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20.02.23 2월 4주차 주말
  2. 2020.02.23 2020년 2월의 덕질
  3. 2020.02.20 2020.02.20
  4. 2020.02.16 2월 3주차 주말
  5. 2020.02.09 2월 2주차 주말
  6. 2020.02.03 2월 1주차 주말

2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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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전날 근무 중 오후에 잠시 나가 편의점 투어를 돌았다. 민트 패키지가 나왔나 하고 찾아봤는데 대량으로 물건을 가져다놓은 편의점은 딱 한군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 출근길에 그 편의점에 들렀더니 웬일, 진열 대기 중인 패키지가 3개. 결제 가능하냐고 알바생에게 물어보고 2개를 가져왔다.

 

 

원하는 마그넷이 나올 때까지 사야하나 좀 고민인데... 과자는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점심시간에 딱 맞춰 알맞게 유럽에서 패치를 진행하는 바람에 대기했다가 그냥 밥을 일찍 먹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 가까운 식당에서 순대국을 먹고,

 

 

들어와서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일이 계속 터진다. 꾸준히 터진 일은 오후 9시가 되어서야 종료되었다. 대기하는 중에 홈페이지로 들어가 방송도 챙겨보고.

 

 

일찍 퇴근하고 오랜만에 매운 낙지나 사다 먹을까 하는 마음에 부풀어 있었는데 결국 내 실수로 다른 직원들까지 야근을 시키게 만들었고, 나 먼저 퇴근해도 됐지만 양심 상 그럴 수가 없어 남아있다 요즘 이상하게 같이 야근을 하다 술 파티까지 이어지는 직원들과 한 잔 기울이기로 하며 회사를 나섰다.

9시 10분 정도 회사를 빠져나왔는데 비가 꽤 내리고 있었다. 부랴부랴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우산을 챙겨 나온다.

 

 

원래 가려던 가게는 마감이어서 30m 떨어진 다른 가게로 들어왔는데

 

 

나쁘지 않다. 고기 질도 꽤 좋았고, 반찬들도 맛있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오게 될 듯.

여자친구가 있는 직원은 여자친구에게 본부장과 술을 마신다고 거짓말을 했고, 아내가 있는 직원은 아내에게 대표와 갑자기 술자리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무 부담이 없는 나와 다른 직원 한 명은 이런 핑계를 대야만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기만 했다.

 

 

일이 점점 늘어남과 동시에 책임도 더 늘어나는 중인데 인력충원은 해 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인원으로 다 가능할 거라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 야근까지는 인정하겠는데 난 죽어도 주말에 나와서 일하고 싶지가 않아. 

 

 

결국 답이 없는 대화를 마치고, 모두 깔끔하게 소주 1병씩을 비우고 나서야 식당을 빠져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중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아.. 팀장님, 잘 들어가고 계신가요?'
"네. 무슨 일이시죠오?"
'제가 지하철 내릴 때 문 옆에 우산을 세워뒀는데 깜빡하고 그냥 내려서요. 내릴 때 챙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에 술 마시고 갑자기 사라져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직원도 요즘 나사가 많이 풀렸는지 비도 많이 내리는데 우산을 그냥 지하철에 두고 내린 모양이었다. 고개를 돌려 문 옆을 보니 그 무겁고 긴 검정색 골프 우산이 애처롭게 벽에 기대있다. 우산을 챙겨 들고 내려 집으로 돌아와 젖은 우산을 펼쳐 잘 말려둔다.

코로나 때문에 방송 녹화도 영향이 있는지 예전 방송을 편집해 보내준다. TV를 보다 잠에 들었다.

 

 

 

2020.02.22.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밥을 해 먹고 다큐 한 편을 보다 잠이 쏟아져 2시간 반 정도를 눈을 감고 쉬다 일어난다. 저녁을 먹기 전에 허기가 질 듯 해 생각한 것도 있고 해서 며칠 전에 배송 온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 먹는다.

 

 

아이스크림이 고소하니 맛있다. 많이 달지 않아서 좋군.

