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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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어떻게 주중에 술마셨다는 이야기밖에 쓸 이야기가 없을까... 이 정도면 정말 내 삶에 반성해야 한다.

드립백 커피를 내려 마시려다가 귀찮아 편의점에 들러 문의도 할 겸, 겸사겸사 커피를 한 잔 구입한다. 갑자기 회의가 잡히는 바람에 커피를 깜빡하고 회의에 들어갔다 나오니 시간은 흘러흘러 커피도 차갑게 식어버렸다.

 

 

점심은 여유가 딱히 없어 다시 편의점에 들러 간단한 도시락을 구입해 끼니를 떼우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참치마요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볶음김치가 있어 그 특유의 느끼함을 잡아줬다고 해야 하나?

 

 

다시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택배가 도착한다. 뜬금없이 선물을 받았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받은 거라 좀 의아하긴 하다. 뭐 좋은 마음에서 준 거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았다. 코로나가 좀 지나가야 다같이 만날텐데.

요즘은 특별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알아서 챙겨주고 있어 기분이 좋다.

 

 

일하는 도중 회의실로 불려 들어갔다. 팀원의 자잘한 실수로 인해 큰 사건을 수습하느라 바쁜 팀장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그런 꾸짖음의 자리. 회사 생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경위서라는 걸 써봤다. 쓰고 보니 고급스러운 양식에 전문적인 용어를 총 동원해 작성하는 반성문이었는데 내 실수가 아닌 남의 실수로 인해 작성하는 거라 조금은 껄끄러웠다. 뭐,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지 않겠어? 언젠가 한 번은 그렇게 겪어야 할 일이라면 달게 받겠다.

다만 이런 중복 아이템은 달게 받고 싶지 않다. 어떻게 이럴 수가...

 

 

퇴근 후 간만에 운동이나 할까 해서 친구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한 명은 선약이 생겼다고 하여 원래 잘 다니는 친구와 함께 운동을 했다. 이 운동의 재미는 도전의식을 끊임없이 심어준다는 점. 연약해 보이는 다른 회원들이 단계를 성공해가는 걸 함께 보며 친구는 너도 3개월만 집중적으로 하면 저 사람들보다 훨씬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잘 알기에 그럴만한 끈기는 없을 거라고 답하니 친구는 깔깔거리며 이해한다는 웃음을 지어주었다.

 

 

친구는 마침 본가에 갈 일이 있어 연락을 할까 말까를 고민했다고 했다. 가는 김에 얼굴이나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때마침 운동하겠다고 연락을 해와 타이밍 좋게 운동도 함께 하고, 먼 귀갓길도 편안하게 친구 차를 얻어 타고 올 수 있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나는 아니지만 친구와는 간만에 낙지볶음. 다행히 마음에 들어했다.

 

 

먹다 보니 술이 부족하면 술을 주문하고, 안주가 부족하면 안주를 주문해 먹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술이 잘 들어간다. 둘 다 허기진 상태였기 때문에 술이나 안주나 허겁지겁 먹어댔다.

 

 

선약이 있었던 친구가 집 근처에서 술자리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우리가 1차를 마치고 집으로 와 집 주소를 보내주니 얼마 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찬장에 잘 넣어둔 술들을 꺼내 하나씩 보여줬지만 원하는 건 딱 한 가지였다.

 

 

비싼 술 맛있는 건 알아가지고... 사실 난 처음 마셔봤는데 확실히 향이나 목넘김이 다르긴 하더라.

 

 

과자니 아이스크림이니 꺼내주고, 체다치즈를 전자레인지에 녹여 과자처럼 만들어 먹어봤는데 꽤 괜찮다. 배가 부르니 간단한 안주를 찾았는데 앞으로 혼자 마시게 될 때 적절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여튼 좀 부족하다 싶으면 무언가 계속 꺼내 먹어댔다.

 

 

 

 

2020.04.04.

