드라마를 정주행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놓고 잠을 청한다.

 

 

2020.04.12.

2시에 잠들어 7시에 눈을 떴지만 지난 주말에도 이렇게 자고 일어나 활동을 했더니 일주일 내내 출퇴근이 힘들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 그러다 시계를 보니 10시 반. 일어나 오랜만에 드립 커피를 내려 한 잔 마신다.

 

 

밥을 먹고 씻는 중 왼쪽 눈에 뭔가 들어갔는지 계속 아프다. 1시간이 지났지만 아픔이 지속되어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간다. 집을 나서기 전에 미리 영업중인 약국을 검색해 동선을 짰다.

인공눈물을 구입하고, 슈퍼에 가서 카레를 만들 재료를 구입한다. 혹시 몰라 새로운 빵이 동네에 들어왔나 편의점에 들르니 있다.

 

 

회사에 가져갈 빵들을 구입하고, 간식으로 마카롱을 먹는다.

 

 

자이언트는 자이언트군. 크림에 레몬이 들어갔는지 상큼한 맛이 난다.

 

 

겨울 옷을 정리하고, 봄 옷을 걸어 놓았다. 드라이 클리닝을 맡겨야 할 외투들은 세탁소가 쉬는 날이라 평일에 맡기기로 하고 일단 놔두었다. 정리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무슨 옷이 이렇게 많나 싶고, 결국 이번 시즌에도 입지도, 버리지 못 하고 싸매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차피 놔둬도 안 입을 옷이잖아? 다음주에 2차 정리를 하면서 다시 추려봐야겠다. 버릴 옷들을 쌓아놓고 보니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 옷도 있어 아깝기도 했지만 미련없이 정리.

카레를 만들고 밥에 끼얹어 먹어야 했는데 오랜만에 파스타가 먹고 싶어 면을 삶아 카레 소스에 시판 토마토 소스를 섞고, 파스타 면을 넣어 졸인다. 맛은 있었는데 면수에 소금을 너무 많이 넣은 건지, 양념이 조금 짭짤했던 건지 짰다. 하지만 다 먹었다.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를 마무리 하고, 샤워 후 손톱을 깎는다. 2주에 1번 깎는 것 같은데 이번엔 3주 정도 된 것 같다. 이 정도로 기를 동안 걸리적 거릴만도 했는데 잘 참았네. 손톱을 깎으면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느낌과 새로운 주간을 시작하는 기분을 잘 정돈할 수 있다. 네일케어도 받을만 한데 20대에 많이 해봐서 이젠 그다지 관심도 없다.

생긴대로 살아야지, 꾸민다고 다 예뻐지는 건 아니더라고.

 

 

오후 내내 괴로웠던 왼쪽 눈은 가만히 놔둔지 4시간 정도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으로 돌아왔다. 걸리적 거린다고 건드리면 더 상처가 벌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였나. 인공눈물을 너무 넣은 탓에 좀 더 뻑뻑해진 것 같은데 일단은 더 이상 아프지 않으니 그걸로 다행이다 싶다.

형편없이 시간을 보냈던 지난주에 비해 이번주엔 집안일을 집중적으로 많이 처리한 것 같아 약간 뿌듯하다. 약간.

냉수나 한 잔 하고 자야지.

And

20200405 여의도 여의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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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벚꽃이 만개했다. 숙취로 힘든 몸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자 밖으로 나섰다.

나의 산책 코스는 늘 같다. 영등포구청역 - 당산역 - 한강 여의도 지구 - 여의도공원 - KBS홀 - 영등포구청역.

올해는 진입이 통제되어 들어갈 수 없었던 윤중로. 멀리서나마 감상한다.

 

오전 8시를 갓 넘긴 시각.

 

 

날이 조금 뿌옇다.

 

 

라일락도 조금 이른 시기에 핀 듯 하다.

 

 

지난주엔 피지 않았던 나무였는데 팝콘같은 꽃송이들이 팡팡 피어 풍성하다.

 

 

코스에 꼭 껴있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

 

 

지난주도 그랬고, 오늘 역시 사람이 없었다.

 

 

과테말라 원두는 그다지 실패가 없다.

 

 

40분 정도 카페에 앉아있다 공원으로 진입한다.

