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3 왓 아룬 새벽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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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차이 역을 가려면 MRT 노선을 타야했기에 지하로 내려간다.

 

티켓을 사서 가려다 충전 카드를 사는 게 편할 것 같아 구매했다. 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내가 승차한 역은 사람이 많아 줄이 길기 때문에 카드를 찍고 다니는 것이 시간 절약 면에선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문제는 한 번 충전 후 더 이상 충전을 하지 않았다는 것. 빨리 구입할 걸 그랬나보다.

구입할 때에는 여권을 보여주고,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지불해야 한다. 150밧? 정도를 내고 100밧이 충전된 카드를 받았던 것 같다. (여행 다녀온지 3개월이 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표 사는 줄은 그렇게 긴데 막상 내려오면 한적하다.

 

스쿰윗 역에서 거의 30분 정도 지하철을 타고 전 날 왔었던 사남차이 역에 도착.

 

궂은 날씨. 장대비가 쏟아진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 복은 없었던 듯.

 

10분 정도를 걸어 선착장으로.

 

왓 아룬으로 가는 요금은 4밧. 2대의 배가 인원이 차면 왔다갔다 하는 방식.

 

다행히 시간에 맞춰 배를 탈 수 있었다.

 

출발하는 선착장

 

건너편 선착장.

 

한강보다는 좁은 규모의 강이라 금방 건너갈 수 있다.

 

사원 근처에는 꼭 이렇게 코끼리 바지를 판매한다. 사원을 가는데 긴 바지를 미리 준비하지 못해도 상점가에 꼭 있으니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가만 보니 짜뚜짝 시장보다 가격이 저렴하네? 응????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다 보면

 

선착장이 또 하나 있는데 사판 탁신 선착장으로도 갈 수 있는 곳인가보다. 이 보트 이용은 공부를 하고 가지 않은 탓에 따로 이용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걸 타고 어딜 가야겠다 싶은 곳이 딱히 없기도 했었고. 여튼 선착장이 있다...

 

깃발마다 갈 수 있는 선착장이 다르므로 잘 보고 타야한다고 한다.

 

전 날 다녀왔던 건너편에 보이는 왓 포 사원의 지붕.

 

이상 선착장 구경은 마치고 본격적으로 왓 아룬 사원 구경.

 

입장 전에 티켓을 구매하고(50밧이면 왓 포 사원보다는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가격),

 

입장! 두둥!

 

 

독특한 형태다. 국가별로 사원의 느낌은 많이 다르다. 동아시아의 사원들이 목조건물의 약간은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동남아시아쪽으로 넘어올 수록 금을 많이 사용한다거나 상당히 화려한 색을 사용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조각이나 타일을 쓴 탑 형태의 건물은 태국 대부분의 사원에서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돌탑같은 개념이라고 봐야하나? 탑을 쌓아가면서 수행하는 느낌?

 

꼭대기는 올라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높이 쌓아놨는지.

 

계단이 상당히 가파르고 복도가 좁아 조심조심 움직여야 한다.

 

사이사이에도 많이 신경쓴 모습.

 

가만 보면 접시를 붙여놓은 것도 같고...

 

가이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쭈욱 둘러보기로 한다.

 

옆에 있던 법당에 잠시 들어가보기도 하고.

 

법당을 중앙에 놓고 주위를 둘러보면 불상과 각종 조각들이 그를 지키고 있는 느낌이다.

 

다시 해가 나는 듯 했지만

 

이내 먹구름이 밀려들어오고... 날씨를 종잡을 수 없었다.

 

어느 정도 구경 후 돌아가는 배에 올라탄다.

 

우산없이는 돌아다니기 힘든 날씨여서 조금 아쉽긴 했다. 그래도 운치는 있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 길은 또 장대비가 쏟아진다. 뭐야.. 여기만 비가 오는 거야 뭐야..

 

얼마 걷지도 않았지만 비가 계속 내린 바람에 이미 몸은 천근만근. 다시 숙소로 돌아간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91121 노량진 수산시장 일성수산 대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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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즐거운 회식. 인원이 많지 않은 회사인 관계로 3팀이 모여도 8명이다.
철도 철이고, 방어를 먹는다고 하니 옆 팀에서 인원이 붙는다.
인당 6만원의 회식비를 사용할 수 있어 그래도 8명이 모이면 거의 50만원의 돈.

차를 타고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나, 노량진 수산시장 태어나서 처음 가본다?

회식을 가기 바로 전 주말, 가끔 유튜브에서 보는 구독 채널에서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대방어를 먹으러 다녀왔다.
색깔만 봐도 이 집으로 해야겠다 싶어 퇴근 전에 전화해 미리 주문을 해두고 7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출발.