잠들긴 했는데 친구들이 언제 집에 갔는지도 모르겠고 섞어 마신 탓인가, 꽤나 깊은 숙취로 종일 고생이었다. 누군가가 머물다 간 흔적을 치우는 일이 가장 귀찮고 싫은 일 중 하나인데 그 일을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하기 싫은 일이다. 정리를 하고 갔느냐 아니냐를 떠나 흔적 자체가 남는 것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정오 정도에 잠에서 깼다가 몸을 일으킬 수가 없어 계속 누워있었다. 뒤늦게 집으로 왔던 친구가 자켓을 놓고 갔다고 하여 집에 들러 옷만 가지고 바로 떠난 것을 제외하면 그 후엔 쭉 침묵의 시간이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뽑아

 

 

그간 못 봤던 영상들을 챙겨 본다.

 

 

귀찮음에 라면을 먹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아무래도 이불 빨래를 해야 할 것 같아 밤 10시에 이불을 싸들고 빨래방으로 향했다. 카드를 구입하면 10% 적립금을 더 지급해 주는데 카드 자체에 추가 요금이 있을 것 같아 구입하지 않다가 처음 구입했는데 추가금이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구입하는 거였는데. 뭔가 아깝다.

 

 

느즈막히 속을 채우기 위해 먹었던 라면이 부족해서 똑같이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대로 잤다간 배가 너무 고플 듯 해 빨래를 돌려놓고 편의점에 와 라면을 하나 먹는다. 라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얼마나 귀찮으면 라면으로만 2끼를 해결할까. 난 좀 더 부지런해질 필요가 있다.

 

 

라면을 먹고 빨래방으로 가니 마침 빨래가 끝난다. 건조기까지 돌려 이불을 싸들고 집으로 올라와 정리를 한 후 늦게 일어났지만 다시 졸음이 밀려와 잠을 청했다.

 

 

2020.04.05.

1시간 또는 1시간 반 간격으로 계속 잠에서 깼다. 그러다 6시 20분에 눈이 떠졌는데 지난 주말 아침 산책을 했던 게 상쾌하고 기분이 좋아 술에 깰 겸 일어나기로 한다. 그렇게 일어나기까지 30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했지만.

잠들기 전 샤워 후 머리까지 다 감은 상태여서 간단하게 세수만 하고 잔뜩 뒤집어 쓰고 나왔다. 햇살은 따사로웠지만 공기는 차가웠다. 아직까지는 운동용 장갑이 필요한 시즌이다.

집 근처 따릉이 대여소에 1대 남은 자전거가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다. 300m 떨어진 다른 대여점에 가니 어플에 떠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전거가 서 있어 마음에 드는 녀석으로 하나 골라 대여 후 한강으로 고고.

 

 

이미 지난주 부터 윤중로는 차량, 도보 진입 금지 예고에 대한 안내가 있었기 때문에 멀찍이 떨어져 구경하기로 한다. 지난주엔 앙상했었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참 길긴 길구나. 그 가치있는 시간을 난 뭘 하면서 지냈던 거지?

 

 

구석구석 자전거로 돌아다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모닝커피 한 잔 하기 위해 들른 카페. 난 16번째 주문한 손님이었고, 매장 내 손님은 5명이 채 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하고도 남을 간격으로 모두 떨어져 있었다. 평소 앉지 않았던 자리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통채로 전세를 낸 기분. 여긴 앞으로 주말마다 오게 생겼네.

일반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금지로 머그컵에 커피를 받았어야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 컵에 제공해주는데 어느 것으로 하시겠냐고 하여 일회용 컵에 받았다.

 

 

커피를 마시고,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했다. 그러다 뛰어보고 싶어 1km만 뛰자 싶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멈추고 얼마나 뛰었는지 거리를 보니 고작 300미터를 뛰었다. 공복은 이래서 위험하군.

걷기도 꽤 진행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다시 따릉이를 대여해 돌아갔다.