 

 

파워 워킹으로 한 바퀴.

 

 

공원에서 가장 크고 인기가 많은 나무.

 

 

한적하게 나도 한 컷 찍어보고.

 

 

따릉이를 빌려 다시 돌아가는 길에

 

 

뭔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한가하게 잘 구경했다. 몇년간 늘 밤에 구경했는데 이른 아침에 구경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And

4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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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어떻게 주중에 술마셨다는 이야기밖에 쓸 이야기가 없을까... 이 정도면 정말 내 삶에 반성해야 한다.

드립백 커피를 내려 마시려다가 귀찮아 편의점에 들러 문의도 할 겸, 겸사겸사 커피를 한 잔 구입한다. 갑자기 회의가 잡히는 바람에 커피를 깜빡하고 회의에 들어갔다 나오니 시간은 흘러흘러 커피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점심은 여유가 딱히 없어 다시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도시락을 구입해 끼니를 떼우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참치마요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볶음김치가 있어 그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줬다고 해야 하나?

 

 

다시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택배가 도착한다. 뜬금없이 선물을 받았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받은 거라 좀 의아하긴 하다. 뭐 좋은 마음에서 준 거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았다. 코로나가 좀 지나가야 다같이 만날텐데.

요즘은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알아서 챙겨주고 있어 기분이 좋다.

 

 

일하는 도중 회의실로 불려 들어갔다. 팀원의 자잘한 실수로 인해 큰 사건을 수습하느라 바쁜 팀장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꾸짖음의 자리. 회사 생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경위서라는 걸 써봤다. 쓰고 보니 고급스러운 양식에 전문적인 용어를 총 동원해 작성하는 반성문이었는데 내 실수가 아닌 남의 실수로 인해 작성하는 거라 조금은 껄끄러웠다. 뭐,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지 않겠어? 언젠가 한 번은 그렇게 겪어야 할 일이라면 달게 받겠다.

다만 이런 중복 아이템은 달게 받고 싶지 않다. 어떻게 이럴 수가...

 

 

퇴근 후 간만에 운동이나 할까 해서 친구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한 명은 선약이 생겼다고 하여 원래 잘 다니는 친구와 함께 운동을 했다. 이 운동의 재미는 도전의식을 끊임없이 심어준다는 점. 연약해 보이는 다른 회원들이 단계를 성공해가는 걸 함께 보며 친구는 너도 3개월만 집중적으로 하면 저 사람들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잘 알기에 그럴만한 끈기는 없을 거라고 답하니 친구는 깔깔거리며 이해한다는 웃음을 지어주었다.

 

 

친구는 마침 본가에 갈 일이 있어 연락을 할까 말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가는 김에 얼굴이나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때마침 운동하겠다고 연락을 해와 타이밍 좋게 운동도 함께 하고, 먼 귀갓길도 편안하게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올 수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나는 아니지만 친구와는 간만에 낙지볶음. 다행히 마음에 들어했다.

 

 

먹다 보니 술이 부족하면 술을 주문하고, 안주가 부족하면 안주를 주문해 먹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술이 잘 들어간다. 둘 다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에 술이나 안주나 허겁지겁 먹어댔다.

 

 

선약이 있었던 친구가 집 근처에서 술자리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우리가 1차를 마치고 집으로 와 집 주소를 보내주니 얼마 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찬장에 잘 넣어둔 술들을 꺼내 하나씩 보여줬지만 원하는 건 딱 한 가지였다.

 

 

비싼 술 맛있는 건 알아가지고... 사실 난 처음 마셔봤는데 확실히 향이나 목넘김이 다르긴 하더라.

 

 

과자니 아이스크림이니 꺼내주고, 체다치즈를 전자레인지에 녹여 과자처럼 만들어 먹어봤는데 꽤 괜찮다. 배가 부르니 간단한 안주를 찾았는데 앞으로 혼자 마시게 될 때 적절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여튼 좀 부족하다 싶으면 무언가 계속 꺼내 먹어댔다.

 

 

 

 

2020.04.04.

