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20.03.29 3월 5주차 주말
  2. 2020.03.23 3월 4주차 주말
  3. 2020.03.16 3월 3주차 주말
  4. 2020.03.10 2020.03.09
  5. 2020.03.08 3월 2주차 주말
  6. 2020.03.02 2020.03.02
  7. 2020.03.01 3월 1주차 주말

3월 5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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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덕질때문에 빵을 매일 1~2개씩 먹고 있는데(회사 사람들에게 반강제로 주고 있는데 아침과 간식이 해결된다며 아직까지는 좋아하고 있다.) 가끔 이렇게 중복 씰이 나오면 아~~ 하고 탄식이 터져 나온다. 71개 중에서 어떻게 중복이 나올 수 있어? 하며 화를 내 보아도 어쩔 수 없는 랜덤 확률은 불가피한 것인가 보다.

 

전날 나름 과음을 한 상태였고, 12시 점검 시작. 편의점에서 사 먹기 보다는 근처 식당에서 빠르게 먹고 오는 게 좋겠다 싶어 이 날은 나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음료수를 사준다는 다른 팀장에게 주문을 하고, 새로운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에 편의점으로 구경을 간다. 만약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것들을 사다 점심을 해결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을 하다보니 버그가 팡팡 터진다. 해결하고 문제없이 서버가 올라가는 것까지 대기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4시. 오후 반차를 쓴 보람이 없는 기분이 들면서도 다른 이들 보다 일찍 집에 간다는 것에는 신나했다.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다.

갑작스레 아이패드를 구매한 탓에 스마트폰은 당분간 그대로 사용해야겠다 싶어 오랫동안 생각만 하다 만 배터리 교체를 집에 가는 길에 하기로 한다.

 

 

역 근처에 찾기 쉬운 곳에 있어 건물을 보니 아주 오래된 옛날 건물.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4평 남짓한 가게에 사장님 혼자 폰을 수리하고 계신다.

배터리 교체는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TV에 정신이 팔려 알 수 없었지만(보통 이런 센터에 오면 맡겨놓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체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는데 계좌이체를 이야기 하시길래 계좌이체를 해드리려 했는데 그냥 카드 결제를 받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배터리 잔량은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성능 상태를 보니 제대로 교체된 게 맞구나 싶었다. 교체하기 전에 어떤 상태인지 좀 봐둘 걸 그랬나보다.

 

 

신상품이 쏟아진 하루였기 때문에 원래는 홍대입구역 광고판을 구경하러 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늦게 퇴근하기도 했고 해서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상품은 구입하기로 했다.

 

 

지난 F/W 상품은 세일 중이었다. 구매를 할까 망설이다 헛돈을 쓰는 것 같아 이것까진 구입하지 않았다.

 

 

퇴근시간 전이긴 했지만 정말 사람이 없다. 보통 주말 아침 영화를 보러 왔을 때 이런 풍경인데 금요일 오후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다니.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지하 마트로 내려가 구경 후 저녁에 먹을 술안주를 구입하기로 한다.

 

 

솔직히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동네 곳곳 나무들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만개를 한 나무도 있었고,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나무도 있었다.

 

 

고기다, 고기. 월급을 받았으니 고기를 먹어줘야지.

 

 

사실 고기를 산 이유는 다른 게 없었다. 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친구가 추천한 40도 술, 잔이 필요해서 산 21도 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고기를 굽는데 집안 가득 자욱한 연기. 기술이 없어서 잘 굽지도 못했는데 냄새도 빠지는데 오래 걸린다. 다음엔 기술을 좀 연마해서 잘 구워봐야겠다. 채소는 구울 게 없어서 대파랑 급조한 마늘로 대체. 소스도 없어서 허브용 솔트로. 결국 냉장고에 파김치를 꺼내 같이 먹긴 했지만.

 

 

내 고기를 탐하는 애착 인형과도 한 컷 찍고.

 

 

고기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었나보다. 앞으론 시즈닝을 하지 않은 생고기를 사다 그냥 구워야겠다. 가격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시즈닝 때문이었는지 그렇게 느끼하진 않았다. 좀 덜 구워진 것 같아 먹으려다 다시 후라이팬 불을 켜 익혀 먹었다.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술인데 인터넷보다 2~30% 정도 가격이 비싸다. 사는 김에 같이 샀는데 와... 향도 좋고 맛이 꽤 괜찮다. 친구가 술을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간에 못 본 다큐를 틀어놓고 홀짝홀짝 잔을 비운다.

 

 

한국인은 역시 단백질 섭취 후 탄수화물을 꼭 섭취해줘야 술자리를 끝낸 거라 말 할 수 있지.

 

 

청소를 하고, 온몸에 뒤집어 쓴 고기 냄새를 싹 씻어내고 술을 더 마실까 하다 이 정도에서 그만두기로 한다. 연속 4일을 마셨더니 또 속이 좋질 않았다. 딱히 도움은 안 되는 커피를 한 잔 내려 동영상을 보다 잘 준비를 했다.

 

 

 

2020.03.28.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평소와 같이 잠에서 깼다. 그렇다고 많이 잔 건 또 아니었다. 아침엔 작정을 했기 때문에 세수만 하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한강으로 나가 구경한다. 날도 맑고, 바람도 강하지 않아 정신차리며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나뭇가지에서 점점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한다. 1달 전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날이 따뜻해지긴 따뜻해졌구나.

 

 

아침이기도 하고 해서 나같이 가벼운 운동 또는 그룹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보통은 마포대교를 지나지 않고 여의도공원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원래대로라면 벚꽃축제 기간이 코로나19로 인해 도로 통제 예정이라 멀리서나마 구경하기 위해 원효대교까지 따릉이를 끌고 간다. 곳곳 풍경들이 봄빛을 받고 화사한 색을 자랑했다.

 

 

그러다 유독 눈에 띄는 나무 앞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을 찍고 이동했다.

 

 

도대체 이 조형물은 어디에 있는거야? 하고 인터넷으로만 봤던 조형물을 드디어 찾았다.

 

 

누군가 앞에서 뛰고 각도를 잘 맞춰 사진을 찍으면 그럴싸한 사진이 나올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좀 흉물스럽긴 한데 영화를 본 외국인들이 인증샷으로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한다.