 

 

집에 돌아와 쌀을 씻어 밥을 앉히고, 간단하게 김치찌개를 끓여 허겁지겁 허기를 채운다.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에 3시간 정도를 잠이 오면 오는대로, 안 오면 안 오는대로 누워 쉬다 뒤늦게 청소 시작.

물걸레 청소기를 작동시키는데 뚝~ 하고 부러져 버리는 손잡이. 기계 자체는 문제가 없어 손잡이만 A/S를 받으면 될 것 같은데 하... 귀찮다. 부품만 따로 팔면 편할 일인데.

 

 

저녁을 먹을 때까지도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번 주말은 술로 인해 완전히 망가진 주말. 딱히 무언가 성취감이라는 것도 없이 마무리 짓게 생겼다. 이럴 땐 속 편하게 잠이나 자는 게 좋은데 과연 바람대로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And

3월 5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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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덕질때문에 빵을 매일 1~2개씩 먹고 있는데(회사 사람들에게 반강제로 주고 있는데 아침과 간식이 해결된다며 아직까지는 좋아하고 있다.) 가끔 이렇게 중복 씰이 나오면 아~~ 하고 탄식이 터져 나온다. 71개 중에서 어떻게 중복이 나올 수 있어? 하며 화를 내 보아도 어쩔 수 없는 랜덤 확률은 불가피한 것인가 보다.

 

전날 나름 과음을 한 상태였고, 12시 점검 시작. 편의점에서 사 먹기 보다는 근처 식당에서 빠르게 먹고 오는 게 좋겠다 싶어 이 날은 나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음료수를 사준다는 다른 팀장에게 주문을 하고, 새로운 상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에 편의점으로 구경을 간다. 만약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것들을 사다 점심을 해결하지 않았을까 싶다.

 

 

일을 하다보니 버그가 팡팡 터진다. 해결하고 문제없이 서버가 올라가는 것까지 대기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4시. 오후 반차를 쓴 보람이 없는 기분이 들면서도 다른 이들 보다 일찍 집에 간다는 것에는 신나했다.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다.

갑작스레 아이패드를 구매한 탓에 스마트폰은 당분간 그대로 사용해야겠다 싶어 오랫동안 생각만 하다 만 배터리 교체를 집에 가는 길에 하기로 한다.

 

 

역 근처에 찾기 쉬운 곳에 있어 건물을 보니 아주 오래된 옛날 건물.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4평 남짓한 가게에 사장님 혼자 폰을 수리하고 계신다.

배터리 교체는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제대로 되고 있는 건지 TV에 정신이 팔려 알 수 없었지만(보통 이런 센터에 오면 맡겨놓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체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는데 계좌이체를 이야기 하시길래 계좌이체를 해드리려 했는데 그냥 카드 결제를 받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배터리 잔량은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성능 상태를 보니 제대로 교체된 게 맞구나 싶었다. 교체하기 전에 어떤 상태인지 좀 봐둘 걸 그랬나보다.

 

 

신상품이 쏟아진 하루였기 때문에 원래는 홍대입구역 광고판을 구경하러 가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늦게 퇴근하기도 했고 해서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상품은 구입하기로 했다.

 

 

지난 F/W 상품은 세일 중이었다. 구매를 할까 망설이다 헛돈을 쓰는 것 같아 이것까진 구입하지 않았다.

 

 

퇴근시간 전이긴 했지만 정말 사람이 없다. 보통 주말 아침 영화를 보러 왔을 때 이런 풍경인데 금요일 오후 그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다니.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

 

 

지하 마트로 내려가 구경 후 저녁에 먹을 술안주를 구입하기로 한다.

 

 

솔직히 다 먹을 자신이 없어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동네 곳곳 나무들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만개를 한 나무도 있었고,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나무도 있었다.

 

 

고기다, 고기. 월급을 받았으니 고기를 먹어줘야지.

