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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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덕질때문에 빵을 매일 1~2개씩 먹고 있는데(회사 사람들에게 반강제로 주고 있는데 아침과 간식이 해결된다며 아직까지는 좋아하고 있다.) 가끔 이렇게 중복 씰이 나오면 아~~ 하고 탄식이 터져 나온다. 71개 중에서 어떻게 중복이 나올 수 있어? 하며 화를 내 보아도 어쩔 수 없는 랜덤 확률은 불가피한 것인가 보다.

 

전날 나름 과음을 한 상태였고, 12시 점검 시작. 편의점에서 사 먹기 보다는 근처 식당에서 빠르게 먹고 오는 게 좋겠다 싶어 이 날은 나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음료수를 사준다는 다른 팀장에게 주문을 하고, 새로운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에 편의점으로 구경을 간다. 만약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것들을 사다 점심을 해결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을 하다보니 버그가 팡팡 터진다. 해결하고 문제없이 서버가 올라가는 것까지 대기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4시. 오후 반차를 쓴 보람이 없는 기분이 들면서도 다른 이들 보다 일찍 집에 간다는 것에는 신나했다.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다.

갑작스레 아이패드를 구매한 탓에 스마트폰은 당분간 그대로 사용해야겠다 싶어 오랫동안 생각만 하다 만 배터리 교체를 집에 가는 길에 하기로 한다.

 

 

역 근처에 찾기 쉬운 곳에 있어 건물을 보니 아주 오래된 옛날 건물.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4평 남짓한 가게에 사장님 혼자 폰을 수리하고 계신다.

배터리 교체는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TV에 정신이 팔려 알 수 없었지만(보통 이런 센터에 오면 맡겨놓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체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는데 계좌이체를 이야기 하시길래 계좌이체를 해드리려 했는데 그냥 카드 결제를 받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배터리 잔량은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성능 상태를 보니 제대로 교체된 게 맞구나 싶었다. 교체하기 전에 어떤 상태인지 좀 봐둘 걸 그랬나보다.

 

 

신상품이 쏟아진 하루였기 때문에 원래는 홍대입구역 광고판을 구경하러 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늦게 퇴근하기도 했고 해서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상품은 구입하기로 했다.

 

 

지난 F/W 상품은 세일 중이었다. 구매를 할까 망설이다 헛돈을 쓰는 것 같아 이것까진 구입하지 않았다.

 

 

퇴근시간 전이긴 했지만 정말 사람이 없다. 보통 주말 아침 영화를 보러 왔을 때 이런 풍경인데 금요일 오후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다니.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지하 마트로 내려가 구경 후 저녁에 먹을 술안주를 구입하기로 한다.

 

 

솔직히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동네 곳곳 나무들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만개를 한 나무도 있었고,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나무도 있었다.

 

 

고기다, 고기. 월급을 받았으니 고기를 먹어줘야지.

 

 

사실 고기를 산 이유는 다른 게 없었다. 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친구가 추천한 40도 술, 잔이 필요해서 산 21도 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고기를 굽는데 집안 가득 자욱한 연기. 기술이 없어서 잘 굽지도 못했는데 냄새도 빠지는데 오래 걸린다. 다음엔 기술을 좀 연마해서 잘 구워봐야겠다. 채소는 구울 게 없어서 대파랑 급조한 마늘로 대체. 소스도 없어서 허브용 솔트로. 결국 냉장고에 파김치를 꺼내 같이 먹긴 했지만.

 

 

내 고기를 탐하는 애착 인형과도 한 컷 찍고.

 

 

고기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었나보다. 앞으론 시즈닝을 하지 않은 생고기를 사다 그냥 구워야겠다. 가격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시즈닝 때문이었는지 그렇게 느끼하진 않았다. 좀 덜 구워진 것 같아 먹으려다 다시 후라이팬 불을 켜 익혀 먹었다.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술인데 인터넷보다 2~30% 정도 가격이 비싸다. 사는 김에 같이 샀는데 와... 향도 좋고 맛이 꽤 괜찮다. 친구가 술을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간에 못 본 다큐를 틀어놓고 홀짝홀짝 잔을 비운다.