 

 

따릉이를 반납하고 커피를 한 잔 하러 카페에 들어온다. 커피를 주문하고 둘러보는데 내가 주문한 커피가 광고판에 떡 하니 붙어있다.

 

 

봄 신상품들이 많이 나왔는데 딱히 땡기는 건 없었다. 원래 텀블러를 잘 안 사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걸로도 충분하다.

 

 

이 넓은 카페에 손님은 10명 남짓. 주거지역이 아니다보니 주말엔 텅텅 비어있다. 다만 일요일엔 바로 옆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초대형 교회의 신도들이 찾아 바글바글한 편이다. 지금은 예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맛은... 맛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초코렛은 먹지 않고 챙겨 나왔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가려다 공원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시기엔 하루하루가 아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눈으로 이 푸릇하고 화사한 풍경을 많이 넣어놔야 한다.

 

 

이대로 쭉 집으로 걸어간다.

 

 

슬슬 피기 시작한다. 아마 다음주면 만개이지 않을까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쇼콜라케익을 찾았는데 한군데엔 아예 없었고, 집 근처 편의점에 1개가 남아있었다. 슈크림빵도 사고 싶었는데 먼저 들어온 손님의 손에 그 빵이 들려있었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아쉽지만 케잌만 하나 사서 돌아온다.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난 후 아이패드에 새로운 그림 어플을 설치 후 그려보기 시작한다. 프로젝트에 레이어를 만들어 덧씌울 수 있는 구조.

 

 

밑그림을 그려놓고 색칠을 했더니 그럴싸 해 보이네.

 

 

열심히 그렸으니 간식을 먹어줘야지. 편의점에 파는 케익 치고 상당히 맛있다. 아주 달디 단 초코케익에 충실한 맛이다. 다 먹으면 또 구해서 사다먹어야겠다. 아주 쓴 커피와 잘 어울릴 그런 케익. 나같은 초코성애자가 좋아할만한.

 

 

그 와중에 문자 도착. 택배를 문 앞에 갖다놨다는 것이다. 문을 열어보니 덜렁 본품 박스채로 배달되어있는 물건.

 

 

당장 써먹을 일은 없지만

 

 

상품 이미지처럼 파가 저렇게 썰릴 것이냐... 조만간 골뱅이무침을 해먹어봐야겠다.

 

 

TV를 보다 밥을 먹어야겠다 싶어 떡볶이를 했는데 망했다. 맵기만 하고 뭔가 걸죽한 맛이 없다. 올리고당으로는 부족해. 물엿을 구비해야겠다.

 

 

TV를 잘 틀어놓질 않아 광고를 본 적이 없는데 이 날만 2개의 광고를 봤다. 이젠 찾아보지 않아도 알아서 나오는 구나. 내가 세상에 너무 무관심한 건가?

 

 

퍼즐게임을 하다 시계를 보니 4시간이나 지나있었다. 폰 배터리가 2% 남을 때까지 집중하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그럴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하지.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씻고 잠을 청한다.

 

2020.03.29.

늦게 잔 것에 비해 또 일찍 일어나버렸다. 날이 조금 따뜻해지니 아이스커피가 땡겨 우유와 캡슐 커피를 내려 라떼를 만든다. 케이스에 박스에 있는 캡슐을 채워 넣었더니 디카페인만 가득하다. 캡슐이 좀 비워지고 나면 캡슐을 사러 나가봐야겠다.

 

 

그림 그리느라 3시간 정도를 구부정한 상태로 있었더니 목이 땡겼다. 자고 일어났을 때부터 뒷목이 뻐근했다. 펜슬은 어느 정도나 충전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검색을 해봤더니 배터리 상태에서 확인이 가능하더라. 충전은 그리 오랜 시간 꽂아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충전되었다.

 

 

집에 있는 면과 재료털이 용으로 로제 파스타를 만들었다. 면이 135g 정도 되는 걸 다 집어넣었더니 느글느글한 한계점에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설거지 후 선반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먼지들을 닦아내고, 청소를 했다. 방바닥은 그렇게 자주 청소하면서 선반은 왜 손이 잘 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초코 아이스크림이 땡겼는데 교환해 온 케익에는 없는 것 같아 그나마 초코가 들어간 것 같은 것을 골라 먹었다. 초코칩은 있었는데 맛은 어째 좀 느글느글. 아침 커피부터 식사에 간식까지 온통 유제품. 이 연속된 먹부림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뻔했지만 예상은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페이퍼토이를 하나 만들어보기로 한다.

 

 

열심히 자르고 풀칠을 하고 있는 도중 걸려온 아빠의 전화.

'어디니?'
"집이지요?"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데릴러 갈까? 저녁 같이 먹자.'
"나 지금 뭐 하는 중이야. 그냥 시간되면 이따 갈게."
'그럴래? 그럼 6시 정도에 집으로 와.'

이 나이 먹고 이런 거 한다고 말 할 수 없잖아?

 

 

목공풀을 사다 붙였는데 잘 붙긴 하지만 어째 실수하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그리 마음에 들게 붙진 않는 듯 했다.

 

 

스누피 방을 빼고 페이퍼토이를 넣기로 한다. 앞으로 10개 더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 다 만들게 될지...

 

 

금요일에 사두고 먹지 않은 고기와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챙겨 본가로 향한다.

 

 

분명 지난주에도 같은 상인 것 같았는데... 소고기를 구워먹고 삼겹살을 구워먹으니 또 배가 한가득 부풀어오른다. 잦은 음주로 인해 배만 볼록해졌다.

 

 

소화시킬 겸 집까지 걸어와 마무리 청소를 마치고, 연속된 유제품 섭취로 화장실에서 씨름하고 났더니 기운이 빠진다.

커피를 한 잔 했는데 속이 진정되는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불안한 상태.

오늘은 좀 일찍 잘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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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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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전날도 본의 아니게 과음을 했지만 해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금요일 낮 12시에 점검을 하면 점심을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보통은 그냥 무시하고 나가서 국밥을 먹고 왔는데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미리 준비한 다른 팀 직원의 책상을 보니 나도 오랜만에 그것들이 땡겨 편의점으로 향해 마음에 드는 것들을 집어 결제했다. 맛은 뭐... 추억의 맛이지.

