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 기록의 잔재/여행'에 해당되는 글 93건

  1. 2017.10.24 20170911 삿포로 모이와야마
  2. 2017.10.15 20170911 오타루 사카이마치 오르골당
  3. 2017.10.02 20170911 오타루 스시야도리 오타루운하
  4. 2017.09.21 20170910 삿포로 주오버스 예약
  5. 2017.09.19 20170909 인천공항 삿포로
  6. 2017.09.19 20170908 출발 전
  7. 2017.02.09 20170131 삿포로 테레비타워 홋카이도 구청사
  8. 2017.02.06 20170130 삿포로 삿포로팩토리
  9. 2017.02.05 20170129 아사히카와 삿포로
  10. 2017.02.05 20170129 아사히다케

20170911 삿포로 모이와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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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루에서 삿포로로 돌아오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다.

아침 겸 점심을 11시에 먹어서 지금쯤 식사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밥을 먹으러 갔다.




지하도로 내려가서




시간이 애매해서 식사가 가능하냐고 물어본 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른쪽 아래 테이블에서는 아주머니들이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는데 냄새를 풍기는 게 아닌가 하는 괜한 생각도 해봤다.




뭔가 사진이 스프카레같아서 주문했는데 그냥 카레였고 건더기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가격에 비해서는 훌륭한 구성은 아닌 듯.





CAFE YOSH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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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후딱 먹고 해가 지기 전에 모이와야마에 가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다누키코지역에서 전차를 탔다.

옛날 전차들도 다니는데 최신식 전차가 들어와서 신기했다. 삿포로는 4번째 방문이었지만 전차는 처음.






로프웨이 이리구치역까지 간다. 10정거장이나 가네. 거의 20분 정도를 갔던 것 같다. 사람이 꽉 차서 서서 간 건 조금 불편.




당시 역이 공사중이어서 내리는데 조금 혼잡하고 위험하긴 했지만 신호가 금방 바뀌어 건넜다.

아래 안내판이 보이는 곳으로 건너면 안되고, 사진을 찍은 위치에서 왼쪽으로 가서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그냥 사람들을 따라가면 다 여기에 줄을 서러 간다.




버스가 바로 왔다. 타이밍 굿.




좌석이 꽉 차면 더 이상 태우지 않는데 내가 마지막 자리에 앉았다. 타이밍 굿.




입구에 딱 내려준다.




札幌 もいわ山ロープウェ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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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얘가 마스코트인가보다. 버스에도 있었고.







삿포로 여행 어플을 보여주니 200엔을 할인해주고, 외국인이라 기념엽서까지 선물받을 수 있었다.

어플은 자꾸 설치했다 지웠다를 반복했는데 손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올라가기 위해선 이런 기다림의 연속.




자 올라갑니다.







중간에 이렇게 도착해서 또 올라가야한다.




그리고 올라가서 보이는 풍경은~













사진에도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이 보이지만 정말 비가 많이 왔다. 밤엔 꽤 쌀쌀한 날씨여서 긴팔을 입었지만 참을 수 없는 추위였다.




하늘에 대각선으로 누렇게 보이는 것이 아마 비였을지도...
















사진을 참 많이 찍으려고 노력했지만 춥기도 하고 카메라에 물이 자꾸 묻으니 그것 또한 신경이 쓰여 그냥 내려가기로 한다.

야경 기대를 많이 한 곳 중 하나였는데 날씨가 참 도와줄 생각을 안 하는구나...




내려갈 땐 내 앞에서 줄이 끊겼다.







언제나 관람 후엔 이런 굿즈 판매 코너가 있지만 구경하지 않고 그냥 내려왔다.

이쪽 쇼핑엔 크게 관심이 없었고, 추위에 벌벌 떠느라 빨리 내려가서 몸 좀 따뜻하게 했으면 하는 생각 뿐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야... 내려오니 비가 그쳤네...

그냥 빠르게 구경을 끝냈다고 생각하고 저녁 식사는 했으니 술이나 한 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니시핫초메역에서 내렸다.







다누키코지 상가길을 지나서




(나는 가게 사진을 가장 마지막에 찍는 습관이 있다.) 가게에 입성!