 

 

한국인은 역시 단백질 섭취 후 탄수화물을 꼭 섭취해줘야 술자리를 끝낸 거라 말 할 수 있지.

 

 

청소를 하고, 온몸에 뒤집어 쓴 고기 냄새를 싹 씻어내고 술을 더 마실까 하다 이 정도에서 그만두기로 한다. 연속 4일을 마셨더니 또 속이 좋질 않았다. 딱히 도움은 안 되는 커피를 한 잔 내려 동영상을 보다 잘 준비를 했다.

 

 

 

2020.03.28.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평소와 같이 잠에서 깼다. 그렇다고 많이 잔 건 또 아니었다. 아침엔 작정을 했기 때문에 세수만 하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한강으로 나가 구경한다. 날도 맑고, 바람도 강하지 않아 정신차리며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나뭇가지에서 점점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한다. 1달 전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날이 따뜻해지긴 따뜻해졌구나.

 

 

아침이기도 하고 해서 나같이 가벼운 운동 또는 그룹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보통은 마포대교를 지나지 않고 여의도공원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원래대로라면 벚꽃축제 기간이 코로나19로 인해 도로 통제 예정이라 멀리서나마 구경하기 위해 원효대교까지 따릉이를 끌고 간다. 곳곳 풍경들이 봄빛을 받고 화사한 색을 자랑했다.

 

 

그러다 유독 눈에 띄는 나무 앞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을 찍고 이동했다.

 

 

도대체 이 조형물은 어디에 있는거야? 하고 인터넷으로만 봤던 조형물을 드디어 찾았다.

 

 

누군가 앞에서 뛰고 각도를 잘 맞춰 사진을 찍으면 그럴싸한 사진이 나올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좀 흉물스럽긴 한데 영화를 본 외국인들이 인증샷으로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한다.

 

 

따릉이를 반납하고 커피를 한 잔 하러 카페에 들어온다. 커피를 주문하고 둘러보는데 내가 주문한 커피가 광고판에 떡 하니 붙어있다.

 

 

봄 신상품들이 많이 나왔는데 딱히 땡기는 건 없었다. 원래 텀블러를 잘 안 사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걸로도 충분하다.

 

 

이 넓은 카페에 손님은 10명 남짓. 주거지역이 아니다보니 주말엔 텅텅 비어있다. 다만 일요일엔 바로 옆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초대형 교회의 신도들이 찾아 바글바글한 편이다. 지금은 예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맛은... 맛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초코렛은 먹지 않고 챙겨 나왔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가려다 공원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시기엔 하루하루가 아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눈으로 이 푸릇하고 화사한 풍경을 많이 넣어놔야 한다.

 

 

이대로 쭉 집으로 걸어간다.

 

 

슬슬 피기 시작한다. 아마 다음주면 만개이지 않을까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쇼콜라케익을 찾았는데 한군데엔 아예 없었고, 집 근처 편의점에 1개가 남아있었다. 슈크림빵도 사고 싶었는데 먼저 들어온 손님의 손에 그 빵이 들려있었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아쉽지만 케잌만 하나 사서 돌아온다.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난 후 아이패드에 새로운 그림 어플을 설치 후 그려보기 시작한다. 프로젝트에 레이어를 만들어 덧씌울 수 있는 구조.

 

 

밑그림을 그려놓고 색칠을 했더니 그럴싸 해 보이네.

 

 

열심히 그렸으니 간식을 먹어줘야지. 편의점에 파는 케익 치고 상당히 맛있다. 아주 달디 단 초코케익에 충실한 맛이다. 다 먹으면 또 구해서 사다먹어야겠다. 아주 쓴 커피와 잘 어울릴 그런 케익. 나같은 초코성애자가 좋아할만한.

 

 

그 와중에 문자 도착. 택배를 문 앞에 갖다놨다는 것이다. 문을 열어보니 덜렁 본품 박스채로 배달되어있는 물건.

