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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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7.

해외 패치 점검 시간과 점심시간이 맞물린 바람에 식사는 가까운 돈까스 가게에서 해결해야 했다.

 

 

5일에 예약 판매를 시작한 상품이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신이 나~ 신이 나~ 사은품 마우스 패드까지!

 

 

퇴근 전까지 극장을 갈까 말까를 계속 고민하다 주말은 나름의 스케쥴이 잡힌 바람에 결국 가기로 결정.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 후 세탁기를 돌려놓고 간단한 차림으로 샐러드 식사를 하면서

 

 

본 방송을 챙겨봤다.

 

 

샤워 후 바로 밖으로 나가면 체온을 다 빼앗겨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라 잔뜩 껴입고 극장으로 향했다.

 

 

극장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깐 서점에 들러 추가로 살 물건이 있는지 훑어보고,

 

 

요즘 대세들이 입구에 나란히 서 있길래 사진도 같이 찍어주고,

 

 

스파오에 잠시 들러 오프라인 매장에는 어떻게 진열되어있는지 궁금해 훑어본다.

 

 

쿠션 겸 담요가 있으면 하나 사려고 했지만 온라인 품절이 오프라인에 있을리가 없지. 내가 산 옷들도 잘 진열되어있군.

 

 

극장에는 예상대로 사람이 없었다. 이번주 20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옆 동네에서 나온 바람에 몸을 사리고 집에 있었어야 함이 맞지만 그 사람의 동선이 이 극장에 닿진 않았고, 보통 영화 개봉 후 2주가 넘어가면 극장을 찾아가지 않는 문제가 있어 나름 무장을 하고 왔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예매를 하고 나왔는데 이쪽 라인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맨 뒷줄에서 보는 것도 나름 괜찮군.

 

 

영화는 뭐랄까... 조금 아쉽다. 한국 영화의 특성이 되어버렸는지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도 있었고. 첫 장면이 후반부에 다시 플레이 되는데 그제서야 무슨 대사를 했는지 알아 들었을 정도.

나중에 찾아보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원작과는 다른 설정이 있었다 하고, 실제 사건에 대한 고증을 할 거라면 사실 그대로 영화에 담았어야 하는 게 맞지 않았나 싶어서다. 특히 근현대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들이 어떻게 영화 속에서 풀어 나가는지를 궁금해 하며 보기 때문에 사극과는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

 

 

극장을 빠져 나오니 자정이 되었다. 한적해진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갔다.

 

 

영화도 봤으니 관련 동영상도 볼 수 있게 되어 궁금했던 영상을 다 본 후 잠을 청했다. (영상을 보고 나면 마약왕이 궁금해진다.)

 

 

 

2020.02.08.

전날 회사에서 받은 택배들을 뜯어보았다. 여름용 파자마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바지 원단이 아주 얇다. 색이 어두워서 크게 걱정은 없지만 속옷이 비칠 것 같은 느낌이다.

 

 

집에서 활동복으로 입을 원피스는 괜히 M 사이즈를 샀나보다. 생각보다 너무 크고, 조금 무거운 느낌. 어차피 집에서 입을 옷이라 그냥 입기로 했다. 일단은 잘 세탁해서 넣어두는 것으로.

 

 

가내수공업을 위해 그림 연습과 채색을 할 스케치북과 색연필까지.

 

 

무언갈 배우려면 따로 학원을 가지 않아도 집에서 동영상 강의를 선택해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집에 있는 연필들을 갖고 있는 심도대로 다 꺼내와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한다.

 

 

뭐 이런 거 연습을 하라고 해서 그냥 막 긋고 돌리고. 신나게 스케치북을 채운다.

 

 

 

손이 시커멓게 된다더니 나름 열심히 했나?

 

 

커터칼로 연필을 깎는 연습도 열심히 해야겠다.

 

 

주말 약속은 취소가 되었고, 마트가 열지 않는 일요일 주간에 걸려 급하게 마트로 향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지만 환하다. 해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장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나는 왜 고기를 사지 않을까?

