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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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1.

전날 근무 중 오후에 잠시 나가 편의점 투어를 돌았다. 민트 패키지가 나왔나 하고 찾아봤는데 대량으로 물건을 가져다놓은 편의점은 딱 한군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 출근길에 그 편의점에 들렀더니 웬일, 진열 대기 중인 패키지가 3개. 결제 가능하냐고 알바생에게 물어보고 2개를 가져왔다.

 

 

원하는 마그넷이 나올 때까지 사야하나 좀 고민인데... 과자는 다른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점심시간에 딱 맞춰 알맞게 유럽에서 패치를 진행하는 바람에 대기했다가 그냥 밥을 일찍 먹고 오는 게 좋을 것 같아 가까운 식당에서 순대국을 먹고,

 

 

들어와서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일이 계속 터진다. 꾸준히 터진 일은 오후 9시가 되어서야 종료되었다. 대기하는 중에 홈페이지로 들어가 방송도 챙겨보고.

 

 

일찍 퇴근하고 오랜만에 매운 낙지나 사다 먹을까 하는 마음에 부풀어 있었는데 결국 내 실수로 다른 직원들까지 야근을 시키게 만들었고, 나 먼저 퇴근해도 됐지만 양심 상 그럴 수가 없어 남아있다 요즘 이상하게 같이 야근을 하다 술 파티까지 이어지는 직원들과 한 잔 기울이기로 하며 회사를 나섰다.

9시 10분 정도 회사를 빠져나왔는데 비가 꽤 내리고 있었다. 부랴부랴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 우산을 챙겨 나온다.

 

 

원래 가려던 가게는 마감이어서 30m 떨어진 다른 가게로 들어왔는데

 

 

나쁘지 않다. 고기 질도 꽤 좋았고, 반찬들도 맛있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오게 될 듯.

여자친구가 있는 직원은 여자친구에게 본부장과 술을 마신다고 거짓말을 했고, 아내가 있는 직원은 아내에게 대표와 갑자기 술자리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무 부담이 없는 나와 다른 직원 한 명은 이런 핑계를 대야만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기만 했다.

 

 

일이 점점 늘어남과 동시에 책임도 더 늘어나는 중인데 인력충원은 해 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 인원으로 다 가능할 거라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 야근까지는 인정하겠는데 난 죽어도 주말에 나와서 일하고 싶지가 않아. 

 

 

결국 답이 없는 대화를 마치고, 모두 깔끔하게 소주 1병씩을 비우고 나서야 식당을 빠져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중 갑자기 걸려오는 전화.

'아.. 팀장님, 잘 들어가고 계신가요?'
"네. 무슨 일이시죠오?"
'제가 지하철 내릴 때 문 옆에 우산을 세워뒀는데 깜빡하고 그냥 내려서요. 내릴 때 챙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작년에 술 마시고 갑자기 사라져 한바탕 소동이 있었던 직원도 요즘 나사가 많이 풀렸는지 비도 많이 내리는데 우산을 그냥 지하철에 두고 내린 모양이었다. 고개를 돌려 문 옆을 보니 그 무겁고 긴 검정색 골프 우산이 애처롭게 벽에 기대있다. 우산을 챙겨 들고 내려 집으로 돌아와 젖은 우산을 펼쳐 잘 말려둔다.

코로나 때문에 방송 녹화도 영향이 있는지 예전 방송을 편집해 보내준다. TV를 보다 잠에 들었다.

 

 

 

2020.02.22.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밥을 해 먹고 다큐 한 편을 보다 잠이 쏟아져 2시간 반 정도를 눈을 감고 쉬다 일어난다. 저녁을 먹기 전에 허기가 질 듯 해 생각한 것도 있고 해서 며칠 전에 배송 온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 먹는다.

 

 

아이스크림이 고소하니 맛있다. 많이 달지 않아서 좋군.

 

 

맛있게 먹고, 옷을 챙겨 입고,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로 향한다.

 

 

필요한 걸 하나 구입하고,

 

 

마트를 돌다 생크림을 할인하길래 저녁은 간만에 파스타를 먹기로 결정, 나머지 재료들도 함께 집어온다.

 

 

그 전에.

 

 

포장지를 씻어 곱게 잘라

 

 

도화지도 2겹, 같은 사이즈로 붙여준다. 전단지에 붙어있는 자석을 떼어내 알맞은 사이즈로 잘라 준비한다.

 

 

그리고 예쁘게 잘 잘라준다.

 

 

뒷면엔 자석도 잘 붙여주고.

 

 

엄청난 가내수공업이다.

 

 

고된 노동(?)을 마치고 난 후 더 고된 노동을 이어간다.