 

 

당장 써먹을 일은 없지만

 

 

상품 이미지처럼 파가 저렇게 썰릴 것이냐... 조만간 골뱅이무침을 해먹어봐야겠다.

 

 

TV를 보다 밥을 먹어야겠다 싶어 떡볶이를 했는데 망했다. 맵기만 하고 뭔가 걸죽한 맛이 없다. 올리고당으로는 부족해. 물엿을 구비해야겠다.

 

 

TV를 잘 틀어놓질 않아 광고를 본 적이 없는데 이 날만 2개의 광고를 봤다. 이젠 찾아보지 않아도 알아서 나오는 구나. 내가 세상에 너무 무관심한 건가?

 

 

퍼즐게임을 하다 시계를 보니 4시간이나 지나있었다. 폰 배터리가 2% 남을 때까지 집중하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그럴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하지.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씻고 잠을 청한다.

 

2020.03.29.

늦게 잔 것에 비해 또 일찍 일어나버렸다. 날이 조금 따뜻해지니 아이스커피가 땡겨 우유와 캡슐 커피를 내려 라떼를 만든다. 케이스에 박스에 있는 캡슐을 채워 넣었더니 디카페인만 가득하다. 캡슐이 좀 비워지고 나면 캡슐을 사러 나가봐야겠다.

 

 

그림 그리느라 3시간 정도를 구부정한 상태로 있었더니 목이 땡겼다. 자고 일어났을 때부터 뒷목이 뻐근했다. 펜슬은 어느 정도나 충전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검색을 해봤더니 배터리 상태에서 확인이 가능하더라. 충전은 그리 오랜 시간 꽂아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충전되었다.

 

 

집에 있는 면과 재료털이 용으로 로제 파스타를 만들었다. 면이 135g 정도 되는 걸 다 집어넣었더니 느글느글한 한계점에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설거지 후 선반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먼지들을 닦아내고, 청소를 했다. 방바닥은 그렇게 자주 청소하면서 선반은 왜 손이 잘 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초코 아이스크림이 땡겼는데 교환해 온 케익에는 없는 것 같아 그나마 초코가 들어간 것 같은 것을 골라 먹었다. 초코칩은 있었는데 맛은 어째 좀 느글느글. 아침 커피부터 식사에 간식까지 온통 유제품. 이 연속된 먹부림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뻔했지만 예상은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페이퍼토이를 하나 만들어보기로 한다.

 

 

열심히 자르고 풀칠을 하고 있는 도중 걸려온 아빠의 전화.

'어디니?'
"집이지요?"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데릴러 갈까? 저녁 같이 먹자.'
"나 지금 뭐 하는 중이야. 그냥 시간되면 이따 갈게."
'그럴래? 그럼 6시 정도에 집으로 와.'

이 나이 먹고 이런 거 한다고 말 할 수 없잖아?

 

 

목공풀을 사다 붙였는데 잘 붙긴 하지만 어째 실수하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그리 마음에 들게 붙진 않는 듯 했다.

 

 

스누피 방을 빼고 페이퍼토이를 넣기로 한다. 앞으로 10개 더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 다 만들게 될지...

 

 

금요일에 사두고 먹지 않은 고기와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챙겨 본가로 향한다.

 

 

분명 지난주에도 같은 상인 것 같았는데... 소고기를 구워먹고 삼겹살을 구워먹으니 또 배가 한가득 부풀어오른다. 잦은 음주로 인해 배만 볼록해졌다.

 

 

소화시킬 겸 집까지 걸어와 마무리 청소를 마치고, 연속된 유제품 섭취로 화장실에서 씨름하고 났더니 기운이 빠진다.

커피를 한 잔 했는데 속이 진정되는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불안한 상태.