기본 안주가 나오고. (맥주 안주라 짭짤했다)




크래프트 비어 전문점이라 이런저런 수제맥주들이 많았는데 메뉴판에 있는 것들 중 추천으로 되어있는 맥주 중 IPA로 골라봤다.

아 이거 정말 좋다. IPA 맥주가 조금 비싸긴 한데 구수하면서 강한 맛이 아주 좋았다.




뭔 살라미였나... 햄도 하나 주문을 하고.







가만히 앉아서 여기저기 찍어보고.







흑맥주도 하나 주문해봤다. 이건 IPA를 마시고 난 후라 그렇게 강하게 와닿진 않았던 맥주였다.


여행오기 전에 수제맥주 전문점 몇군데를 검색하고 왔는데 월요일(이 날은 월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있었고,

여기에 가려면 니조시장쪽으로 가야했기에 너무 많이 걷는 건 좀 무리다 싶어 그나마 가까운 곳으로 갔던 것인데

뭐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술값으로 조금은 비싼 금액을 지불했던 게 아니었나 싶었다. (총 2700엔이 나왔다. 세금 별도.)


혼자 온 남자 손님 3명과 외국인 여자 손님인 나까지 각자 할 일들을 하며 맥주를 마시고 자리를 떴다.





Maltheads 《モルトヘッズ》


https://www.google.co.kr/maps/place/Maltheads+%E3%80%8A%E3%83%A2%E3%83%AB%E3%83%88%E3%83%98%E3%83%83%E3%82%BA%E3%80%8B/@43.0564032,141.3462529,18.25z/data=!4m5!3m4!1s0x0:0xa01e00f3d1ffd84e!8m2!3d43.0559661!4d141.3465769?hl=ko





내가 여행을 갔던 기간엔 곳곳에서 예술제를 하고 있었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했으면 조금 더 봤을 수도 있었겠지만

마음의 여유를 두지 않았던 탓에 그렇게 즐기진 못했던 듯 싶다.

이런 곳에서도 그냥 전시가 있었다는 것에 생소한 기분이 들어 사진을 몇장 남겨봤다.
















건물을 빠져나와




상가쪽으로 조금 걸어가다가










방향을 틀어 숙소까지 쭉 직진을 하며 사진을 찍어봤다.













늦은 시각이라 모두 문을 닫았던 오도리 공원의 오텀페스트.










아 저 편의점 오뎅을 못 사먹어서 어찌나 후회가 되던지...




약간 배가 고픈 듯 하여 패밀리마트에 들러 간단하게 먹을 것들을 골라본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샤워한 후 시원하게 맥주 한잔과 탄탄면 작은 컵!

오타루에서 수제 맥주를 못마셔서 편의점에 팔길래 하나 집어왔다.




작지만 실했던 탄탄면. 




병에 있길래 괜찮은 맥주겠거니 하고 집어왔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모든 도시가 같은 맥주를 팔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도쿄가 대도시답게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있고, 오사카도 그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 편은 아니다.

홋카이도는 삿포로 클래식을 제외하면 사실 편의점 판매 맥주는 큰 메리트가 없는 듯.





비싸서 많이 마시지 못했었던 수제맥주집에서의 갈증을 해결하고 나서야 잠에 들었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70911 오타루 사카이마치 오르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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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후기가 늦었다. 여행이 얼마나 재미가 없었으면 후기쓰는 일도 이렇게 늦어지는지...)


오타루 운하를 잠시 둘러보고 사카이마치쪽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유리공방이 많아서 그와 관련한 아기자기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들이 많았다. 상점에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는 있었던 기억.













나는 구경하다 여기에 있는 자석 중 2가지를 구입했다.







걷다보니 나오는 안내판, 이정표.




대충 참고용으로 볼만 하다. 주요 건물들 위치만 나온 것들이라 세세한 상점들은 알아서 찾아가야 한다.




또다시 유리 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 여기에 신기한 것들이 참 많았다. 예술 작품들이다.










요건 그냥 지나가다가 스누피가 보이길래.... 오르골이다.