 

 

정월대보름. 동그랗고 환한 달이 밤하늘에 걸려있다. 나는 무슨 소원을 빌었나...

 

 

지난주 폭망한 떡볶이를 만회해보자는 심정으로 만든 떡볶이.

 

 

알리오올리오 만드는 방식으로 동일하게 만들었는데

 

 

떡에 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떡을 데칠 때 소금을 많이 넣었지만 생각보다 간이 잘 베질 않았고, 부족할 것 같아 소금을 좀 더 뿌렸지만 싱거웠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던 맛. 페퍼론치노를 조금만 넣어야겠다. 속이 쓰렸다.

 

 

간만에 주말 본방송을 틀어놓고 보면서 식사를 마친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회사 여직원에게 문자를 보내 중간 중간 점검을 받고, 다음 그리기 할 것을 지정받아 다시 동영상을 틀어 보고 그림을 그린다.

 

 

뭔가 잘 안 풀릴 땐 낙서도 하면서. 울애기, 기다려! 열심히 연습해서 잘 그려줄게!

 

 

좋은 건 또 봐도 좋으니 계속 보면서 놀다가

 

 

라임도, 토닉워터도 사 왔으니 보드카를 한 잔 하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얼음도 얼려두어 준비는 이미 완료.

 

 

일반으로 마시려다 라임을 샀으니 라임을 따서 마신다.

 

 

그냥 마시다보니 입이 심심해져서 찬장을 열어 하나씩 꺼내 먹는다.

 

 

사진을 안 찍었는데 여기에 나중엔 생라면도 하나 부셔 먹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2020.02.09.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잠에 들었는데 9시에 눈이 떠졌다. 중간에 깨지 않아 잘 잔 것 같았지만 며칠 전 구입한 수면 체크 어플에서는 깊은 수면으로 체크되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 심박수가 빨라져서 그런 듯 했다. 그런 상태에서 커피를 내려 마셨더니 심장이 다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와 커피를 마시다 말고 버려야 했다.

회사 여직원에게 그림을 보내주고 나니 다음 과제를 내준다. 그림을 그리다 생각하건데

 

 

단순하게 그려서 색칠공부나 할 생각이었는데

 

 

누가 보면 입시 준비하는 줄 알겠어.

 

 

기왕이면 잘 그리는 게 좋지 않겠냐며 설득하길래 계속 연습해보기로 했다. 연필 깎는 스킬도 점점 늘어난다.

 

 

대보름보다 더 밝고 큰 달이 뜬 날, 더부룩하게 먹은 저녁 식사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 겸 밖으로 나가

 

 

여분의 연필과 보관용 필통을 구입해 집으로 돌아온다.

 

 

잠자기 전에 그림이나 하나 더 그려봐야겠다. 그나저나 색연필은 올해 안에 쓸 수 있는 건가?

And

2월 1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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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전날 회식을 하고 남은 회식비로 모닝 커피를 한 잔 하며 해장을 하고,

 

 

부족한 해장은 설렁탕으로 채웠다.

 

 

늘 그렇듯이 회의는 많았으나 특별히 바쁜 업무는 없었다. 3주 후에나 들어갈 일을 해놨다가 도로 빼는 작업을 하고 퇴근시간이 되어 회사를 빠져 나왔다.

 

 

회사에서 강남까지 걸어가 며칠 전 주문을 해놓은 구두를 찾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허기를 채우기 위해 오랜만에 버거를 먹었다. 배가 불러 모두 먹어 치우진 못 했지만. 난 역시 주니어 사이즈가 맞는 듯. 2개에 7천원 하는 행사를 이용해 나머지 하나는 포장으로 다음 날 먹기로 하고 가져왔다.

 

 

집에 오자마자 TV를 켜니 바로 시작. 절묘한 타이밍에 시청을 시작하고, 청소와 샤워를 마친다.