오늘은 좀 일찍 잘 수 있을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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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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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전날도 본의 아니게 과음을 했지만 해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금요일 낮 12시에 점검을 하면 점심을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보통은 그냥 무시하고 나가서 국밥을 먹고 왔는데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미리 준비한 다른 팀 직원의 책상을 보니 나도 오랜만에 그것들이 땡겨 편의점으로 향해 마음에 드는 것들을 집어 결제했다. 맛은 뭐... 추억의 맛이지.

 

 

 

 

금요일은 내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 사실 딱히 살 필요는 없었다. 미세먼지로 늘 마스크를 쓰고 있어 미리 사뒀던 마스크가 충분히 여분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사지 않았는데 궁금하기도 해서 약국을 들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바로 구입을 할 수 있었다. 당분간은 사지 않을 듯 하다.

 

 

 

 

들어오는 길에 간식을 사 와 띠부띠부씰을 뜯어보았는데 다행히 중복이 아니었다. 아침에 먹었던 빵에서는 중복 씰이 나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나 때문에 강제로 빵을 먹는 회사 사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무사히 일을 마치고 즐거운 불금 술자리. 친한 회사 여직원이 급전이 생겨 주위에서 아무것도 도와준 것도 없는 사람들이 쏘라고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술을 쏘게 됐다. 얻어먹는 자리 자체가 미안해서 나중에 따로 선물이라도 사줘야겠다.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는데 다들 배가 고파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낸다.

 

 

 

 

하필이면 회를 잘 먹는 사람들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술 역시 속도전이었다.

 

 

 

 

모듬튀김도 먹고.

 

 

 

 

서비스로 나와야 할 콘버터가 가장 마지막에 나온 건 아무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많이도 먹었다.

 

 

 

 

퇴사한 직원이 퇴근 후 가산에서 역삼까지 와 합류하고, 팀 회식이었던 타 팀 인원 3명이 술자리에 합류했다.

3개월 전 입사한 그 팀 직원은 갑자기 일주일 후 퇴사를 한다고 해 모두들 놀랐다. 사실 팀장은 일하는게 성에 차지 않아 수습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고민을 하다 결국 아무 말 없이 넘어간 상태였는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다 스카웃됐다는 회사의 조건 정도를 물어보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앉아서 가만히 보니 나 혼자 40대다. 눈치없이 술자리에 끼는 건가 라고 생각해도 간다고 하면 붙잡는다. 3차를 간다는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니 퇴사한다는 직원이 나는 마지막 술자리인데 그냥 가시는 거냐라고 하길래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너 나랑 친해?"

 

 

 

 

이미 취기가 많이 올라온 상태였고, 배가 불러 더 들어가지 않아 도망쳐 나온 거였다.

그래도 집에 돌아와 잘 씻고 잠에 들었다.

 

 

2020.03.21.

우유도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하고, 캡슐도 사둔지 오래되어 해장도 할 겸 오랜만에 캡슐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캡슐은 라떼 전용으로 홍보했던 커피였는데 그래서 그런가 맛이 괜찮았다. 기분 탓이라고 하고 싶군.

 

 

 

 

마스크를 나눠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본가에 갈 때 늘 까먹고 있었는데 엄마에게 반찬을 가져다 먹으라는 문자를 받기도 해도 까먹기 전에 챙겨놔야겠다 싶어 잘 보이는 곳에 꺼내두었다.

 

 

 

 

검정색은 어른들 쓰시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기도 하고 해서 나도 검정색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건 내가 쓰는 걸로 하고 넣어둔다. 흰색은 갖고 있는 것 대부분을 부모님께 드린 것 같다.

 

 

 

 

친한 동생과 문자로 대화를 하다 캔들 만들기에 대해 물어보길래 생각해보니 나도 집에 있는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어 집안일을 마친 후 주섬주섬 챙겨입고 재료를 사러 나간다.

새로 산 스니커즈와 새로 산 화이트진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퍼즐 게임을 신나게 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까운 을지로.

 

 

 

 

지하철에도 사람이 없었지만 역시나 밖에도 사람이 없다. 시장도 조용했다. 보통 이 시간이면 가게마다 1~2명의 손님은 꼭 있기 마련인데 손님은 20명 내외 정도. 사야 할 물품은 정해져있어 향만 고르고 재빨리 사서 빠져나온다.