 

 

사실 고기를 산 이유는 다른 게 없었다. 술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친구가 추천한 40도 술, 잔이 필요해서 산 21도 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고기를 굽는데 집안 가득 자욱한 연기. 기술이 없어서 잘 굽지도 못했는데 냄새도 빠지는데 오래 걸린다. 다음엔 기술을 좀 연마해서 잘 구워봐야겠다. 채소는 구울 게 없어서 대파랑 급조한 마늘로 대체. 소스도 없어서 허브용 솔트로. 결국 냉장고에 파김치를 꺼내 같이 먹긴 했지만.

 

 

내 고기를 탐하는 애착 인형과도 한 컷 찍고.

 

 

고기 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었나보다. 앞으론 시즈닝을 하지 않은 생고기를 사다 그냥 구워야겠다. 가격이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시즈닝 때문이었는지 그렇게 느끼하진 않았다. 좀 덜 구워진 것 같아 먹으려다 다시 후라이팬 불을 켜 익혀 먹었다.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술인데 인터넷보다 2~30% 정도 가격이 비싸다. 사는 김에 같이 샀는데 와... 향도 좋고 맛이 꽤 괜찮다. 친구가 술을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주간에 못 본 다큐를 틀어놓고 홀짝홀짝 잔을 비운다.

 

 

한국인은 역시 단백질 섭취 후 탄수화물을 꼭 섭취해줘야 술자리를 끝낸 거라 말 할 수 있지.

 

 

청소를 하고, 온몸에 뒤집어 쓴 고기 냄새를 싹 씻어내고 술을 더 마실까 하다 이 정도에서 그만두기로 한다. 연속 4일을 마셨더니 또 속이 좋질 않았다. 딱히 도움은 안 되는 커피를 한 잔 내려 동영상을 보다 잘 준비를 했다.

 

 

 

2020.03.28.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때문에 평소와 같이 잠에서 깼다. 그렇다고 많이 잔 건 또 아니었다. 아침엔 작정을 했기 때문에 세수만 하고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간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한강으로 나가 구경한다. 날도 맑고, 바람도 강하지 않아 정신차리며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나뭇가지에서 점점 푸른 잎이 나기 시작한다. 1달 전만 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날이 따뜻해지긴 따뜻해졌구나.

 

 

아침이기도 하고 해서 나같이 가벼운 운동 또는 그룹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보통은 마포대교를 지나지 않고 여의도공원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원래대로라면 벚꽃축제 기간이 코로나19로 인해 도로 통제 예정이라 멀리서나마 구경하기 위해 원효대교까지 따릉이를 끌고 간다. 곳곳 풍경들이 봄빛을 받고 화사한 색을 자랑했다.

 

 

그러다 유독 눈에 띄는 나무 앞에 서서 멍하니 바라보다 사진을 찍고 이동했다.

 

 

도대체 이 조형물은 어디에 있는거야? 하고 인터넷으로만 봤던 조형물을 드디어 찾았다.

 

 

누군가 앞에서 뛰고 각도를 잘 맞춰 사진을 찍으면 그럴싸한 사진이 나올 것 같다. 우리 입장에서는 좀 흉물스럽긴 한데 영화를 본 외국인들이 인증샷으로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한다.

 

 

따릉이를 반납하고 커피를 한 잔 하러 카페에 들어온다. 커피를 주문하고 둘러보는데 내가 주문한 커피가 광고판에 떡 하니 붙어있다.

 

 

봄 신상품들이 많이 나왔는데 딱히 땡기는 건 없었다. 원래 텀블러를 잘 안 사기도 하지만 집에 있는 걸로도 충분하다.

 

 

이 넓은 카페에 손님은 10명 남짓. 주거지역이 아니다보니 주말엔 텅텅 비어있다. 다만 일요일엔 바로 옆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초대형 교회의 신도들이 찾아 바글바글한 편이다. 지금은 예배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맛은... 맛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초코렛은 먹지 않고 챙겨 나왔다.