 

 

 

 

금요일은 내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 사실 딱히 살 필요는 없었다. 미세먼지로 늘 마스크를 쓰고 있어 미리 사뒀던 마스크가 충분히 여분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사지 않았는데 궁금하기도 해서 약국을 들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바로 구입을 할 수 있었다. 당분간은 사지 않을 듯 하다.

 

 

 

 

들어오는 길에 간식을 사 와 띠부띠부씰을 뜯어보았는데 다행히 중복이 아니었다. 아침에 먹었던 빵에서는 중복 씰이 나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나 때문에 강제로 빵을 먹는 회사 사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무사히 일을 마치고 즐거운 불금 술자리. 친한 회사 여직원이 급전이 생겨 주위에서 아무것도 도와준 것도 없는 사람들이 쏘라고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술을 쏘게 됐다. 얻어먹는 자리 자체가 미안해서 나중에 따로 선물이라도 사줘야겠다.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는데 다들 배가 고파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낸다.

 

 

 

 

하필이면 회를 잘 먹는 사람들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술 역시 속도전이었다.

 

 

 

 

모듬튀김도 먹고.

 

 

 

 

서비스로 나와야 할 콘버터가 가장 마지막에 나온 건 아무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많이도 먹었다.

 

 

 

 

퇴사한 직원이 퇴근 후 가산에서 역삼까지 와 합류하고, 팀 회식이었던 타 팀 인원 3명이 술자리에 합류했다.

3개월 전 입사한 그 팀 직원은 갑자기 일주일 후 퇴사를 한다고 해 모두들 놀랐다. 사실 팀장은 일하는게 성에 차지 않아 수습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고민을 하다 결국 아무 말 없이 넘어간 상태였는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다 스카웃됐다는 회사의 조건 정도를 물어보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앉아서 가만히 보니 나 혼자 40대다. 눈치없이 술자리에 끼는 건가 라고 생각해도 간다고 하면 붙잡는다. 3차를 간다는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니 퇴사한다는 직원이 나는 마지막 술자리인데 그냥 가시는 거냐라고 하길래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너 나랑 친해?"

 

 

 

 

이미 취기가 많이 올라온 상태였고, 배가 불러 더 들어가지 않아 도망쳐 나온 거였다.

그래도 집에 돌아와 잘 씻고 잠에 들었다.

 

 

2020.03.21.

우유도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하고, 캡슐도 사둔지 오래되어 해장도 할 겸 오랜만에 캡슐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캡슐은 라떼 전용으로 홍보했던 커피였는데 그래서 그런가 맛이 괜찮았다. 기분 탓이라고 하고 싶군.

 

 

 

 

마스크를 나눠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본가에 갈 때 늘 까먹고 있었는데 엄마에게 반찬을 가져다 먹으라는 문자를 받기도 해도 까먹기 전에 챙겨놔야겠다 싶어 잘 보이는 곳에 꺼내두었다.

 

 

 

 

검정색은 어른들 쓰시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기도 하고 해서 나도 검정색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건 내가 쓰는 걸로 하고 넣어둔다. 흰색은 갖고 있는 것 대부분을 부모님께 드린 것 같다.

 

 

 

 

친한 동생과 문자로 대화를 하다 캔들 만들기에 대해 물어보길래 생각해보니 나도 집에 있는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어 집안일을 마친 후 주섬주섬 챙겨입고 재료를 사러 나간다.

새로 산 스니커즈와 새로 산 화이트진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퍼즐 게임을 신나게 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까운 을지로.

 

 

 

 

지하철에도 사람이 없었지만 역시나 밖에도 사람이 없다. 시장도 조용했다. 보통 이 시간이면 가게마다 1~2명의 손님은 꼭 있기 마련인데 손님은 20명 내외 정도. 사야 할 물품은 정해져있어 향만 고르고 재빨리 사서 빠져나온다.

 

 

 

 

'저녁 먹게 집으로 와라.'

시장을 빠져나와 폰을 보니 도착해있는 아빠의 문자. 청계천 산책이나 하다 들어갈까 했는데 바로 집에 가서 물건을 내려놓고 나와야 저녁 시간에 맞춰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15분 시장 구경 후 외출 2시간도 안되어 집으로 돌아오다니. 처음이었다.

집에 돌아가 짐을 내려놓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빈 반찬통과 마스크를 챙겨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집 앞에 홍매화 나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벚꽃보다는 매화가 훨씬 더 예쁜 것 같다.

 

 

 

 

마스크를 갖다 드리니 엄마는 마스크 공장을 하는 동창에게 100개를 주문해놨다고 하신다. 갖다 드린 게 헛수고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던 그것보다는 조금 두꺼운 거니 뒀다 아껴쓰시라고 했다.

술이 없이 고기를 먹는데도 잘 넘어가더라.

 

 

 

 

당분간은 반찬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겠다.

 

 

 

 

마트가 쉬는 일요일이라 장을 보기 위해 뒤늦게 마트에 들렀다.

 

 

 

 

생크림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진열대에 다시 놓고 살 것들만 사서 들어온다. 골뱅이는 가끔 할인행사를 할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어오는 편인데 처음 보는 술안주용 간편 골뱅이인 듯 보여 사봤다. 언제 먹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집에 있는 이상은 내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고기는 또 없다.

 

 

 

 

 

2020.03.22.

지난주는 같은 블럭에 있는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아무래도 역 근처로 가면 열려있는 카페가 있을 것 같아 일단 씻고 밖으로 나선다.

꽤 오랫동안 걸었는데 특이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를 발견.

뜀틀 의자라... 뜀틀을 보니 막 뛰어넘고 싶어진다. 나 꽤 높이 잘 뛰었는데.

 

 

 

 

커피 가격은 약간 나가는 편이었지만 호오... 캬라멜 맛이 나는 것 같다. 식기 전에 빨리 집에 가서 편하게 마시자 하며 걷는 속도를 올린다.