 

 

 

 

'저녁 먹게 집으로 와라.'

시장을 빠져나와 폰을 보니 도착해있는 아빠의 문자. 청계천 산책이나 하다 들어갈까 했는데 바로 집에 가서 물건을 내려놓고 나와야 저녁 시간에 맞춰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15분 시장 구경 후 외출 2시간도 안되어 집으로 돌아오다니. 처음이었다.

집에 돌아가 짐을 내려놓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빈 반찬통과 마스크를 챙겨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집 앞에 홍매화 나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벚꽃보다는 매화가 훨씬 더 예쁜 것 같다.

 

 

 

 

마스크를 갖다 드리니 엄마는 마스크 공장을 하는 동창에게 100개를 주문해놨다고 하신다. 갖다 드린 게 헛수고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던 그것보다는 조금 두꺼운 거니 뒀다 아껴쓰시라고 했다.

술이 없이 고기를 먹는데도 잘 넘어가더라.

 

 

 

 

당분간은 반찬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겠다.

 

 

 

 

마트가 쉬는 일요일이라 장을 보기 위해 뒤늦게 마트에 들렀다.

 

 

 

 

생크림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진열대에 다시 놓고 살 것들만 사서 들어온다. 골뱅이는 가끔 할인행사를 할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어오는 편인데 처음 보는 술안주용 간편 골뱅이인 듯 보여 사봤다. 언제 먹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집에 있는 이상은 내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고기는 또 없다.

 

 

 

 

 

2020.03.22.

지난주는 같은 블럭에 있는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아무래도 역 근처로 가면 열려있는 카페가 있을 것 같아 일단 씻고 밖으로 나선다.

꽤 오랫동안 걸었는데 특이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를 발견.

뜀틀 의자라... 뜀틀을 보니 막 뛰어넘고 싶어진다. 나 꽤 높이 잘 뛰었는데.

 

 

 

 

커피 가격은 약간 나가는 편이었지만 호오... 캬라멜 맛이 나는 것 같다. 식기 전에 빨리 집에 가서 편하게 마시자 하며 걷는 속도를 올린다.

근처 성당도 교회도 예배가 없어 동네 자체가 조용했다. 일요일 오전이면 너도 나도 차를 끌고 나와 골목이 늘 복잡했는데 요즘은 매일이 명절같은 느낌이다. 좋다는 얘기다.

중국에 공장도 안 돌아가는지 청명한 하늘. 가끔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아침에 보던 그 하늘 색깔이었다.

 

 

 

 

커피를 사러 얼마나 멀리까지 나갔다 왔나 하고 지도 어플을 켜 거리를 보니 아침부터 1km를 걸었다. 적절한 산책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렇게까지 걸어갔다 사 올 일인가 싶기도 했다.

 

 

 

 

엄마가 준 반찬과 전날 사 온 달래를 다듬어 무치고 된장찌개에 조금 넣었더니 그럴싸한 점심 밥상이 되었다. 아.. 또 풀 밖에 없어..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밥을 준비하는 도중 도착한 문자. 선거 시간이 되었으니 투표를 하라는 문자였다. 어느 당에 소속되어있지도 않지만 한 번은 참여해보고 싶어 선거인단으로 처음 신청했더니 시간이 되자마자 문자가 도착한 것이었다.

남자는 고민을 하다 한 명을 선택하고, 여자는 익숙한 얼굴을 선택했다. 그 후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글을 보니 나처럼 선택한 사람도 꽤 되었다.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군.

 

 

 

 

캡슐도 새로 산 우유도 소비를 해야 했기에 디카페인 캡슐로 라떼를 만들고,

 

 

 

 

주중에 도착한 페이퍼토이를 만들기로 한다.

 

 

 

 

가장 만들고 싶었던 걸 술취한 상태로 들어와 손으로 막 뜯어냈더니 예쁘게 잘리지가 않았다. 게다가 풀도 손에 묻어 종이도 지저분해졌다. 결국은 내 의지로 내가 망친 거다.