 

 

매일 운동화만 신고 다니니 구두가 없다. 이제 나이도 들었고, 이런 신발도 좀 신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회사 여직원을 데리고 가 매장에서 세일하는 구두를 죄다 신어보고 추천해준 것으로 구입했다. 당시 진열된 상품 밖에 없어 주문을 한 후 새 상품으로 받기 위해 매장을 다시 찾은 것이었다.

 

 

내가 이 신발에 소화가 가능한 옷이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는다.

 

 

산뜻하니 봄에 신기엔 적당할 듯 하다. 스웨이드 재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찾아봐야겠다.

샤워를 하고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발목에 이 양말 자국 어쩔... 늙은 건 이래저래 티가 나는 구나.

 

 

 

2020.02.01.

나이가 시속이 되어 시간이 흐른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2월이 되었다. 바쁘고 느슨한 1월도 돌이켜보면 늘 같은 일상이었다. 추위는 크게 없었고, 미세먼지가 많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외활동이 없는 주말을 맞아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접촉만 없다면 사실 사람이 없는 뻥 뚫린 공간이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예정대로라면 헬스장 회원 등록을 했겠지만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기구들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많아 잠시 보류하기로 했다.

 

 

나처럼 자전거를 끌고 나오거나 마라톤 연습 등으로 달리는 사람들 외에는 외국인들이 그룹지어 다니는 정도였을 뿐 주말 오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살짝 정신줄을 놓고 자전거를 타는 순간에도 크게 위험하지 않았다. (방진 마스크를 끼고 라이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데 비염때문에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 잠깐씩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지난주보다 5km를 더 달렸지만 라이딩 시간은 5분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평속도 평소의 속도로 돌아왔다. 바퀴에 바람을 채우고 채우지 않고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물론 숙취의 문제도 있긴 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퀴였던 것으로. 당분간은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해야겠다.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빨래를 돌려놓고 쉬는 도중 엄마에게 걸려온 전화.

'뭐해, 딸내미? 집이냐?'
"응. 집이지."
'삼겹살 먹게 와라. 아빠가 삼겹살이 땡긴댄다.'
"아... 방금 한강가서 자전거타고 들어와서 조금 힘드네.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쉴게."

삼겹살이라니 이 얼마나 크나큰 유혹인가. 고기가 땡기긴 했지만 부모님과 고기를 같이 먹을 땐 술을 마실 수 없기 때문에 힘들다는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운동을 하고 나면 술을 마셔도 괜찮겠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헬스장을 다닐 때도 늘 그랬다. 운동으로 칼로리를 심하게 태워놨기 때문에 술이 들어가도 된다는 명분이 생기는 것이다. 자꾸 배가 나오는 걸 알면서도 술의 유혹은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병이 있는 듯 하다.

주말이라 주문이 밀려있을 것 같아 방문 포장으로 할인받은 금액은 편의점에서 소주를 사면 딱 좋을 것 같아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엇... 남들 사진으로만 봤던 패키지 3종을 한꺼번에 팔고 있다. 누군가 사갈 것 같진 않아 치킨을 사들고 돌아오면서 패키지를 몽땅 구입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패키지입니까? 턴배님들? 3개 다 구해서 기분이 좋지 말입니다?

 

 

패키지는 나중에 뜯어보기로 하고 우선 술상을 차려 술을 마시기 시작.

 

 

작년 여름에 집 근처에 매장이 생기고 난 이후 1~2달에 1번은 먹고 있는 것 같다. 방문해서 먹거나 포장 후 집에서 먹거나.

 

 

기본 간이 잘 되어있어 소금이 따로 필요없는 것이 장점. 무엇보다 이 강려크한 냄새를 맡으면 떨쳐내기가 힘들다.

 

 

고기에 1병을 비우고, 탄수화물이 땡겨 라면을 하나 끓여 국물과 함께 새로 1병을 꺼내 마시기 시작한다. 운동 후 마시는 술이 위험한 것은 운동으로 생긴 체력이 술에 쉽게 취하지 않게 방어막을 만들어주는 느낌이 들어 생각보다 많은 술이 들어가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2잔 정도 더 마실 수 있는 양을 남기고 술 마시기를 그만두었다.