근처 성당도 교회도 예배가 없어 동네 자체가 조용했다. 일요일 오전이면 너도 나도 차를 끌고 나와 골목이 늘 복잡했는데 요즘은 매일이 명절같은 느낌이다. 좋다는 얘기다.

중국에 공장도 안 돌아가는지 청명한 하늘. 가끔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아침에 보던 그 하늘 색깔이었다.

 

 

 

 

커피를 사러 얼마나 멀리까지 나갔다 왔나 하고 지도 어플을 켜 거리를 보니 아침부터 1km를 걸었다. 적절한 산책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렇게까지 걸어갔다 사 올 일인가 싶기도 했다.

 

 

 

 

엄마가 준 반찬과 전날 사 온 달래를 다듬어 무치고 된장찌개에 조금 넣었더니 그럴싸한 점심 밥상이 되었다. 아.. 또 풀 밖에 없어..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밥을 준비하는 도중 도착한 문자. 선거 시간이 되었으니 투표를 하라는 문자였다. 어느 당에 소속되어있지도 않지만 한 번은 참여해보고 싶어 선거인단으로 처음 신청했더니 시간이 되자마자 문자가 도착한 것이었다.

남자는 고민을 하다 한 명을 선택하고, 여자는 익숙한 얼굴을 선택했다. 그 후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글을 보니 나처럼 선택한 사람도 꽤 되었다.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군.

 

 

 

 

캡슐도 새로 산 우유도 소비를 해야 했기에 디카페인 캡슐로 라떼를 만들고,

 

 

 

 

주중에 도착한 페이퍼토이를 만들기로 한다.

 

 

 

 

가장 만들고 싶었던 걸 술취한 상태로 들어와 손으로 막 뜯어냈더니 예쁘게 잘리지가 않았다. 게다가 풀도 손에 묻어 종이도 지저분해졌다. 결국은 내 의지로 내가 망친 거다.

 

 

 

 

총 13종 중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것과 가장 기본형을 각각 완성. 이미 다 만든 사람도 있고, 하루에 하나씩 만든다는 사람도 있어 나도 시간이 되면 하루에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이 정도에서 마무리지었다.

 

 

 

 

귀엽군요!

 

 

 

 

시간이 되면 다시 정리를 해 자리를 만들어둬야겠다.

 

 

 

 

잘 치지도 못하는 기타 연습을 한다고 했더니 굳은살이 생기는 중인지 손가락이 찌릿찌릿하며 벗겨지는 중이다. 뭐라도 좀 꾸준히 해야 하는데... 난 왜 도중에 그만두는 게 이리 많은지...

 

 

 

 

점심에 먹은 걸 그대로 먹을까 하다 스테이크가 땡겨 배달 어플을 봤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돼지고기는 전날 먹기도 해서 치킨으로 주문. 금요일엔 배가 불러 치킨을 거의 먹지 않았고, 쉬면서 틈틈이 자잘한 운동을 했더니 닭이 적당할 것 같았다.

 

 

 

 

술을 마셔야 함이 맞는 구성이지만

 

 

 

 

이걸로 충분했다. 술 생각이 싹 사라질 수도 있구나. 질리도록 마셔서 그런가.

 

 

 

 

못봤던 프로그램 몇 개를 보고, 청소와 빨래 후 하루를 마무리. 슬슬 자야지. 잉여로운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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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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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전날 회식으로 과식과 과음을 한 후라 점심은 해장이 필요했다. 가만 보면... 목요일에 꼭 술을 마시고 금요일 점심식사는 설렁탕이나 국밥으로 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늘상 같은 패턴이지만 지겹지도 질리지도 않나 보다.

 

 

퇴근 전, 회를 먹자느니 어쩌자느니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 그보다 먼저 일을 끝마쳐야 했기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친구가 운동하러 오지 않냐는 말에는 야근으로 둘러댄다. 사실 야근을 할 수 있었지만 금요일에 그러고 앉아있는 건 나에게 몹쓸 짓 아니겠는가?

일주일 전에 먹었던 낙지볶음이 또 생각나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 식당에 들러 포장을 하고 패트 소주를 구입해 귀가.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있게 남아 청소기만 간단하게 돌리고, 상을 차렸다.

 

 

나의 애착 인형과 함께 TV 본방송을 시청하고,

 

 

낙지가 매웠는지 시원한 것이 땡겨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내 빵만 걷어내고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2020.03.14.

매일 드립 커피를 내려 먹다가 오랜만에 남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어 고양이 세수를 하고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 후 동네 카페를 찾아 헤맨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를 갔더니 11시 30분 오픈, 그 다음 카페를 갔더니 주말엔 오후 1시 오픈, 대로변에 있는 카페를 갔더니 그냥 영업을 안 하는 상태. 결국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새로 나왔다는 빵을 함께 사 집으로 돌아온다. 본의 아니게 찬바람 쐬며 동네 한바퀴를 돌며 산책한 꼴이 되었다.

 

 

편의점 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이 좋다. 정말 비싸고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아니라면 저렴한 원두를 쓰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느니 차라리 편의점 커피를 추천한다.

내가 여태껏 빵을 먹으며 띠부띠부씰을 모은 적이 없었는데 덕질이 무엇인지 이 덧없는 짓을 또 시작한다. 조금만 먹고 점심식사를 하려다 결국 빵을 아침 겸 점심으로 해결해버렸다.

 

 

집안일을 대충 마치고 나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일요일 마트가 문을 여는 주간이었지만 미리 음식을 쟁여놓을 겸 마트로 향한다.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있는 나무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고 만개할 준비를 시작했다. 봄이구나. 봄이야. 암. 그렇고 말고.

 

 

날은 차가웠지만 하늘만큼은 한여름 못지 않은 깨끗하고 파란 하늘이었다. 그 덕분에 멋진 석양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말 얼마만인지 마트에서 고기를 구입했다.

 

 

마늘은 편 썰고, 고추는 쫑쫑 썰고, 상추와 깻잎은 흐르는 물에 잘 씻고, 파는 채썰어 무치고, 고기는 거의 한 근이었지만 모두 굽기로 한다. 남으면 다음날 먹으면 되니까. 고기 상태가 아주 좋았다. 비싸게 주고 산 보람이 있었어.