 

 

 

 

총 13종 중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것과 가장 기본형을 각각 완성. 이미 다 만든 사람도 있고, 하루에 하나씩 만든다는 사람도 있어 나도 시간이 되면 하루에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이 정도에서 마무리지었다.

 

 

 

 

귀엽군요!

 

 

 

 

시간이 되면 다시 정리를 해 자리를 만들어둬야겠다.

 

 

 

 

잘 치지도 못하는 기타 연습을 한다고 했더니 굳은살이 생기는 중인지 손가락이 찌릿찌릿하며 벗겨지는 중이다. 뭐라도 좀 꾸준히 해야 하는데... 난 왜 도중에 그만두는 게 이리 많은지...

 

 

 

 

점심에 먹은 걸 그대로 먹을까 하다 스테이크가 땡겨 배달 어플을 봤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돼지고기는 전날 먹기도 해서 치킨으로 주문. 금요일엔 배가 불러 치킨을 거의 먹지 않았고, 쉬면서 틈틈이 자잘한 운동을 했더니 닭이 적당할 것 같았다.

 

 

 

 

술을 마셔야 함이 맞는 구성이지만

 

 

 

 

이걸로 충분했다. 술 생각이 싹 사라질 수도 있구나. 질리도록 마셔서 그런가.

 

 

 

 

못봤던 프로그램 몇 개를 보고, 청소와 빨래 후 하루를 마무리. 슬슬 자야지. 잉여로운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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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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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전날 회식으로 과식과 과음을 한 후라 점심은 해장이 필요했다. 가만 보면... 목요일에 꼭 술을 마시고 금요일 점심식사는 설렁탕이나 국밥으로 해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늘상 같은 패턴이지만 지겹지도 질리지도 않나 보다.

 

 

퇴근 전, 회를 먹자느니 어쩌자느니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 그보다 먼저 일을 끝마쳐야 했기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친구가 운동하러 오지 않냐는 말에는 야근으로 둘러댄다. 사실 야근을 할 수 있었지만 금요일에 그러고 앉아있는 건 나에게 몹쓸 짓 아니겠는가?

일주일 전에 먹었던 낙지볶음이 또 생각나 중간에 지하철을 갈아타 식당에 들러 포장을 하고 패트 소주를 구입해 귀가.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있게 남아 청소기만 간단하게 돌리고, 상을 차렸다.

 

 

나의 애착 인형과 함께 TV 본방송을 시청하고,

 

 

낙지가 매웠는지 시원한 것이 땡겨 냉동실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꺼내 빵만 걷어내고 아이스크림만 먹었다.

 

 

 

2020.03.14.

매일 드립 커피를 내려 먹다가 오랜만에 남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고 싶단 생각이 들어 고양이 세수를 하고 모자와 마스크로 무장 후 동네 카페를 찾아 헤맨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를 갔더니 11시 30분 오픈, 그 다음 카페를 갔더니 주말엔 오후 1시 오픈, 대로변에 있는 카페를 갔더니 그냥 영업을 안 하는 상태. 결국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새로 나왔다는 빵을 함께 사 집으로 돌아온다. 본의 아니게 찬바람 쐬며 동네 한바퀴를 돌며 산책한 꼴이 되었다.

 

 

편의점 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맛이 좋다. 정말 비싸고 좋은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아니라면 저렴한 원두를 쓰는 카페에서 커피를 사 마시느니 차라리 편의점 커피를 추천한다.

내가 여태껏 빵을 먹으며 띠부띠부씰을 모은 적이 없었는데 덕질이 무엇인지 이 덧없는 짓을 또 시작한다. 조금만 먹고 점심식사를 하려다 결국 빵을 아침 겸 점심으로 해결해버렸다.

 

 

집안일을 대충 마치고 나니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온다. 일요일 마트가 문을 여는 주간이었지만 미리 음식을 쟁여놓을 겸 마트로 향한다.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있는 나무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리고 만개할 준비를 시작했다. 봄이구나. 봄이야. 암. 그렇고 말고.