 

 

따릉이를 빌려 타고 가려다 공원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이 시기엔 하루하루가 아까운 시간이기 때문에 눈으로 이 푸릇하고 화사한 풍경을 많이 넣어놔야 한다.

 

 

이대로 쭉 집으로 걸어간다.

 

 

슬슬 피기 시작한다. 아마 다음주면 만개이지 않을까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쇼콜라케익을 찾았는데 한군데엔 아예 없었고, 집 근처 편의점에 1개가 남아있었다. 슈크림빵도 사고 싶었는데 먼저 들어온 손님의 손에 그 빵이 들려있었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아쉽지만 케잌만 하나 사서 돌아온다.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청소를 하고 난 후 아이패드에 새로운 그림 어플을 설치 후 그려보기 시작한다. 프로젝트에 레이어를 만들어 덧씌울 수 있는 구조.

 

 

밑그림을 그려놓고 색칠을 했더니 그럴싸 해 보이네.

 

 

열심히 그렸으니 간식을 먹어줘야지. 편의점에 파는 케익 치고 상당히 맛있다. 아주 달디 단 초코케익에 충실한 맛이다. 다 먹으면 또 구해서 사다먹어야겠다. 아주 쓴 커피와 잘 어울릴 그런 케익. 나같은 초코성애자가 좋아할만한.

 

 

그 와중에 문자 도착. 택배를 문 앞에 갖다놨다는 것이다. 문을 열어보니 덜렁 본품 박스채로 배달되어있는 물건.

 

 

당장 써먹을 일은 없지만

 

 

상품 이미지처럼 파가 저렇게 썰릴 것이냐... 조만간 골뱅이무침을 해먹어봐야겠다.

 

 

TV를 보다 밥을 먹어야겠다 싶어 떡볶이를 했는데 망했다. 맵기만 하고 뭔가 걸죽한 맛이 없다. 올리고당으로는 부족해. 물엿을 구비해야겠다.

 

 

TV를 잘 틀어놓질 않아 광고를 본 적이 없는데 이 날만 2개의 광고를 봤다. 이젠 찾아보지 않아도 알아서 나오는 구나. 내가 세상에 너무 무관심한 건가?

 

 

퍼즐게임을 하다 시계를 보니 4시간이나 지나있었다. 폰 배터리가 2% 남을 때까지 집중하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그럴 시간에 뭐라도 하나 더 하지.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씻고 잠을 청한다.

 

2020.03.29.

늦게 잔 것에 비해 또 일찍 일어나버렸다. 날이 조금 따뜻해지니 아이스커피가 땡겨 우유와 캡슐 커피를 내려 라떼를 만든다. 케이스에 박스에 있는 캡슐을 채워 넣었더니 디카페인만 가득하다. 캡슐이 좀 비워지고 나면 캡슐을 사러 나가봐야겠다.

 

 

그림 그리느라 3시간 정도를 구부정한 상태로 있었더니 목이 땡겼다. 자고 일어났을 때부터 뒷목이 뻐근했다. 펜슬은 어느 정도나 충전되어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검색을 해봤더니 배터리 상태에서 확인이 가능하더라. 충전은 그리 오랜 시간 꽂아놓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충전되었다.

 

 

집에 있는 면과 재료털이 용으로 로제 파스타를 만들었다. 면이 135g 정도 되는 걸 다 집어넣었더니 느글느글한 한계점에서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설거지 후 선반에 수북하게 쌓여있던 먼지들을 닦아내고, 청소를 했다. 방바닥은 그렇게 자주 청소하면서 선반은 왜 손이 잘 가지 않는지 모르겠다.

초코 아이스크림이 땡겼는데 교환해 온 케익에는 없는 것 같아 그나마 초코가 들어간 것 같은 것을 골라 먹었다. 초코칩은 있었는데 맛은 어째 좀 느글느글. 아침 커피부터 식사에 간식까지 온통 유제품. 이 연속된 먹부림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뻔했지만 예상은 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페이퍼토이를 하나 만들어보기로 한다.