 

 

 

2020.02.02.

주말마다 똑같은 패턴으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패키지를 뜯어 나온 것들을 쭉 펼쳐놔봤다. 대부분은 회사 동생들에게 나눠줄 것들이라 맥주 안주 정도로 할만한 홈런볼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사에 가져가기로 했다.

 

 

재방송을 보고, 1시가 넘어 아점을 먹는다. 전날엔 매운 눈물을 흘리며 대파를 다듬어 통에 넣었는데 이 날은 냉장고 안에서 오래되어 버려야 할 것들을 꺼내 정리했다.

개미지옥같은 유튜브를 보다 저녁에도 똑같은 음식을 먹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 마트에 잠깐 다녀온다.

해가 길어졌다. 6시가 되기 10분 전이었지만 해가 지지 않았다. 막바지 한파가 닥쳐오기 전이었지만 어쩐지 기분은 봄을 맞이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짝 들뜬 마음이기도 했다.

마트에서 2+1은 처음 보는 것 같아 토닉 워터를 집어오고, 떡볶이를 하기 위해 부족한 재료를 구입했다.

 

 

고추장을 너무 때려넣었는지

 

 

평소에 넣지도 않는 삶은 계란까지 넣어가며 정성을 쏟았건만 (남은 양배추는 코울슬로 만들기에 도전, 조금 숙성시키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갓 만든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매운 걸 잘 먹는 내가 매울 정도면 이건 분명 실패작.

 

 

아쉽지만 만들어봤으니 남은 재료로 다음주에 한 번 더 만들어 먹는 것으로. 고추장과 식초가 떨어졌으니 재료도 살 겸.

 

 

큰 소득은 없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운동을 했으니 나름의 소득이 있는 주말이라고 해야 하나?

아! 패키지를 구했으니 큰 소득이 있는 주말이었군. 언넝 자자. 벌써 1시가 넘었네.

And

1월 4주차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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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4.

전날 와인 한 병을 다 마시고 잠을 잤던 탓에 정신을 못 차리고 느즈막히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이미 모든 음식 준비는 끝난 상태였고, 난 수저만 올리면 되는 상황. 밥은 머슴밥처럼 담아주셔서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소화시킬 겸 집 앞 커피 가게로. 역시 가격이 저렴하면 별로 맛이 없다.

 

 

설거지를 해서 그릇을 씻어놓으면 엄마는 다음 음식 준비를 하기에 바빴다. 도토리묵도 쑤고,

 

 

사과나 까 먹자 하고 있는 중 마트에 다녀오신 아빠가 귤 한 박스를 내려 놓으신다. 4년만에 큰 마음 먹고 귤을 먹어보기로 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전날 가져온 레드향 한 조각을 먹었어야 했었다. (3조각만 먹어서 다행히 이가 아파오진 않았다)

 

 

저녁 준비를 위해 엄마는 갈비찜을 냄비에 담으시고, 나는 따뜻한 날씨에 야외활동을 해야겠다 싶어 집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끌고 한강으로 나왔다. 미세먼지가 심각한 하루였지만 이런 날을 대비해 방진 마스크를 준비해뒀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겨울이면 더욱 심각해지는 비염.

 

 

찬바람을 쐐니 콧물은 더욱 심해지고, 머리 뒤로 고무줄을 채우는 방식의 마스크이다 보니 그냥 벗을 수도 없고, 급하게 나온다고 휴대용 화장지를 챙겨 나오지 않았고(중간에 보이는 화장실에서 화장지만 뜯어 다시 나옴), 코가 막히니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해서 머리까지 지끈지끈.