 

 

맛있게 먹고, 옷을 챙겨 입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향한다.

 

 

필요한 걸 하나 구입하고,

 

 

마트를 돌다 생크림을 할인하길래 저녁은 간만에 파스타를 먹기로 결정, 나머지 재료들도 함께 집어온다.

 

 

그 전에.

 

 

포장지를 씻어 곱게 잘라

 

 

도화지도 2겹, 같은 사이즈로 붙여준다. 전단지에 붙어있는 자석을 떼어내 알맞은 사이즈로 잘라 준비한다.

 

 

그리고 예쁘게 잘 잘라준다.

 

 

뒷면엔 자석도 잘 붙여주고.

 

 

엄청난 가내수공업이다.

 

 

고된 노동(?)을 마치고 난 후 더 고된 노동을 이어간다.

 

 

이번엔 간도 적절히 잘 된 것 같다. 최근에 만든 크림 파스타 중엔 가장 맛이 좋았다.

 

 

하지만 또 먹다 보니 느글느글...

 

 

생크림이 남은 관계로 조만간 로제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토마토 소스가 다 떨어졌는데 사러 가야겠군.

 

청소를 하고, 씻고 난 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앉았다. 형태를 다 잡고 나니까 뭔가 옆으로 퍼진 것 같았다. 애써 그린 그림을 지우개로 다 지워냈다. 그러다 울음이 터져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됐다. 울 수 있을 때까지 한참을 울다 진정되고 난 후 넷플릭스로 다큐 한 편을 보고 잠에 들었다.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했다.

 

 

2020.02.23.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이제 해가 길어져 빛이 일찍 들어오다 보니 잠에 방해를 받는 듯 했다. 귀마개도 얼마 남지 않아 추가로 구입해야 할 시기. 답답하지만 안대를 하고 자야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종 덕질 아이템들은 정리가 되지 않아 책상과 의자에 널부러져 있다. 그 중 하나를 집어 지갑에 넣기로 한다.

내 베프와 찍은 19년 전 스티커 사진은 지갑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지 않았다. 떼어냈다간 얼굴만 동동 떠있을 것 같아 우선 새로 발급받은 카드를 넣어보니 얼굴을 가리지 않아 함께 껴놓기로 했다.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들 지갑에 이런 식으로 넣어 놓더라.

 

 

이미 페이에 카드를 등록한 후라 실제로 카드를 꽂아 사용할 일은 없다. 가끔 지갑을 열어보면서 만족해야지.

 

 

커피를 내려 마시고, 일찍부터 돌린 빨래가 다 되어 건조대에 차례차례 걸어놓았다.

그림을 그릴까 하다 밥을 먼저 차려먹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아 마트에서 사온 걸 죄다 꺼내 요리를 하다보니 또 4인분 정도의 식사. 이번주엔 무조건 도시락을 싸야겠구나.

 

 

그림을 그리기 전에 동영상 하나를 보고,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 얼굴을 그려보기로 한다.

그 전에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의무적으로 하나 먹고.

 

 

2가지를 먹어봤지만 역시 콘스프가 내 취향인 듯. 이건 무슨 맛? 빠빠~빨간~맛? 궁금해 허~니~

 

 

얼굴을 그려보다, 손도 그려보고.

 

 

형태를 잡고 드로잉을 생각나는대로 하다가 사진을 보고 그리기 시작,

 

 

이렇게 가만히 놓고 보니 그렇게 비슷하지도 않다. 오늘의 그림은 지우개를 아예 쓰지 않고 그리다 보니 한계점이 온 게 아닌가도 싶었고.

3주차 그림은 여기까지 그리기로 한다.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억지로 저녁을 챙겨 먹고 청소와 빨래까지 하고 나니 또 늦은 시각. 도시락 반찬은 싸뒀는데 쌀을 또 씻지 않았네. 어서 마무리하고 쉬자.

And

2020년 2월의 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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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1.

발렌, 연보라, 화이트 패키지 구입.

 

2020.02.07.

스파오에서 파자마, 티드레스 구입. 사은품 마우스패드.