 

 

열심히 자르고 풀칠을 하고 있는 도중 걸려온 아빠의 전화.

'어디니?'
"집이지요?"
'지금 집에 가는 길인데 데릴러 갈까? 저녁 같이 먹자.'
"나 지금 뭐 하는 중이야. 그냥 시간되면 이따 갈게."
'그럴래? 그럼 6시 정도에 집으로 와.'

이 나이 먹고 이런 거 한다고 말 할 수 없잖아?

 

 

목공풀을 사다 붙였는데 잘 붙긴 하지만 어째 실수하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 그리 마음에 들게 붙진 않는 듯 했다.

 

 

스누피 방을 빼고 페이퍼토이를 넣기로 한다. 앞으로 10개 더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언제 다 만들게 될지...

 

 

금요일에 사두고 먹지 않은 고기와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을 챙겨 본가로 향한다.

 

 

분명 지난주에도 같은 상인 것 같았는데... 소고기를 구워먹고 삼겹살을 구워먹으니 또 배가 한가득 부풀어오른다. 잦은 음주로 인해 배만 볼록해졌다.

 

 

소화시킬 겸 집까지 걸어와 마무리 청소를 마치고, 연속된 유제품 섭취로 화장실에서 씨름하고 났더니 기운이 빠진다.

커피를 한 잔 했는데 속이 진정되는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불안한 상태.

오늘은 좀 일찍 잘 수 있을까 모르겠다.

And

3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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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0.

전날도 본의 아니게 과음을 했지만 해장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금요일 낮 12시에 점검을 하면 점심을 먹으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보통은 그냥 무시하고 나가서 국밥을 먹고 왔는데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미리 준비한 다른 팀 직원의 책상을 보니 나도 오랜만에 그것들이 땡겨 편의점으로 향해 마음에 드는 것들을 집어 결제했다. 맛은 뭐... 추억의 맛이지.

 

 

 

 

금요일은 내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 사실 딱히 살 필요는 없었다. 미세먼지로 늘 마스크를 쓰고 있어 미리 사뒀던 마스크가 충분히 여분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사지 않았는데 궁금하기도 해서 약국을 들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 바로 구입을 할 수 있었다. 당분간은 사지 않을 듯 하다.

 

 

 

 

들어오는 길에 간식을 사 와 띠부띠부씰을 뜯어보았는데 다행히 중복이 아니었다. 아침에 먹었던 빵에서는 중복 씰이 나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었다. 나 때문에 강제로 빵을 먹는 회사 사람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무사히 일을 마치고 즐거운 불금 술자리. 친한 회사 여직원이 급전이 생겨 주위에서 아무것도 도와준 것도 없는 사람들이 쏘라고 하는 통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술을 쏘게 됐다. 얻어먹는 자리 자체가 미안해서 나중에 따로 선물이라도 사줘야겠다.

 

 

 

 

식당에 들어가 주문을 하는데 다들 배가 고파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낸다.

 

 

 

 

하필이면 회를 잘 먹는 사람들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술 역시 속도전이었다.

 

 

 

 

모듬튀김도 먹고.

 

 

 

 

서비스로 나와야 할 콘버터가 가장 마지막에 나온 건 아무도 이유를 알지 못했다.

 

 

 

 

 

 

 

많이도 먹었다.

 

 

 

 

퇴사한 직원이 퇴근 후 가산에서 역삼까지 와 합류하고, 팀 회식이었던 타 팀 인원 3명이 술자리에 합류했다.