잠들긴 했는데 친구들이 언제 집에 갔는지도 모르겠고 섞어 마신 탓인가, 꽤나 깊은 숙취로 종일 고생이었다. 누군가가 머물다 간 흔적을 치우는 일이 가장 귀찮고 싫은 일 중 하나인데 그 일을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하기 싫은 일이다. 정리를 하고 갔느냐 아니냐를 떠나 흔적 자체가 남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정오 정도에 잠에서 깼다가 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 계속 누워있었다. 뒤늦게 집으로 왔던 친구가 자켓을 놓고 갔다고 하여 집에 들러 옷만 가지고 바로 떠난 것을 제외하면 그 후엔 쭉 침묵의 시간이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뽑아

 

 

그간 못 봤던 영상들을 챙겨 본다.

 

 

귀찮음에 라면을 먹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아무래도 이불 빨래를 해야 할 것 같아 밤 10시에 이불을 싸들고 빨래방으로 향했다. 카드를 구입하면 10% 적립금을 더 지급해 주는데 카드 자체에 추가 요금이 있을 것 같아 구입하지 않다가 처음 구입했는데 추가금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구입하는 거였는데. 뭔가 아깝다.

 

 

느즈막히 속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라면이 부족해서 똑같이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대로 잤다간 배가 너무 고플 듯 해 빨래를 돌려놓고 편의점에 와 라면을 하나 먹는다. 라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얼마나 귀찮으면 라면으로만 2끼를 해결할까. 난 좀 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라면을 먹고 빨래방으로 가니 마침 빨래가 끝난다. 건조기까지 돌려 이불을 싸들고 집으로 올라와 정리를 한 후 늦게 일어났지만 다시 졸음이 밀려와 잠을 청했다.

 

 

2020.04.05.

1시간 또는 1시간 반 간격으로 계속 잠에서 깼다. 그러다 6시 20분에 눈이 떠졌는데 지난 주말 아침 산책을 했던 게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 술에 깰 겸 일어나기로 한다. 그렇게 일어나기까지 30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지만.

잠들기 전 샤워 후 머리까지 다 감은 상태여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잔뜩 뒤집어 쓰고 나왔다. 햇살은 따사로웠지만 공기는 차가웠다. 아직까지는 운동용 장갑이 필요한 시즌이다.

집 근처 따릉이 대여소에 1대 남은 자전거가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다. 300m 떨어진 다른 대여점에 가니 어플에 떠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전거가 서 있어 마음에 드는 녀석으로 하나 골라 대여 후 한강으로 고고.

 

 

이미 지난주 부터 윤중로는 차량, 도보 진입 금지 예고에 대한 안내가 있었기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 구경하기로 한다. 지난주엔 앙상했었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참 길긴 길구나. 그 가치있는 시간을 난 뭘 하면서 지냈던 거지?

 

 

구석구석 자전거로 돌아다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모닝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들른 카페. 난 16번째 주문한 손님이었고, 매장 내 손님은 5명이 채 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하고도 남을 간격으로 모두 떨어져 있었다. 평소 앉지 않았던 자리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통채로 전세를 낸 기분. 여긴 앞으로 주말마다 오게 생겼네.

일반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금지로 머그컵에 커피를 받았어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 컵에 제공해주는데 어느 것으로 하시겠냐고 하여 일회용 컵에 받았다.

 

 

커피를 마시고,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했다. 그러다 뛰어보고 싶어 1km만 뛰자 싶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멈추고 얼마나 뛰었는지 거리를 보니 고작 300미터를 뛰었다. 공복은 이래서 위험하군.

걷기도 꽤 진행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다시 따릉이를 대여해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끓여 허겁지겁 허기를 채운다.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3시간 정도를 잠이 오면 오는대로, 안 오면 안 오는대로 누워 쉬다 뒤늦게 청소 시작.

물걸레 청소기를 작동시키는데 뚝~ 하고 부러져 버리는 손잡이. 기계 자체는 문제가 없어 손잡이만 A/S를 받으면 될 것 같은데 하... 귀찮다. 부품만 따로 팔면 편할 일인데.

 

 

저녁을 먹을 때까지도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번 주말은 술로 인해 완전히 망가진 주말. 딱히 무언가 성취감이라는 것도 없이 마무리 짓게 생겼다. 이럴 땐 속 편하게 잠이나 자는 게 좋은데 과연 바람대로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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