오르골을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 만들어주는 곳도 있었다.




거리도 한번 찰칵~







여기저기 달달한 것들을 파는 가게..




뭉쳐야 뜬다에 나왔던 7단 아이스크림 가게도 지나가다 보고~




르타오 가게 앞에서 과자를 시식할 수 있어서 들어가봤다. (애초부터 뭔가 살 생각은 없었다)




시식은 대부분 다 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나와서 또 걷고... 들어가서 또 구경하고...










드디어 후식먹는 곳에 도착!




2층에 올라가면 아이스크림과 빵을 판매하고 있고, 1층은 역시 쿠키 판매점.







2층에 올라가 아이스크림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조금 쉬었다.







어느정도 쉰 후 나와서 다시 걸어간다.




계속 똑같은 것들 구경... 점점 지쳐간다.




또 시식하고,







오르골당 2관




오르골당 본관을 먼저 구경간다.




들어가기 전에 그 옆에 있던 건물 잠깐 구경...







뭐 별 건 없었다. 전날 스누피 타운에서 잔뜩 쇼핑을 마쳐서.




자 이제 그럼 본격적인 구경~
















확실히 본관이라 그런지 그동안 가봤던 오르골당 중 규모가 가장 컸다.










여기 있는 오르골은 정말 사고 싶었다. 솔방울과 나무로 만든 것들인지 더욱 귀여웠다.



















자잘하게 구경을 마치고...










오르골당 2관으로 왔다. 방송에서 봤던 파이프 오르간 오르골이 있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오르골 피아노도 보이고...







10분만 기다리면 연주를 들을 수 있길래 벤치에 앉아 기다렸다.




직원의 설명도 듣고, 직접 연주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던 기억.

종이를 끼워서 그것으로 저절로 연주가 되는 방식이었다.





이것 외에도 2가지의 오르골 연주를 더 들을 수 있었다. 시간에 맞춰서 가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여기 있는 쇠 봉(?)을 갈아 끼우면 다른 연주들을 들을 수 있다.(라고 했지만 직원 마음대로 고른다)




원판이 랜덤으로 2가지 선택되어 돌아가며 연주되는 오르골.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옛날 방식의 오르골들. 구경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빠져나와서 다시 삿포로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사실 더 이상 할 게 없었다.










그냥 편의점인줄 알고 지나칠 뻔 했던 미나미오타루역.







반대편 열차가 지나가고, 곧바로 열차가 도착해 탑승했다.




다음 편에 계속...


And

20170911 오타루 스시야도리 오타루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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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보다는 조금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하고 숙소를 빠져 나왔다.





나와서 역에 가는 길에 이곳저곳을 찍어본다.













여행 중에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시기 때문에 해장이 필요하다.

역으로 가기 전 편의점에 들러 커피를 마실까 했지만 딱히 당기지 않아서 쥬스 중 하나를 골라 먹기로 했다.








토마토 쥬스가 확실히 진하니 좋다. 그런데 하나로는 조금 부족한 듯. 하나 더 사먹을 걸 그랬나?




오타루 티켓이 없어졌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그냥 JR 지정석 자리를 구입해 가기로 했다.




올라가니 열차가 기다리고 있어 재빨리 탑승~




지정석을 탄 것이 천만 다행인 것이 일반석이 거의 만원이었다. 서서 갈 자리도 없을 정도로 빽빽한.

돈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확실히 자리에 앉아서 가는 게 편하다. 뚜벅이 여행의 한계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오른쪽 창가자리였다면 바다를 보면서 올 수 있었을텐데 자리가 여기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어쨌던 빠르게 오타루에 도착.







정작 역 사진을 찍지는 못했네. 그냥 나와서 정면을 찍은 것이 전부다.




어설프나마 파노라마 샷으로...




내린 시간이 거의 11시 가까이 되어서 바로 식사를 하러 가기로 했다.

다들 역에서 나와 운하로 바로 가는 것 같았는데 난 오른쪽으로 일단 걸어갔다.





내가 가는 곳은 거의 사람이 없다. 늘 이상한 길로 다녀서 그런가...
사진의 저 굴다리가 보이면 왼쪽 길로 가면 된다.