 

 

이렇게 차렸는데 술을 안 마시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준비했는데

 

 

술이 잘 넘어가질 않더라. 아무래도 전날 똑같은 양의 패트 소주를 다 마시고 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쌈을 잘 싸서 냠냠. TV 프로그램도 재미없어 뭘 봤는지도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그러다 탄수화물이 땡겨 급하게 라면을 끓였는데 결국 국물만 집어 먹다 말았다.

 

 

조회수가 900만을 넘으면 홍대입구역에 지하철 광고를 실어준다길래 리핏을 걸어놓고 돌린다. 나같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삽시간에 수십만 조회수를 넘긴다.

 

 

일찍 자려고 했지만 뒤척이다 결국 3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

 

 

2020.03.15.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날이 밝으니 어김없이 내 눈꺼풀 안으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온다. 몸을 겨우 일으켜 해장으로 캡슐 커피를 내리고 라떼를 만들었는데 아... 역시 라떼는 내 취향이 아니야... 유제품은 늘 먹기가 힘들다.

 

 

점심을 먹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더니 그냥 집에 있다간 후회할 날씨같아 정신도 좀 차려보고자 가벼운 운동복 차림을 하고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대여하고 한강으로.

 

 

나처럼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으니 그렇게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했다. 단, 사람이 적은 지역에 한해서.

 

 

어제와 같은 한여름의 하늘.

 

 

이 정도 구경을 마치고 따릉이는 반납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산수유도 활짝 피어있고,

 

 

매화나무였는지 홀로 만개해 있었다.

 

 

공원을 한바퀴 도니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오래 걷는 건 지겹기도 하고, 귀가 시간도 덩달아 늦어져 적당히 이 정도 움직이는 선에서 다시 따릉이를 대여해 집으로 돌아간다. 자전거 탄 시간까지 포함해서 2시간 정도를 계속 움직였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적인 느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좋을 타이밍인 것 같아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초코 아이스크림을 찾아봤는데 아무데도 판매하지 않는다. 어차피 한 번은 먹어야 할 아이스크림과 1+1 사이다 행사 품목을 함께 구입해 돌아온다.

 

 

사실 이 아이스크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빵의 식감이 별로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팥이라니.

 

 

그래서 해체 후

 

 

아이스크림만 집어 먹었다.

 

 

저녁엔 잔반 처리를 한다고 금요일에 먹다 남은 낙지, 토요일에 먹다 남은 삼겹살과 소주를 꺼내 또 술을 마셨다.

그러다 또 아이스크림이 땡겨 급하게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들렀지만 마감시간이라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아 편의점에 들러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집어 결제한다. 추운 날씨였지만 술로 몸에 열이 오른 상태라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었다.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술을 마시면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져 술을 자제할 수가 없게 되는데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들이부은 것 같다.

3월 4, 6, 8, 9, 11, 12, 13, 14, 15일. 술 마신 날. 나를 혹사시킨 날들에 나에게 미안한 날들. 적당히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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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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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를 내고 느긋하게 쉬고 있다가 문자가 온 것도 모르고 뒤늦게서야 확인.

'오늘 ㅇㅇ이 같이 운동하기로 했거든. 너도 끝나고 저녁이나 같이 먹자.'

딱히 할 일도 없고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만나기로 했으나 그럼 운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잖아? 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그럼 나도 운동을 하면 되겠네? 싶어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한 후 부랴부랴 집안일을 마치고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집을 나선다.

2년 전, 친구가 암벽등반을 하다 추락 후 다리가 부러져 병문안을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이후 오랜만에 군자역으로.

 

암장 앞에서 친구들을 만나 함께 들어간다. 1개월 등록은 11만원, 일일 즐기기 코스는 2만원. 신발 대여는 3천원. 친구는 1개월 등록을 하고, 나는 일일 이용료를 지불한 후 신발을 빌려 신고 자리를 잡는다.

 

친구의 신발과 초크.

 

코칭은 엄격하진 않지만 꼼꼼하게. 나도 이런 식의 교육을 받았다.

 

친구의 몸풀기. 노란색이 가장 쉬운 단계인데 노란색, 녹색, 파란색 순서로 한바퀴씩 돈 후 몸풀기를 마친다.

 

'볼더링을 하자. 이게 재미있어.'

같은 색깔만 잡거나 밟고 이동을 해야 하는 난이도가 있는 문제들. 가장 쉬운 건 손쉽게 풀어 탑을 찍었는데 그 다음 단계부터 안 되더라.

 

하다 힘들어 음료수를 하나 마시며 쉬는 중, 친구는 새로운 과제가 나왔다며 도전해본다.

3번 정도를 이렇게 꽈당... 했나.

 

이내 다 풀고 탑에 양손을 찍는다.

암장에는 30명 정도의 사람이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 봐도 친구의 실력은 그 중에서 단연 최고. 매일 운동을 하는 것도 대단하고, 이 운동을 거의 10년째 하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나라면 벌써 질리고 그만뒀을텐데.

 

다른 쪽에 있는 볼더링에 도전. 역시나 쉬운 건 바로 풀었지만 바로 다음 단계에서 막힌다. 손에 악력도 부족한데다가 전완근이 조여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힘에 부쳐 몇 번 도전을 해보다 결국 해결을 못하고 마무리. 아쉬운 마음에 다음을 기약하며 암장을 빠져나온다.

 

예전에 같이 작업을 하고 왔던 고기집으로 3년만에 방문. 주먹고기와 껍데기.

 

그리고 술 한 잔.

 

하이라이트, 새우찌개. 이게 먹고 싶어서 다시 찾아왔는데 역시나 맛있구나.

 

항정살까지 추가로 주문하고

 

먹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자정.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대리기사를 불러 편하게 집까지 도착한다.

간만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즐거운 하루였다. 피곤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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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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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6.

출근하자마자 옆 팀 여직원이 내 자리로 와서 우유를 스윽~ 놓고 사라진다. 이젠 주위 사람들이 내 애정의 대상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너무 대놓고 홍보를 하기도 했지만) 알아서 챙겨주고 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나 역시 알아서 챙겨주고 있지만. 정말 고맙다들.