3개월 전 입사한 그 팀 직원은 갑자기 일주일 후 퇴사를 한다고 해 모두들 놀랐다. 사실 팀장은 일하는게 성에 차지 않아 수습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 고민을 하다 결국 아무 말 없이 넘어간 상태였는데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다 스카웃됐다는 회사의 조건 정도를 물어보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앉아서 가만히 보니 나 혼자 40대다. 눈치없이 술자리에 끼는 건가 라고 생각해도 간다고 하면 붙잡는다. 3차를 간다는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오려고 하니 퇴사한다는 직원이 나는 마지막 술자리인데 그냥 가시는 거냐라고 하길래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섰다.

"너 나랑 친해?"

 

 

 

 

이미 취기가 많이 올라온 상태였고, 배가 불러 더 들어가지 않아 도망쳐 나온 거였다.

그래도 집에 돌아와 잘 씻고 잠에 들었다.

 

 

2020.03.21.

우유도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하고, 캡슐도 사둔지 오래되어 해장도 할 겸 오랜만에 캡슐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캡슐은 라떼 전용으로 홍보했던 커피였는데 그래서 그런가 맛이 괜찮았다. 기분 탓이라고 하고 싶군.

 

 

 

 

마스크를 나눠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본가에 갈 때 늘 까먹고 있었는데 엄마에게 반찬을 가져다 먹으라는 문자를 받기도 해도 까먹기 전에 챙겨놔야겠다 싶어 잘 보이는 곳에 꺼내두었다.

 

 

 

 

검정색은 어른들 쓰시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기도 하고 해서 나도 검정색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건 내가 쓰는 걸로 하고 넣어둔다. 흰색은 갖고 있는 것 대부분을 부모님께 드린 것 같다.

 

 

 

 

친한 동생과 문자로 대화를 하다 캔들 만들기에 대해 물어보길래 생각해보니 나도 집에 있는 게 얼마 안 남았다 싶어 집안일을 마친 후 주섬주섬 챙겨입고 재료를 사러 나간다.

새로 산 스니커즈와 새로 산 화이트진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퍼즐 게임을 신나게 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 먼 것 같으면서도 가까운 을지로.

 

 

 

 

지하철에도 사람이 없었지만 역시나 밖에도 사람이 없다. 시장도 조용했다. 보통 이 시간이면 가게마다 1~2명의 손님은 꼭 있기 마련인데 손님은 20명 내외 정도. 사야 할 물품은 정해져있어 향만 고르고 재빨리 사서 빠져나온다.

 

 

 

 

'저녁 먹게 집으로 와라.'

시장을 빠져나와 폰을 보니 도착해있는 아빠의 문자. 청계천 산책이나 하다 들어갈까 했는데 바로 집에 가서 물건을 내려놓고 나와야 저녁 시간에 맞춰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15분 시장 구경 후 외출 2시간도 안되어 집으로 돌아오다니. 처음이었다.

집에 돌아가 짐을 내려놓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빈 반찬통과 마스크를 챙겨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집 앞에 홍매화 나무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벚꽃보다는 매화가 훨씬 더 예쁜 것 같다.

 

 

 

 

마스크를 갖다 드리니 엄마는 마스크 공장을 하는 동창에게 100개를 주문해놨다고 하신다. 갖다 드린 게 헛수고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던 그것보다는 조금 두꺼운 거니 뒀다 아껴쓰시라고 했다.

술이 없이 고기를 먹는데도 잘 넘어가더라.

 

 

 

 

당분간은 반찬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겠다.

 

 

 

 

마트가 쉬는 일요일이라 장을 보기 위해 뒤늦게 마트에 들렀다.

 

 

 

 

생크림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다 결국 진열대에 다시 놓고 살 것들만 사서 들어온다. 골뱅이는 가끔 할인행사를 할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어오는 편인데 처음 보는 술안주용 간편 골뱅이인 듯 보여 사봤다. 언제 먹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 집에 있는 이상은 내 뱃속으로 들어가겠지. 고기는 또 없다.

 

 

 

 

 

2020.03.22.

지난주는 같은 블럭에 있는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아무래도 역 근처로 가면 열려있는 카페가 있을 것 같아 일단 씻고 밖으로 나선다.