 

 

날은 차가웠지만 하늘만큼은 한여름 못지 않은 깨끗하고 파란 하늘이었다. 그 덕분에 멋진 석양을 맞이할 수 있었다.

 

 

정말 얼마만인지 마트에서 고기를 구입했다.

 

 

마늘은 편 썰고, 고추는 쫑쫑 썰고, 상추와 깻잎은 흐르는 물에 잘 씻고, 파는 채썰어 무치고, 고기는 거의 한 근이었지만 모두 굽기로 한다. 남으면 다음날 먹으면 되니까. 고기 상태가 아주 좋았다. 비싸게 주고 산 보람이 있었어.

 

 

이렇게 차렸는데 술을 안 마시면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준비했는데

 

 

술이 잘 넘어가질 않더라. 아무래도 전날 똑같은 양의 패트 소주를 다 마시고 잤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래도 쌈을 잘 싸서 냠냠. TV 프로그램도 재미없어 뭘 봤는지도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그러다 탄수화물이 땡겨 급하게 라면을 끓였는데 결국 국물만 집어 먹다 말았다.

 

 

조회수가 900만을 넘으면 홍대입구역에 지하철 광고를 실어준다길래 리핏을 걸어놓고 돌린다. 나같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삽시간에 수십만 조회수를 넘긴다.

 

 

일찍 자려고 했지만 뒤척이다 결국 3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

 

 

2020.03.15.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날이 밝으니 어김없이 내 눈꺼풀 안으로 햇빛이 비집고 들어온다. 몸을 겨우 일으켜 해장으로 캡슐 커피를 내리고 라떼를 만들었는데 아... 역시 라떼는 내 취향이 아니야... 유제품은 늘 먹기가 힘들다.

 

 

점심을 먹고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었더니 그냥 집에 있다간 후회할 날씨같아 정신도 좀 차려보고자 가벼운 운동복 차림을 하고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대여하고 한강으로.

 

 

나처럼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온 사람들인 것 같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으니 그렇게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나오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했다. 단, 사람이 적은 지역에 한해서.

 

 

어제와 같은 한여름의 하늘.

 

 

이 정도 구경을 마치고 따릉이는 반납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산수유도 활짝 피어있고,

 

 

매화나무였는지 홀로 만개해 있었다.

 

 

공원을 한바퀴 도니 30분 정도가 소요됐다. 오래 걷는 건 지겹기도 하고, 귀가 시간도 덩달아 늦어져 적당히 이 정도 움직이는 선에서 다시 따릉이를 대여해 집으로 돌아간다. 자전거 탄 시간까지 포함해서 2시간 정도를 계속 움직였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적인 느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좋을 타이밍인 것 같아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초코 아이스크림을 찾아봤는데 아무데도 판매하지 않는다. 어차피 한 번은 먹어야 할 아이스크림과 1+1 사이다 행사 품목을 함께 구입해 돌아온다.

 

 

사실 이 아이스크림은 좋아하지 않는다. 빵의 식감이 별로라고 해야하나. 게다가 팥이라니.

 

 

그래서 해체 후

 

 

아이스크림만 집어 먹었다.

 

 

저녁엔 잔반 처리를 한다고 금요일에 먹다 남은 낙지, 토요일에 먹다 남은 삼겹살과 소주를 꺼내 또 술을 마셨다.

그러다 또 아이스크림이 땡겨 급하게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들렀지만 마감시간이라 더 이상 주문을 받지 않아 편의점에 들러 초코맛 아이스크림을 집어 결제한다. 추운 날씨였지만 술로 몸에 열이 오른 상태라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었다.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술을 마시면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져 술을 자제할 수가 없게 되는데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들이부은 것 같다.

3월 4, 6, 8, 9, 11, 12, 13, 14, 15일. 술 마신 날. 나를 혹사시킨 날들에 나에게 미안한 날들. 적당히 마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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