 

2020.02.15.

그림을 한 번 그려 봄.

 

2020.02.19.

체크카드 배송 완료.

 

다이어리 배송 완료.

 

아이스크림 배송 완료.

 

사은품 거울 3종.

 

2020.02.21.

민트 패키지 구입.

 

2020.02.22.

가내수공업으로 자석 만들기.

 

2020.02.23.

발급받은 체크카드, 지갑에 넣기. 스티커 사진이 떨어지지 않아 그대로 두고 같이 껴놓기로 함.

 

추가되면 갱신 예정.

And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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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지하철에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마주한다.

엄마다.

“집에 왔다 가는 거야?”
‘응. 김치 지진 거랑 꽈리고추 볶은 거 갖다 놨어. 밥은 먹었냐?’
“아니. 배고파. 들어가서 먹어야지.”
‘그래. 언넝 밥 먹어라.’
“응. 들어가.”

무언갈 더 이야기 하려고 했지만 마땅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고, 집에 있는 과일을 가져가라 하려 했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월요일부터 야근에 시달리다 간만에 찾은 여유라 긴장이 풀어져 기운이 없어져버렸는지도.

그냥 그렇게 헤어지고 난 게 마음이 영 좋질 않다. 전화라도 드릴 걸...

 

마음 하나를 잃었다.

And

2월 3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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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4.

전날 회식을 하면서 회식비를 부득이하게 쓰지 못하는 다른 팀원 2명을 데리고 함께 했는데 얻어 먹은 게 미안했는지 아침에 커피와 머핀을 사다 주었다. (사실 머핀은 내가 배고프다고 주문을...)

 

 

 

 
4월에 티켓을 예매했던 내한공연이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잠정 연기된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받은 이후 어찌나 신속하게 처리가 되던지 예매된 티켓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도 곧이어 도착했을 정도. 사실 갈까 말까를 최근까지 고민하고 있던 터라 이걸 좋아해야 할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 된 듯 하다.

해장은 빠르고 간단하게 하기 위해 회사 근처 가까운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한 끼.

 

 

 

 

일 하는 도중 계속 선물 받은 쿠폰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톡이 온다. 연차를 쓰고 쉬는 직원도 많고, 적당하게 쿠폰을 쓸 여유가 되었다 싶어 잠시 나와 쿠폰을 사용한다. 이벤트 기간에 이벤트 음료로 4잔을 주문했더니 별 15개가 한방에 적립되었다. 이래서 이벤트 기간에 이런 걸 사 마시는 구나... 싶었다.

 

 

 

 

맛은 솔직히 주변 조그만 까페에서 파는 딸기 라떼가 가격 면에서나 맛에서나 훨씬 맛이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아이스크림 케잌 쿠폰인데 교환이 남은 시점은 1달. 교환 시점을 잘 생각해서 냉동실을 비워야겠다.

 

 

 

 

집에 따로 해둔 밥은 없었고, 마늘은 남아 있어서 간만에 파스타를 만들었다. 치즈를 너무 갈아 넣었는지 조금 짰다.

 

 

 

 

후다닥 먹고 TV 본방을 챙겨보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각종 밀린 집안일을 처리하고 나서야 누울 수 있었다.

월요일 연차, 화요일은 밤 11시 퇴근, 수요일은 비가 내려서 갑자기 술, 목요일은 회식이라 술. 이랬더니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물론 집안일을 처리해야 하는 시간도 없었다.

 

 

 

 

 

2020.02.15.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자전거를 탈까도 생각했는데 지난 자전거를 탔을 때와 비교했을 때 미세먼지 수준이 더 심각한 듯 하여 대충 밥을 해 먹고 자리를 잡고 앉아 그리기 연습을 시작했다. 투시에 대한 감이 없는지 선을 긋고 타원을 그려봤는데 봐도봐도 이게 아닌 거 같아... 생각만큼 잘 그려지지가 않았다.