 

 

이번엔 간도 적절히 잘 된 것 같다. 최근에 만든 크림 파스타 중엔 가장 맛이 좋았다.

 

 

하지만 또 먹다 보니 느글느글...

 

 

생크림이 남은 관계로 조만간 로제 파스타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토마토 소스가 다 떨어졌는데 사러 가야겠군.

 

청소를 하고, 씻고 난 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앉았다. 형태를 다 잡고 나니까 뭔가 옆으로 퍼진 것 같았다. 애써 그린 그림을 지우개로 다 지워냈다. 그러다 울음이 터져 얼굴은 눈물 범벅이 됐다. 울 수 있을 때까지 한참을 울다 진정되고 난 후 넷플릭스로 다큐 한 편을 보고 잠에 들었다.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했다.

 

 

2020.02.23.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일찍 눈이 떠졌다. 이제 해가 길어져 빛이 일찍 들어오다 보니 잠에 방해를 받는 듯 했다. 귀마개도 얼마 남지 않아 추가로 구입해야 할 시기. 답답하지만 안대를 하고 자야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각종 덕질 아이템들은 정리가 되지 않아 책상과 의자에 널부러져 있다. 그 중 하나를 집어 지갑에 넣기로 한다.

내 베프와 찍은 19년 전 스티커 사진은 지갑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지 않았다. 떼어냈다간 얼굴만 동동 떠있을 것 같아 우선 새로 발급받은 카드를 넣어보니 얼굴을 가리지 않아 함께 껴놓기로 했다.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다들 지갑에 이런 식으로 넣어 놓더라.

 

 

이미 페이에 카드를 등록한 후라 실제로 카드를 꽂아 사용할 일은 없다. 가끔 지갑을 열어보면서 만족해야지.

 

 

커피를 내려 마시고, 일찍부터 돌린 빨래가 다 되어 건조대에 차례차례 걸어놓았다.

그림을 그릴까 하다 밥을 먼저 차려먹어야 정리가 될 것 같아 마트에서 사온 걸 죄다 꺼내 요리를 하다보니 또 4인분 정도의 식사. 이번주엔 무조건 도시락을 싸야겠구나.

 

 

그림을 그리기 전에 동영상 하나를 보고, 무얼 그릴까 고민하다 얼굴을 그려보기로 한다.

그 전에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의무적으로 하나 먹고.

 

 

2가지를 먹어봤지만 역시 콘스프가 내 취향인 듯. 이건 무슨 맛? 빠빠~빨간~맛? 궁금해 허~니~

 

 

얼굴을 그려보다, 손도 그려보고.

 

 

형태를 잡고 드로잉을 생각나는대로 하다가 사진을 보고 그리기 시작,

 

 

이렇게 가만히 놓고 보니 그렇게 비슷하지도 않다. 오늘의 그림은 지우개를 아예 쓰지 않고 그리다 보니 한계점이 온 게 아닌가도 싶었고.

3주차 그림은 여기까지 그리기로 한다.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억지로 저녁을 챙겨 먹고 청소와 빨래까지 하고 나니 또 늦은 시각. 도시락 반찬은 싸뒀는데 쌀을 또 씻지 않았네. 어서 마무리하고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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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의 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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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1.

발렌, 연보라, 화이트 패키지 구입.

 

2020.02.07.

스파오에서 파자마, 티드레스 구입. 사은품 마우스패드.

 

2020.02.15.

그림을 한 번 그려 봄.

 

2020.02.19.

체크카드 배송 완료.

 

다이어리 배송 완료.

 

아이스크림 배송 완료.

 

사은품 거울 3종.

 

2020.02.21.

민트 패키지 구입.

 

2020.02.22.

가내수공업으로 자석 만들기.

 

2020.02.23.

발급받은 체크카드, 지갑에 넣기. 스티커 사진이 떨어지지 않아 그대로 두고 같이 껴놓기로 함.

 

추가되면 갱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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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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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지하철에 내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마주한다.

엄마다.

“집에 왔다 가는 거야?”
‘응. 김치 지진 거랑 꽈리고추 볶은 거 갖다 놨어. 밥은 먹었냐?’
“아니. 배고파. 들어가서 먹어야지.”
‘그래. 언넝 밥 먹어라.’
“응. 들어가.”

무언갈 더 이야기 하려고 했지만 마땅히 생각나는 말이 없었고, 집에 있는 과일을 가져가라 하려 했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월요일부터 야근에 시달리다 간만에 찾은 여유라 긴장이 풀어져 기운이 없어져버렸는지도.

그냥 그렇게 헤어지고 난 게 마음이 영 좋질 않다. 전화라도 드릴 걸...

 

마음 하나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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