 

사실 야근을 할 각오로 일을 하다 중간중간 딴 짓 하지 말고 일단 일을 해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했더니 4시 반 정도에 일이 마무리 됐다. 그 후부터 느긋한 마음으로 일을 하다 적당한 시기에 일을 마무리 짓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식당에 들러 낙지볶음을 포장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주를 사려고 들른 편의점에도 우유가 절찬리 판매중이다.

 

 

오자마자 가방을 풀고, 짐을 정리하고, 상을 차려 오랜만에 집에서 혼술.

 

 

식당에서 주문할 때 '보통으로 해줄까요?' 하는 아주머니의 물음에 "아니요. 맵게요." 라고 답한 것에 아주 만족할만 한 매운 맛이었다. 식당엔 사람들이 있는 편이었지만 평균적으로 장사가 잘 안 되었는지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런 응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 달에 한 번 먹었던 낙지였지만 바빴던 탓에 2달 반만의 낙지였고, 오랜만의 기대에 부응하는 맛있는 매운 맛이었다. 소주는 1병으로는 부족할 듯 하여 패트를 구입했는데 거의 2병 분량이라 마시다 버리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앞으로는 들이 부어야겠다 싶을 땐 패트로 사다 마셔야겠다.

 

 

급하게 상을 차려 먹은 이유는 본방송을 보기 위함이었지...

 

 

할라페뇨와 이것저것 같이 구입했던 것들 중 전자렌지 팝콘이 있었는데 매운 걸 먹고 나니 고소한 게 땡겼는지 절로 손이 가 어쩔 수 없이 사이다 한 캔과 팝콘을 먹으며 지난 주말 방송됐던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본 후 잠에 들었다.

 

 

 

2020.03.07.

마음이 편안한 토요일 아침. 월요일 연차를 냈다는 것 하나로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회사에서 부르는 일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출근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안도감을 준다.

아침엔 재활용 쓰레기 정리를 하고, 아점을 챙겨먹고 나니 커피를 마실 타이밍을 놓쳐 오랜만에 캡슐 커피를 내려 마셨다. 오랜만이라 맛있을 줄 알았더니 역시나 맛이 없다. 드립 커피가 익숙해져 이것도 별로다 싶었는데 원두로 직접 내려 마시는 게 최고구나.

 

 

TV를 멀리하고 산지 1달. 그러다 좋아하는 가수가 슈가맨에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간 보지 않았던 방송을 모두 챙겨본다. 그러고 나니 뭔가 해먹어야겠다 싶은 생각은 나의 귀차니즘과 함께 사라져 간단하게 면만 삶고, 시판 소스를 들이부어 만든 파스타. 새로 산 파스타볼에 담아 먹으니 맛도 새로워지는 느낌. 이래서 플레이팅이란 중요한 거구나.

 

 

밥을 먹고, 청소를 하고, 장을 보러 마트를 다녀온다. 난 늘 일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낮에 보다 만 남은 방송분까지 본 후 하루를 마무리한다.

 

 

2020.03.08.

오랜만에 9시간을 잔 것 같다. 주말에도 늘 7시간을 자야 많이 자는 거였는데 중간에 한 번 눈을 뜨긴 했지만 잠깐 눈을 감는다는 게 3시간이나 지나있을 줄이야.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아직 깨지 않은 정신을 차린다.

 

 

전날 방송을 보고 오랜만에 책장에 꽂혀있던 악보를 찾아 꺼내고, 조율 후 기타를 쳐본다. 이런 악보를 본지도 몇 년 지나다보니 처음엔 이걸 어떻게 쳐야하는 건가... 싶어 헤매다 조금씩 기억에서 찾아진 익은 손동작이 자리를 찾아갔다. 제대로 기타를 치긴 쳤는지 단시간이었지만 손가락 끝이 저리게 아파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날씨 예보. 낮기온이 아주 높은 따뜻한 기온이라고 틈만 나면 예보를 해온다. 창문을 열어 확인한 창밖은 미세먼지로 약간 뿌연 날씨였지만 기상 캐스터의 말대로 춥진 않은 느낌이었다. 아직 패딩을 벗지 못하는 추위가 두려운 인간이기에 티셔츠 하나에 패딩을 걸쳐입고 나간다.

가방에 장바구니와 지갑, 스마트폰만 챙겨 넣고 가벼운 장착으로 백화점을 돌아다닌다.

무엇을 사야할지에 대한 목적과 목표가 확실했기에 마음에 드는 물건이 보였을 때 바로 시착해보고 고민없이 빠르게 결제를 하고 빠져나왔다. 나같은 손님도 드물거야. 점원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손님일 듯.

 

 

저녁에 먹을 음식 준비를 위해 와인 코너에서 와인 한 병과 빵집에서 치아바타 빵을 하나 구입해 돌아온다.

 

 

신발이 큰 것 같으니 신다가 크게 느껴지면 깔창을 사다 끼우라는 점원의 조언이 있었지만 쉽게 발이 부풀어 오르는 특성 상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집에 돌아와 다시 착용해보니 부은 발에 적당히 여유있게 잘 맞는 느낌이었다.

 

 

깔끔하게 잘 신을 수 있겠구만. 신발도 가볍고 푹신푹신하니 좋다.

 

 

청소와 샤워 후 음식을 준비한다. 시간이 걸릴 거라곤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시간이 많이 걸린 듯 했다.

 

 

처음 만들어 본 바질 페스토 파스타. 시판 소스를 사다 사용했는데 원래 이런 맛인가... 하며 먹었다. 펜네는 9분을 삶았는데 10분을 삶았으면 딱 좋았을 것 같다. 요즘은 삶는 시간을 잘 못 맞추겠어.

 

 

치아바타 빵에 바질 페스토 소스를 얇게 펴 바르고, 그 위에 방울토마토, 양파, 블랙올리브를 다져 발사믹 글레이즈, 올리브유, 설탕, 소금, 후추를 넣어 버무린 걸 올린 후 치즈를 갈아 마무리한 브루스케타. 빵을 들어올릴 때서야 알았지만 왜 바게뜨를 쓰는지 이해가 되었다. 빵이 부드러워 좋았던 반면, 토핑이 우수수 쏟아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맛있었으면 됐지 뭐. 둘 다 처음 만든 것 치고는 간도 잘 되어 맛이 좋았다.