 

 

 

 

보고 그리는 것도 중요한 터라 전날 카페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스케치를 해봤는데 진열된 물건이 너무 많아 그리기가 힘들었다. 좀 쉬운 단계의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뭐 그래도 그렇게 나쁘진 않네. 아니, 이상하다.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하나엔 집중하지 못한다. 무언갈 해 먹으려다가 밖에 비도 내리고 마트는 가기 귀찮아 결국 월요일에 편의점에 갔다 사다놓은 짜장면 하나를 뜯어 급하게 후루룩 먹고,

 

 

 

 

갑자기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7시에 누워 9시 반에 일어나 씻고, 무얼 그릴까 하다 그리고 싶은 걸 한 번 그려봐야겠다 싶어 사진을 보고 또 그리기 시작했다. 채색하는 방법을 아직 익히지 못해 당분간은 연필로 명암넣기만 하면서 그리는 연습을 계속 해야겠다.

 

 

 

 

 

2020.02.16.

폰 화면에 눈이 내리고 있길래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건물 지붕에 수북하게 쌓인 눈들이 반사광이 되어 눈이 부셨다. 이번 시즌 마지막으로 쌓이는 눈이 아닐까 싶었다.

어제 먹고 남은 반찬과 밥으로 대충 식사를 마치고 무얼 더 해볼까 하다 너무 집에만 있던 것 같아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밖을 나섰다.

 

 

 

 

눈 쌓인 공원을 걸으며 좋은 사진을 찍어보길 희망했지만 그렇게까지 유지되는 기온이 아니었기에 가볍게 산책하는 수준으로 공원 한바퀴를 돌았다. 누군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놓은 눈사람이 귀엽다.

 

 

 

 

가지에 쌓여있는 눈을 기대했건만 생각만큼 쌓여있진 않았다.

 

 

 

 

눈발이 조금씩 날리는 화창한 오후의 푸른 하늘.

 

 

 

 

길 건너 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본 후 밖으로 나왔더니 눈보라가 친다. 옆으로 세찬 바람을 타고 내리는 눈이 자꾸 얼굴을 때렸다.

 

 

 

 

3+3 패키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왔다. 진열장을 새로 사던지 언넝 자리를 만들어주고 물품들을 정리해야 할텐데 집안 여기저기 너무 널부러져있다.

 

 

 

 

전날 정리한 색연필을 펼쳐놓고 남의 색연필 개봉기를 동영상으로 보다 결국 그림은 아무것도 그리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다. 체계적인 단계를 가지고 연습하는 건 아니어서 우선은 무언갈 보고 그리던지 그렸던 걸 더 그려보던지 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부족한 게 많으니까.

 

 

 

저녁을 먹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IPTV를 틀어 무료 영화가 뭐가 있는지 보다 시간이 적절할 것 같아 고른 영화.

우연이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라고 이 상황에 나를 대입해봤을 때는 나도 주인공처럼 멘탈이 탈탈 털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버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특별출연이라 붙어있는 배우는 '특별'의 본분을 잊었는지 주인공보다 더 열연을 펼쳤다. 정말 치가 떨리도록 오싹한 스토커의 느낌까지 들어 '이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으니. 그래도 결말은 희망적이어서 나름 재미있게 봤다.

 

 

휴일의 마무리는 별 거 없었다.

And

2월 2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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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7.

해외 패치 점검 시간과 점심시간이 맞물린 바람에 식사는 가까운 돈까스 가게에서 해결해야 했다.

 

 

5일에 예약 판매를 시작한 상품이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신이 나~ 신이 나~ 사은품 마우스 패드까지!

 

 

퇴근 전까지 극장을 갈까 말까를 계속 고민하다 주말은 나름의 스케쥴이 잡힌 바람에 결국 가기로 결정.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 후 세탁기를 돌려놓고 간단한 차림으로 샐러드 식사를 하면서

 

 

본 방송을 챙겨봤다.

 

 

샤워 후 바로 밖으로 나가면 체온을 다 빼앗겨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라 잔뜩 껴입고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서점에 들러 추가로 살 물건이 있는지 훑어보고,

 

 

요즘 대세들이 입구에 나란히 서 있길래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스파오에 잠시 들러 오프라인 매장에는 어떻게 진열되어있는지 궁금해 훑어본다.