 

건물을 새로 짓고 난 후 깔끔하게 정돈되었다...고 한다. (난 처음이니 이곳의 생태에 대해 잘 모름)

 

겨울이라고 또 뭐 이런 걸 해놨어~ 예쁘게~
올 1월에 대학생 인턴으로 왔다 정직원이 된 부산에서 온 아가씨는 저 너머에 바다가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광안리에 살고 있으니 아마도 그런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저 너머에 63빌딩이 있어...

 

가게에 도착하니 회를 뜰 준비를 하고 계신다.
식당까지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한 터라 회는 떠서 그 식당으로 올려다주기로 하고 이동한다.

 

가게와 연결되어있는 식당은 여기인가 보다. 가장 왼쪽 끝에 있는 가게.
연말도 다가오고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가게마다 앞에서 기다리는 대기 손님들이 많았다.
우리도 40분 정도를 기다리다 들어간 듯 하다.
예약까지 했는데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님? 이라고 생각해도 미리 예약한 게 아니니 그냥 수긍한다.
되도록 일찍 오던지, 아주 일찍 예약을 하고 오던지 둘 중 한가지로 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기다린 보람이 있었던 것은... 회가 아주 맛있었다.

 

대방어만 먹기 물릴 것 같아 모듬회도 주문.

 

차림상을 하는 식당이라 시장에서 아무거나 사올 수 있는 것이 큰 장점.

 

사실 산낙지 먹고 싶었는데... 흑흑...

 

빠질 수 없는 투명한 알콜 한 잔.

 

대방어를 주문하면 함께 곁들여 제공해주는 유자김치에 와사비와 무순을 살짝 올리고, 아우... 냠냠... 또 먹고 싶다...

 

먹성 좋은 남직원들과 함께 간 나머지 회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가게에 전화를 걸어 모듬회를 주문한다.

"아까 주문하고, 식당 예약해주셔서 먹고 있는 사람인데요."
'네,'
"혹시 모듬회 주문할 수 있을까요"
'딱 그대로 해드리기엔 지금 시간이 늦어서 있는 걸로 해서 드릴 수는 있어요. 5만원에 해드릴게요.'
"네.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그런데 사모님, 저희 가게는 어떻게 알고 오신 건가요.'
"아... 유튜브 보고요."
'아... 다 되면 올려 보내드릴게요.'

사... 사모님... 그래...

다시 전화가 와서는 7만원으로 결제한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그 다음 올려준 회는 이렇게. 푸짐한 방어의 양.
활어회가 아닌 숙성회를 판매하는 곳이라 미리 횟감을 준비해 보관해놓은 것이 아니면 주문을 받지 않는 모양이다.

 

유자김치 많이 주세요! 했더니 2팩을 보내주셨다.

 

회를 먹었으니 매운탕이 빠질 수 없지.

 

'수제비 2개 주세요.' 했더니 진짜 반죽을 갖다주다니!! 셀프 수제비 뜨기!!

 

시판 수제비가 아니라 반죽 수제비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ㅋ ㅑ.. 술이 또 술술 들어가...

 

도대체 얼마까지 먹어야 끝을 보려는지... 라면까지 주문해 먹는다.

 

영업시간이 다 되어 쫓겨나듯 나오니 새벽 경매를 준비하고 있는 상인들.

 

나가는 길에 있던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라즈베리 어쩌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고.

 

집에 가자.

 

덕분에 과음한 날.

And

20191116 장충단공원 남산 서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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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과음으로 집에서 골골대다 일요일은 비가 내린다하여 이번주 나가지 않으면 더 이상 단풍놀이는 즐길 수 없을 것 같아 대충 식사를 떼운 후 씻고 밖을 나선다.

처음엔 버스를 타고 올라갈 생각으로 동대입구역으로 향했는데 내리고 동국대쪽을 보니 진하게 물든 단풍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보고 걸어올라가기로 한다. 혹시나 몰라 편한 운동화를 신고 나왔는데 잘됐다 싶었다.

 

장충체육관에서는 어느 아이돌의 공연이 있었는지 공원 안에는 10대 소녀떼들로 가득했다. 나도 음악을 꽤 듣고 가수들을 좋아하긴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아이돌은 관심이 없다. 이상하게 관심이 안 간다.

남산에 올라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의 사람들, 나처럼 그냥 걷는 사람들.

남산 2호터널은 원활.

야구장에서 연습 중인 초등학생들.

곳곳에 대포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아마추어 작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남산엔 1년에 1번 정도는 오는 편인데 유관순 상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살면서 참 많은 것들을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며 살아간다.