 

 

백화점 와인 코너 점원에게 바디감이 있는 와인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추천받은 이태리산 와인. 이 외에도 다른 와인을 추천 받았는데 이미 마셔본 와인이라 이태리산은 처음이기도 하고 해서 구입했는데 꽤 괜찮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단 향이 잔향으로 남을 거라는 말도 딱 맞아 떨어지는. (이렇게 얘기하면 와인 전문가 같지만 사실 난 소주를 좋아하지)

 

 

우리집 6살 애기도 탐내는 나의 음식들.

 

 

심심하지 않게 TV를 보며 냠냠쩝쩝,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진다.

 

 

먹을 땐 좋았지만 먹고 나니 설거지가 산더미. 토마토 토핑은 아침에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해야겠다. 나의 요리도 정체성을 찾아가야할텐데...

주말도 이렇게 저문다. 하지만 내일은 즐거운 연차니 가벼운 마음으로 푹 쉴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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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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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얼굴들이 회사에 들어왔다. 나이를 들어보니 93년생, 94년생이라고 한다. 이젠 내가 회사 평균 나이를 지나치게 높여놓는 거대한 축이라는 걸 느낀다. 나이가 들어서 밀려나는 위기감보다는 업무가 부진해 밀려나는 위기감이 더 큰 시기가 다가오는 듯 하다.

 

 

긴 회의 끝에 느즈막히 점심을 먹고, 다음주까지 끝내야 할 일을 조금씩 처리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작업들은 미뤄두고, 확실하게 마무리 짓기가 가능한 일부터 우선 처리.

지난 주말, 태국 출장을 다녀온 무리들이 이것저것 간식과 똠양꿍 라면을 하나씩 돌린다. 내가 태국을 다녀와서 사 온 거라곤 팟타이 키트 외엔 없었는데. 이건 무슨 맛일지 궁금하군.

 

 

3주만에 월요일 정시 퇴근. 집에 갈 수 있을 때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일찍 왔지만 집에 오면 꼭 집안일을 하느라 시간을 몽땅 소비하는 느낌.

이번주 마지막 추위가 지나가면 곧 봄이 오겠지. 봄이 오면 겨울 옷을 정리해야겠지. 그럼 드라이클리닝을 맡겨야 하고, 그럼 또 돈이 들어갈 거고, 또 뭔가를 정리한다고 버리고 사기 시작하겠지.

역시나 계절이 바뀌는 시기는 버리고 비우고 채우고를 반복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일을 좀 처리해놓고 다음주에는 연차를 하루 내야겠다. 그래봤자 집에서 정리만 하겠지만.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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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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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8.

전날 회식을 하고 소주를 잔뜩 마신 상태였지만 그간(월~수)의 야근으로 집안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풀어보지도 못한 택배 박스가 거실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었다) 아침에 빨리 일어나면 바로 출근을 하고 일찍 퇴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에 들었다. 그렇게 잠들어 눈을 뜨니 5시 반. 어떻게 할지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다 일어난다.

이제 해가 길어졌는지 하늘도 일찍 밝아진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7시 반.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 오랜만에 남이 내려준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한다.

 

 

오늘의 커피는 영 별로군. 그냥 돈 들여서 비싼 커피를 마셔야겠다.

 

 

점심엔 해장을 하고,

 

 

일을 대략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을 때 회사로 택배가 도착했다. 비가 내리는 오후였지만 다시 박스 포장을 곱게 해 집으로 들고 갔다. 박스를 뜯자마자 광대 승천. 나도 그런 얼굴이 될 수가 있구나 하며 스스로 놀랐다.

 

 

집에 돌아와 5일간 못했던 청소를 간단하게 하고, 구석에 세워둔 박스를 뜯는다.

 

 

저녁 약속 전까지 조립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시키는대로 한다고 했는데 상판 조립을 뒤집어서 하는 바람에 다시 나사를 풀고 조이길 반복. 머리가 나쁘면 이래서 고생. 난 늘 뭔가를 조립할 때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

 

 

그렇게 내 노동력을 녹여내 완성.

 

 

어째 손도 더 쭈글쭈글해진 느낌. 드라이버로, 육각 렌치로 계속 조이느라 고생한 내 손.

 

 

갑자기 라이브 방송을 한다고 하는 바람에 대충 박스만 치워놓고 방송을 보고 약속 장소로 출발한다.

 

 

나도 드디어 쿠션과 인형 구입을 완료. 자잘한 걸 사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득템의 느낌이 있다.

 

 

2정거장이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도착하니 한 판 구워먹고, 다른 한 판을 굽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설날 전에 결혼한 회사 동료가 한 턱 쏜다고 했던 날이라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안 할 수(?) 없었다. 게다가 다들 멀리 사는데 나는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살고 있으니 더더욱. 금요일에 회식 자리를 이해해주는 아내라니. 결혼 잘 했다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주 목적이었던 골뱅이탕을 먹기 위해 장소를 이동한다. 새신랑과 나를 제외한 다른 회사 사람들은 처음 접하는 풍경이어서 적잖이 당황을 한 듯 했다. 나도 거의 10년만에 왔더니 메뉴가 이렇게 바꼈는지도 몰랐다.

 

 

주문한 음식이 차례로 나왔다. 국물이 칼칼하니 딱 좋았다. 밖에 비도 내리는데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운치있어 좋다.

 

 

꼬막이 있으면 또 주문을 안 할 수가 없지.

 

 

특이한 건 짜파구리를 판매한다는 것이었는데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이게 맛있는지 아닌지는 판단이 서질 않았다.

 

 

술이 술술 들어가는 즐거운 대화를 이어가는 중, 작년 말에 퇴사했던 직원도 늦게 합류를 해 마시기 시작했다. 급하게 술잔을 들이키다 보니 속에서 더 이상 받질 않았다. 어느 정도까지만 마신 후 더 이상 술잔을 들지 않았다.

 

 

요즘은 포장마차도 방송을 타는 시대인가 보다. 아무래도 호객에는 도움이 되겠지. 골뱅이탕을 먹고 나니 가끔 술 생각이 나면 혼자라도 와서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기엔 남들 시선에 대한 철저한 방어가 필요하겠지만.