 

 

쿠션 겸 담요가 있으면 하나 사려고 했지만 온라인 품절이 오프라인에 있을리가 없지. 내가 산 옷들도 잘 진열되어있군.

 

 

극장에는 예상대로 사람이 없었다. 이번주 20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옆 동네에서 나온 바람에 몸을 사리고 집에 있었어야 함이 맞지만 그 사람의 동선이 이 극장에 닿진 않았고, 보통 영화 개봉 후 2주가 넘어가면 극장을 찾아가지 않는 문제가 있어 나름 무장을 하고 왔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예매를 하고 나왔는데 이쪽 라인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맨 뒷줄에서 보는 것도 나름 괜찮군.

 

 

영화는 뭐랄까... 조금 아쉽다. 한국 영화의 특성이 되어버렸는지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었고. 첫 장면이 후반부에 다시 플레이 되는데 그제서야 무슨 대사를 했는지 알아 들었을 정도.

나중에 찾아보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원작과는 다른 설정이 있었다 하고, 실제 사건에 대한 고증을 할 거라면 사실 그대로 영화에 담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어서다. 특히 근현대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들이 어떻게 영화 속에서 풀어 나가는지를 궁금해 하며 보기 때문에 사극과는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극장을 빠져 나오니 자정이 되었다. 한적해진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영화도 봤으니 관련 동영상도 볼 수 있게 되어 궁금했던 영상을 다 본 후 잠을 청했다. (영상을 보고 나면 마약왕이 궁금해진다.)

 

 

 

2020.02.08.

전날 회사에서 받은 택배들을 뜯어보았다. 여름용 파자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바지 원단이 아주 얇다. 색이 어두워서 크게 걱정은 없지만 속옷이 비칠 것 같은 느낌이다.

 

 

집에서 활동복으로 입을 원피스는 괜히 M 사이즈를 샀나보다. 생각보다 너무 크고, 조금 무거운 느낌. 어차피 집에서 입을 옷이라 그냥 입기로 했다. 일단은 잘 세탁해서 넣어두는 것으로.

 

 

가내수공업을 위해 그림 연습과 채색을 할 스케치북과 색연필까지.

 

 

무언갈 배우려면 따로 학원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동영상 강의를 선택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집에 있는 연필들을 갖고 있는 심도대로 다 꺼내와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한다.

 

 

뭐 이런 거 연습을 하라고 해서 그냥 막 긋고 돌리고. 신나게 스케치북을 채운다.

 

 

 

손이 시커멓게 된다더니 나름 열심히 했나?

 

 

커터칼로 연필을 깎는 연습도 열심히 해야겠다.

 

 

주말 약속은 취소가 되었고, 마트가 열지 않는 일요일 주간에 걸려 급하게 마트로 향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지만 환하다. 해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는 왜 고기를 사지 않을까?

 

 

정월대보름. 동그랗고 환한 달이 밤하늘에 걸려있다. 나는 무슨 소원을 빌었나...

 

 

지난주 폭망한 떡볶이를 만회해보자는 심정으로 만든 떡볶이.

 

 

알리오올리오 만드는 방식으로 동일하게 만들었는데

 

 

떡에 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떡을 데칠 때 소금을 많이 넣었지만 생각보다 간이 잘 베질 않았고, 부족할 것 같아 소금을 좀 더 뿌렸지만 싱거웠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던 맛. 페퍼론치노를 조금만 넣어야겠다. 속이 쓰렸다.

 

 

간만에 주말 본방송을 틀어놓고 보면서 식사를 마친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회사 여직원에게 문자를 보내 중간 중간 점검을 받고, 다음 그리기 할 것을 지정받아 다시 동영상을 틀어 보고 그림을 그린다.

 

 

뭔가 잘 안 풀릴 땐 낙서도 하면서. 울애기, 기다려! 열심히 연습해서 잘 그려줄게!