가장 큰 문제는 뒷바퀴에만 쉬익 빠진 바람을 공기압 80으로 빵빵하게 채우고 나왔더니 앞바퀴는 바람이 빠진 걸 몰랐던 것이다.(튜브에 실구멍이 생겨 뒷바퀴는 빨리 바람이 빠지는 반면, 앞바퀴는 몇 개월을 빵빵한 상태로 있어 당연히 바람이 채워져 있겠거니.. 라고 생각한 것) 한강 진입 바로 직전에 앞바퀴가 많이 눌리는 걸 발견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다가 돌아가면 다시 4층까지 자전거를 들고 오르락 내리락 해야 했기에 그냥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급하게 라이딩을 나와 미비한 준비를 했던 것 중 가장 큰 실수였다는 건 복귀를 하면서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반포대교까지 가려던 계획은 동작대교까지만 진행하고, 복귀 때 다시 비염으로 콧물이 흐르는 바람에 머리는 또 지끈지끈. 바퀴에 바람이 빠져있던 것이 영향이 컸던지 복귀 때엔 서풍이 불어 기어를 3단 이상으로 올려보지도 못 해 더욱 힘에 부쳤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미세먼지 탓에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것과 명절이라 가장 많이 붐비는 여의도에도 사람이 없어 한적했던 것.

 

 

야심차게 시작하려 했던 2020년 첫 라이딩은 패망의 길로 고통을 호소하며 복귀해야만 했다.

 

 

집에 가서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하자마자 본가로 이동을 해서 온기를 채우지 못한 몸은 으슬으슬. 패딩을 벗지도 못하고 그대로 앉아 식사를 하고 나니 조금씩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남아있던 복분자주도 탈탈 털어서 한 잔 마시고.

 

 

오빠와 집으로 돌아와 일주일 전에 사 둔 와이파이 공유기 설치를 부탁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나서야 맥주를 한 잔 할 수 있었다. 아빠가 챙겨주신 체코 맥주는 뭔가 부족한 맛. 공짜니까 마시는 거지, 사 마시라고 하면 안 마실 듯.

 

 

며칠 전에 사다 둔 IPA 맥주는 생각보다 밍밍한 맛. 그 특유의 진한 맛이 없다. 앞으로 사 마시지 않는 것으로.

 

 

한치도 먹고, 땅콩도 먹고 나니 가벼운 안줏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또 며칠 전 사 온 양념꼬막을 꺼내 먹었는데  이런 식품들의 한계는 해산물일 경우 상당히 질기고 양이 적다는 것이다. 역시나 이것도 다음엔 사 먹지 않는 것으로.

보지도 않는 드라마를 강제로 6편까지 보고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다.

 

 

 

2020.01.25.

느즈막히 일어나 씻고, 아점 정도의 스케쥴로 본가로 이동해 떡국을 먹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게임을 조금 하고, 피곤한 잠을 보충한 후 일어났더니 어느덧 밖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가볍게 먹기 위해 샐러드 도시락을 먹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그걸로 끝낼 수가 없어 집에 남아있는 한치와 맥주를 꺼내 남은 허기를 채웠다.

먹고, 자고, 먹고, 청소하고, 먹고, 잠든 하루.

 

 

 

2020.01.26.

먼지도 없는 맑은 하루였지만 특별히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전염병 공포가 확산되는 시기이기도 했고,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가는 것도 딱히 당기지 않았다. 뭔가 해보려고 시도하려 했지만 연휴 첫 날 자전거를 탄 이후 상당히 무기력해진 느낌이 있어 당기는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차려 먹고, 청소를 한 후 오빠가 덮었던 이불을 들고 빨래방으로 향해 세탁 완료. TV를 보는 건 이젠 나에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라 라디오를 들으며 저녁을 챙겨 먹고 잠시 게임.

씻고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를 틀었는데 30분만에 잠이 쏟아지길래 TV와 플스를 끄고 본격적인 취침을 위해 누운 시간이 10시 반.

 

2020.01.27.

아침 해가 뜨는 걸 보는 그 때까지도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영화를 틀어 보다 눈도 아프고 영화도 머리가 아파지길래 다시 TV를 끄고 8시 반 정도 잠을 청했다.

2시간? 3시간이나 잤을까. 내일은 출근을 해야 하니 술의 힘을 좀 빌려 잠을 푹 자야겠다.

그나저나 뭐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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