 

 

택시를 타고 중간에 내려준다는 걸 마다하고(포차에서 집까지 아무리 늦어도 걸어서 15분 거리) 소화도 시킬 겸 우산을 쓰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왔다.

 

 

 

2020.02.29.

술마신 다음 날의 단점은 눈이 빨리 떠진다는 것이다. 일어난 김에 씻지도 않고 정리를 시작했다.

기존에 놓아둔 물건들을 치우고, 조립해놓은 책장을 세운다. 새로 산 쓰레기통도 자리를 잡아본다.

 

 

굴러다니는 박스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잠깐 고민해보다가 인터넷에서 사진 하나를 프린트한 후,

 

 

자리를 못 잡은 마스크들을 박스에 담는다. 박스는 현관 옆에 두고 출근 때 잊지 말고 하나씩 뽑아 써야겠다.

 

 

자리만 잡아놓고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식사를 한다.

 

 

청소 후 인형을 보니 어째 얼굴이 이상하다.

 

 

오 마이...

 

 

얼굴을 꾹꾹이 해준다. 다들 경락마사지를 해주니 많이 복구되었다고 한 글을 봐서 나도 따라 해본다.

 

 

너무 모았는지 부풀어 올랐는데 나중에 더 마사지를 해주면서 자리를 잡았다.

 

 

요로코롬 귀여운 뒷태도 찍어주고.

 

 

나주겅...

 

 

또 다른 택배를 뜯어 새로 산 이불 커버와 쓰던 이불을 들고 코인 빨래방에 다녀오고 나니 당 떨어져. 냉동실을 열어 아이스크림 하나를 얌냠.

 

 

가장 기본이라 그런가 맛은 좋았다. 과하게 달지도 않고.

 

 

뽀송뽀송하게 잘 건조된 이불 커버와 베개 커버에 각각 솜을 집어넣고 자리를 잡아본다. 아주아주 만족스럽군. 침구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된 듯 했다.

 

 

그리고 책장도 대략 정리를 마무리한다.

밖에 내다 버린 큰 박스만 5개. 그간 분리수거를 하지 않았던 쓰레기 더미까지 몽땅 갖다 버리니 뭔가 휑했다. 그래도 이렇게 버리고 비워내는 작업을 거치고 나니 조금은 마음도 비워지는 느낌이었다.

 

 

저녁을 챙겨먹기 전, 영화 예매 상황을 본다. 다음날 조조로 예매해두었지만 아무래도 일요일은 쉬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취소표가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운이 좋게 명당 자리 한 자리가 취소되었고, 곧바로 예매를 한 후 급하게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털었다.

 

 

가장 중요한 체다치즈가 빠지는 바람에 걸죽한 소스가 만들어지지 않아 결국 면이 퍼져버렸다. 면도 생각보다 많이 잡아 소화도 안 되는 느낌.

 

 

먹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옷 갈아입고 그렇게 정신없이 나오니 영화 시간이 점점 다가와 마음까지 급해진다. 그래도 원래 도착하는 시간보다 갈아탄 1호선 열차가 3분 늦게 도착한 바람에 놓치지 않고 바로 갈아탈 수 있었다.

 

 

토요일 저녁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텅텅 빈 전철이 정차했다. 사람들은 사람들을 경계했다.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시작 전 도착. 급했던 마음이 그제서야 누그러진다.

 

 

극장에도 역시나 사람이 없다. 체인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 중 하나이지만 평일 오전 사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영화는 상당한 몰입감을 줬다. 시작한지 30여분 정도 지났을 때부터 속이 울렁거려 참을 수가 없었는데(마스크를 계속 쓴 상태로 봐야해서 숨쉬기 조차 불편했다) 영화를 다 보고 집에 도착해서도 2시간 정도는 진정이 되질 않았다. 기존 전쟁 영화에서 보여줬던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고, 어떤 앵글을 잡고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감독의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스토리로는 실망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영화를 체험한다는 관점에서는 상당히 혁신적이었다. 아마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집에서 보면 역시나 전혀 몰입감이 없었겠지.

 

 

그렇게 영화를 체험하고, 극장을 빠져나왔다.

 

 

달이 예쁜 밤이었다.

 

 

이 극장은 전철역까지 내려오는 동선이 최악이지만 다행히 시간이 잘 맞아 내려오자마자 전철을 탈 수 있었다. 그리고 내린 전철역에서도 버스가 바로 도착해 갈아타기가 수월했다.

돌아가는 전철도, 갈아탄 버스도 모두 서로를 경계하는 눈빛의 사람들과 함께였다.

 

 

 

2020.03.01.

3월이다. 어영부영 그렇게 3월을 맞았다. 지난 1월과 2월은 술과 야근 외에는 딱히 기억나는 것이 없었다. 아마 3월도 그렇게 채워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술은 조금 줄이는 게 맞겠지만.

 

 

커피도 내려 마시고, 조금은 느긋하고 여유로운 아침을 보낸다.

 

 

시간이 되어 재방송도 챙겨 보고 난 후 식사를 한다.

 

 

집에 있다 마저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 집에 있던 빈 김치통과 반찬통을 카트에 끌고 본가로 향했다. 엄마는 밥을 먹고 가라고 했지만 이상하게 같이 먹고 싶지가 않았다. 마트에도 들를 생각이었으므로 빈 통만 내려놓고 거의 바로 집을 빠져나왔다.

마트에서 토마토 소스와 할라페뇨를 구입하려고 했지만 할라페뇨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파스타 면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미리 사둬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더 사야하나 싶어 작은 사이즈의 냉동 새우와 토마토 소스만 집어 마트를 빠져나왔다. 그리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피자가 땡겨 피자 한 판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큐를 보다 잠시 잠이 쏟아져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다 결국 베개를 베고 잠시 누웠다 일어난다. 설거지를 하고, 마저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샤워를 하고, 화장실 청소까지 마친다.

아직도 정리하지 않은 짐들이 남아있지만 여기까지만 하도록 한다. 결국 일을 만드는 것도, 일을 해결하는 것도 내 몫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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