 

 

좋은 건 또 봐도 좋으니 계속 보면서 놀다가

 

 

라임도, 토닉워터도 사 왔으니 보드카를 한 잔 하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음도 얼려두어 준비는 이미 완료.

 

 

일반으로 마시려다 라임을 샀으니 라임을 따서 마신다.

 

 

그냥 마시다보니 입이 심심해져서 찬장을 열어 하나씩 꺼내 먹는다.

 

 

사진을 안 찍었는데 여기에 나중엔 생라면도 하나 부셔 먹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2020.02.09.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잠에 들었는데 9시에 눈이 떠졌다. 중간에 깨지 않아 잘 잔 것 같았지만 며칠 전 구입한 수면 체크 어플에서는 깊은 수면으로 체크되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심박수가 빨라져서 그런 듯 했다. 그런 상태에서 커피를 내려 마셨더니 심장이 다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와 커피를 마시다 말고 버려야 했다.

회사 여직원에게 그림을 보내주고 나니 다음 과제를 내준다. 그림을 그리다 생각하건데

 

 

단순하게 그려서 색칠공부나 할 생각이었는데

 

 

누가 보면 입시 준비하는 줄 알겠어.

 

 

기왕이면 잘 그리는 게 좋지 않겠냐며 설득하길래 계속 연습해보기로 했다. 연필 깎는 스킬도 점점 늘어난다.

 

 

대보름보다 더 밝고 큰 달이 뜬 날, 더부룩하게 먹은 저녁 식사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 겸 밖으로 나가

 

 

여분의 연필과 보관용 필통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온다.

 

 

잠자기 전에 그림이나 하나 더 그려봐야겠다. 그나저나 색연필은 올해 안에 쓸 수 있는 건가?

And

2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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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전날 회식을 하고 남은 회식비로 모닝 커피를 한 잔 하며 해장을 하고,

 

 

부족한 해장은 설렁탕으로 채웠다.

 

 

늘 그렇듯이 회의는 많았으나 특별히 바쁜 업무는 없었다. 3주 후에나 들어갈 일을 해놨다가 도로 빼는 작업을 하고 퇴근시간이 되어 회사를 빠져 나왔다.

 

 

회사에서 강남까지 걸어가 며칠 전 주문을 해놓은 구두를 찾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오랜만에 버거를 먹었다. 배가 불러 모두 먹어 치우진 못 했지만. 난 역시 주니어 사이즈가 맞는 듯. 2개에 7천원 하는 행사를 이용해 나머지 하나는 포장으로 다음 날 먹기로 하고 가져왔다.

 

 

집에 오자마자 TV를 켜니 바로 시작. 절묘한 타이밍에 시청을 시작하고, 청소와 샤워를 마친다.

 

 

매일 운동화만 신고 다니니 구두가 없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이런 신발도 좀 신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회사 여직원을 데리고 가 매장에서 세일하는 구두를 죄다 신어보고 추천해준 것으로 구입했다. 당시 진열된 상품 밖에 없어 주문을 한 후 새 상품으로 받기 위해 매장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내가 이 신발에 소화가 가능한 옷이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산뜻하니 봄에 신기엔 적당할 듯 하다. 스웨이드 재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찾아봐야겠다.

샤워를 하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발목에 이 양말 자국 어쩔... 늙은 건 이래저래 티가 나는 구나.

 

 

 

2020.02.01.

나이가 시속이 되어 시간이 흐른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2월이 되었다. 바쁘고 느슨한 1월도 돌이켜보면 늘 같은 일상이었다. 추위는 크게 없었고,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외활동이 없는 주말을 맞아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접촉만 없다면 사실 사람이 없는 뻥 뚫린 공간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예정대로라면 헬스장 회원 등록을 했겠지만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기구들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나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오거나 마라톤 연습 등으로 달리는 사람들 외에는 외국인들이 그룹지어 다니는 정도였을 뿐 주말 오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살짝 정신줄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순간에도 크게 위험하지 않았다. (방진 마스크를 끼고 라이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데 비염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 잠깐씩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지난주보다 5km를 더 달렸지만 라이딩 시간은 5분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평속도 평소의 속도로 돌아왔다. 바퀴에 바람을 채우고 채우지 않고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물론 숙취의 문제도 있긴 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퀴였던 것으로. 당분간은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해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려놓고 쉬는 도중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뭐해, 딸내미? 집이냐?'
"응. 집이지."
'삼겹살 먹게 와라. 아빠가 삼겹살이 땡긴댄다.'
"아... 방금 한강가서 자전거타고 들어와서 조금 힘드네.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쉴게."