꽤 오랫동안 걸었는데 특이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를 발견.

뜀틀 의자라... 뜀틀을 보니 막 뛰어넘고 싶어진다. 나 꽤 높이 잘 뛰었는데.

 

 

 

 

커피 가격은 약간 나가는 편이었지만 호오... 캬라멜 맛이 나는 것 같다. 식기 전에 빨리 집에 가서 편하게 마시자 하며 걷는 속도를 올린다.

근처 성당도 교회도 예배가 없어 동네 자체가 조용했다. 일요일 오전이면 너도 나도 차를 끌고 나와 골목이 늘 복잡했는데 요즘은 매일이 명절같은 느낌이다. 좋다는 얘기다.

중국에 공장도 안 돌아가는지 청명한 하늘. 가끔 일본 여행을 갔을 때 아침에 보던 그 하늘 색깔이었다.

 

 

 

 

커피를 사러 얼마나 멀리까지 나갔다 왔나 하고 지도 어플을 켜 거리를 보니 아침부터 1km를 걸었다. 적절한 산책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렇게까지 걸어갔다 사 올 일인가 싶기도 했다.

 

 

 

 

엄마가 준 반찬과 전날 사 온 달래를 다듬어 무치고 된장찌개에 조금 넣었더니 그럴싸한 점심 밥상이 되었다. 아.. 또 풀 밖에 없어..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밥을 준비하는 도중 도착한 문자. 선거 시간이 되었으니 투표를 하라는 문자였다. 어느 당에 소속되어있지도 않지만 한 번은 참여해보고 싶어 선거인단으로 처음 신청했더니 시간이 되자마자 문자가 도착한 것이었다.

남자는 고민을 하다 한 명을 선택하고, 여자는 익숙한 얼굴을 선택했다. 그 후 자주 가는 커뮤니티의 글을 보니 나처럼 선택한 사람도 꽤 되었다.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군.

 

 

 

 

캡슐도 새로 산 우유도 소비를 해야 했기에 디카페인 캡슐로 라떼를 만들고,

 

 

 

 

주중에 도착한 페이퍼토이를 만들기로 한다.

 

 

 

 

가장 만들고 싶었던 걸 술취한 상태로 들어와 손으로 막 뜯어냈더니 예쁘게 잘리지가 않았다. 게다가 풀도 손에 묻어 종이도 지저분해졌다. 결국은 내 의지로 내가 망친 거다.

 

 

 

 

총 13종 중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것과 가장 기본형을 각각 완성. 이미 다 만든 사람도 있고, 하루에 하나씩 만든다는 사람도 있어 나도 시간이 되면 하루에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이 정도에서 마무리지었다.

 

 

 

 

귀엽군요!

 

 

 

 

시간이 되면 다시 정리를 해 자리를 만들어둬야겠다.

 

 

 

 

잘 치지도 못하는 기타 연습을 한다고 했더니 굳은살이 생기는 중인지 손가락이 찌릿찌릿하며 벗겨지는 중이다. 뭐라도 좀 꾸준히 해야 하는데... 난 왜 도중에 그만두는 게 이리 많은지...

 

 

 

 

점심에 먹은 걸 그대로 먹을까 하다 스테이크가 땡겨 배달 어플을 봤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돼지고기는 전날 먹기도 해서 치킨으로 주문. 금요일엔 배가 불러 치킨을 거의 먹지 않았고, 쉬면서 틈틈이 자잘한 운동을 했더니 닭이 적당할 것 같았다.

 

 

 

 

술을 마셔야 함이 맞는 구성이지만

 

 

 

 

이걸로 충분했다. 술 생각이 싹 사라질 수도 있구나. 질리도록 마셔서 그런가.

 

 

 

 

못봤던 프로그램 몇 개를 보고, 청소와 빨래 후 하루를 마무리. 슬슬 자야지. 잉여로운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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