드라이브 코스로 좋은 길.

오르막길을 걸어올라오다 보니 어느덧 진입.

예전에 한창 자전거 동호회 활동을 할 때 내 닉네임을 딴 남산 오르기 대회가 있었는데(무려 4번이나 진행됐었다) 모임 장소가 항상 이 국립극장 앞 광장이었다. 추억이 새록새록. 지금은 비록 공사중이어서 막아놨지만.

일반 차 진입은 허용되지 않는 통행로.

이쪽은 둘레길인 것 같았는데 잘못 갔다간 정상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할 듯 하여 아는 길로 올라간다.

스타트!

역시나 영차영차 잘도 오르는 사람들.
6년 전 자전거타고 11분 25초 걸렸는데 지금은 안 쉬고 올라가기만 하면 다행일 듯.

나 빼고 다 동행인이 있었던 것 같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혼자 오신 어느 여성분이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셔서 폰으로 사진을 찍어드리기도 했었으니.

주중에 비가 내린 후라 앙상한 가지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 일요일, 월요일 비가 내리고 나면 애처롭게 매달려있던 나뭇잎들이 비처럼 흘러내려 가지는 더 앙상해질 것이다.

강남쪽 전망대에서 풍경을 바라본다. 안개가 옅게 깔려있던 탓에 썩 좋은 전망은 아니었다. 남산에서 한남대교 방향.

월드타워때문에 잠실 포인트를 찾기는 쉬워졌다.

다시 올라간다.

화장실 앞이 이렇게 예쁘다니!!

또 다시 영차영차.

또 다른 전망대에 서서.

확실히 산은 산이다. 작지 않은.

다시 올라간다.

성곽이 보이면 버스정류장 부근까지 다 올라왔다는 의미.

진한 가을의 흔적.

가을의 바람

타워쪽으로 올라간다.

강북쪽 전망대. 종로, 동대문.

종로, 을지로.

해질녘 팔각정.

누군가들이 남긴 사랑의 흔적. 기대, 만남, 사랑, 이별. 각기 다른 형태로 변해갔을 감정들.

서울 곧 멸망?

저 아래 나무들이 많은 공간이 어느 지역인지 잘 모르겠어... 이촌동 정도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단풍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목이 말라 음료수를 하나 집어 들어 마신다.

버스를 타기 위해 내려간다.

충무로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내려오다 남대문시장으로 가기 전, 힐튼호텔 앞에서 내린다. 조금만 걸어가면 서울역이 가깝기 때문에 멀리 돌아가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판단에.

예전에 일했던 남산 그린빌딩. 가끔 점심시간에 팀 사람들과 김밥 사들고 남산으로 올라가 먹고 놀다 오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것도 벌써 16~17년 전이구나. 사진을 찍었을 당시에도 이 때 회사 사람들 몇몇과 만든 밴드에서는 각자 주말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난 이 건물 사진을 찍어 밴드에 올렸다.

원래 이쪽에는 판자집같은 것이 있었는데 싹 철거하고 남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고 정비를 한 모양이다. 오랜만에 이 앞을 왔더니 세월의 흔적이 싹 지워지고 새로운 것들이 들어차있는 것에 바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거 뭐 너무 '중구' 티 내는 거 아니야?
'중구가 시키드나?'

그냥 가려다 가만보니 서울로를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
남대문시장에서 청파동으로 넘어가는 고가도로는 철거 대신 산책로로 개편되며 새로운 도심 속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예전에는 퇴근하며 집으로 가는 버스가 이 고가고도를 넘어갔는데 지금은 그 버스도 사라지고, 도로도 사라졌다.

서울로 7017. [1970년 만들어진 고가도로가 2017년 17개의 사람이 다니는 길로 다시 태어난다] 라는 의미라는데 의미야 갖다 붙이기 나름인 거니.

행사도 있었지만 이용객이 거의 없어 직원들이 더 많았던 부스.

곳곳에는 이렇게 피아노가 하나씩 놓여져 누군가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었다.
한 번 앉아볼까도 싶었지만 연주할만한 노래가 없어서 건반도 건드리지 않았다. 피아노에 손을 놓은지 너무 오래됐다.

목욕탕인가?...

계절마다 각기 다른 조경을 꾸며놓는 듯 했다. 가을이니까 억새와 갈대로.

방방 뛰고 싶었지만 진입 금지.

집회가 없는 조용한 주말 도심 풍경이 얼마만인지... 조용히 걷고 걷다 귀가. 그러다보니 술이 깼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눈이 내려앉을 날도 머지 않았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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