삼겹살이라니 이 얼마나 크나큰 유혹인가. 고기가 땡기긴 했지만 부모님과 고기를 같이 먹을 땐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힘들다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술을 마셔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헬스장을 다닐 때도 늘 그랬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심하게 태워놨기 때문에 술이 들어가도 된다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자꾸 배가 나오는 걸 알면서도 술의 유혹은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병이 있는 듯 하다.

주말이라 주문이 밀려있을 것 같아 방문 포장으로 할인받은 금액은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면 딱 좋을 것 같아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엇... 남들 사진으로만 봤던 패키지 3종을 한꺼번에 팔고 있다. 누군가 사갈 것 같진 않아 치킨을 사들고 돌아오면서 패키지를 몽땅 구입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패키지입니까? 턴배님들? 3개 다 구해서 기분이 좋지 말입니다?

 

 

패키지는 나중에 뜯어보기로 하고 우선 술상을 차려 술을 마시기 시작.

 

 

작년 여름에 집 근처에 매장이 생기고 난 이후 1~2달에 1번은 먹고 있는 것 같다. 방문해서 먹거나 포장 후 집에서 먹거나.

 

 

기본 간이 잘 되어있어 소금이 따로 필요없는 것이 장점. 무엇보다 이 강려크한 냄새를 맡으면 떨쳐내기가 힘들다.

 

 

고기에 1병을 비우고, 탄수화물이 땡겨 라면을 하나 끓여 국물과 함께 새로 1병을 꺼내 마시기 시작한다. 운동 후 마시는 술이 위험한 것은 운동으로 생긴 체력이 술에 쉽게 취하지 않게 방어막을 만들어주는 느낌이 들어 생각보다 많은 술이 들어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2잔 정도 더 마실 수 있는 양을 남기고 술 마시기를 그만두었다.

 

 

 

2020.02.02.

주말마다 똑같은 패턴으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패키지를 뜯어 나온 것들을 쭉 펼쳐놔봤다. 대부분은 회사 동생들에게 나눠줄 것들이라 맥주 안주 정도로 할만한 홈런볼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에 가져가기로 했다.

 

 

재방송을 보고, 1시가 넘어 아점을 먹는다. 전날엔 매운 눈물을 흘리며 대파를 다듬어 통에 넣었는데 이 날은 냉장고 안에서 오래되어 버려야 할 것들을 꺼내 정리했다.

개미지옥같은 유튜브를 보다 저녁에도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마트에 잠깐 다녀온다.

해가 길어졌다. 6시가 되기 10분 전이었지만 해가 지지 않았다. 막바지 한파가 닥쳐오기 전이었지만 어쩐지 기분은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짝 들뜬 마음이기도 했다.

마트에서 2+1은 처음 보는 것 같아 토닉 워터를 집어오고, 떡볶이를 하기 위해 부족한 재료를 구입했다.

 

 

고추장을 너무 때려넣었는지

 

 

평소에 넣지도 않는 삶은 계란까지 넣어가며 정성을 쏟았건만 (남은 양배추는 코울슬로 만들기에 도전, 조금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갓 만든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매운 걸 잘 먹는 내가 매울 정도면 이건 분명 실패작.

 

 

아쉽지만 만들어봤으니 남은 재료로 다음주에 한 번 더 만들어 먹는 것으로. 고추장과 식초가 떨어졌으니 재료도 살 겸.

 

 

큰 소득은 없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운동을 했으니 나름의 소득이 있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아! 패키지를 구했으니 큰 소득이 있는 주말이었군. 언넝 자자. 벌써 1시가 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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