일단 틀어서 조금 더 걷다 보면...







이런 상점가가 보이는데 여기가 스시거리는 아니고...




좀 더 걸어가면 이런 간판이 보인다. 




대부분 가게에 이런 모형과 가격들이 적혀져 있어서 고르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나는 여행 카페의 추천글에서 본 스시집을 가기로 했다.

유명한 집들은 대부분 예약을 해야하거나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기다림을 딱 싫어하는 나에겐 최선의 선택!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한글로 써있었구나.

어서오세요 부디내점해주세요 인기의스시 주방장특선메뉴 하타스시


인기의 스시! 아래 보니 꽁치도 써놨네.





들어간 시간이 11시 5분 정도였나보다. 그래서 아무도 없었다.




한국어 메뉴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영어 메뉴판은 확실히 기억난다.
나는 오마카세로 주문을 했다.




뜨끈한 녹차를 내어준다.







그렇게 완성된 오마카세 한접시. 하... 지금 보니 또 먹고 싶구나... (가격이 4320엔으로 비싼 한끼 식사...)

모두 다 맛있었지만 전복이 참 꼬들꼬들하니 맛있었다.

전에 처음 먹어보고 홀딱 반한 새우는 역시 배신하지 않았고...

그래도 어떤 부위인지 알고 먹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먹는 순서는 왼쪽 위부터라고 해서 그대로 먹었다.

참치, 오징어, 피조개?, 가리비, 전복, 새우... 윗줄은 그랬던 것 같고 아랫줄 1,2,5번이 뭔지 잘 모르겠다.





가니 미소시루를 주문해서 함께~
미소된장으로 끓인 미역국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군.




껍데기가 딱딱해서 씹어먹을 수는 없었지만 살이 워낙 오동통하니 많이 들어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八田寿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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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정말 많은 스시집이 있으니 잘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




가다가 왼쪽으로 길을 틀어서 큰 길이 나올 때까지 걸어갔다.




큰 길이 나왔다.













터미널도 나오고...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관광버스도 지나가고.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는 걸 보니 오타루운하에 다 온 것 같군.







小樽運河倉庫群












운하를 배경으로 단체 관광객 사진을 찍는 곳이 바로 뒤에 있다. 잠깐 다들 스쳐가는 곳이라 그렇게 길게 관광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사실 그렇게 볼만한 것도 없었다. 그냥 사진에서 봤던 거기구나... 정도.




여느 관광지에 다 있는 인력거.







대략 그냥 이런 상점 구경이었다.

And

20170910 삿포로 주오버스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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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거하게 먹고 마시고 한 탓에 느즈막히 일어났다.

대낮에 나간 건 아니었고 9시 정도에 일어나 씻고 준비하고 나니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1층으로 내려가다가 창밖을 보니 뭔가 프리마켓같은 것을 하는 건지 사람들이 아침부터 고기를 굽고 뭔가를 팔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알았는데 매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정기적으로 하는 마켓이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지하 카페에서도 일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다. (이건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하겠다)




원래는 지인분이 일요일 점심까지 시간이 된다고 하여 아무 일정을 잡지 않았는데

내가 삿포로에 도착하기 전에 갑자기 안 될 것 같다고 하셔서 그냥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그대로 쉬는 것으로 나 역시 일정을 그렇게 잡았다.


삿포로역으로 가는 길에 큰 서점이 하나 있는데, 이곳 2층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해장도 할 겸 커피를 한 잔 주문해 창가에 앉았다.

그런데 자리를 잘못 앉아서 옆자리에서 열심히 콧물을 훌쩍거리는 청년의 거슬리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하.. 힘들다...


전날 지인분이 주신 주오버스 관광 안내지를 펼쳐놓고 관광버스 노선들을 보면서 어디를 갈까에 대해 잠시 고민을 하다가

여행오기 전부터 봤었던 곳으로 하자 하고 버스를 예약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샤코탄으로 가자~




날씨가 참 맑았다.

시간이 지나서야 왜 이 날 버스투어를 하지 않았을까에 대해 상당히 후회를 많이 했다.

후회하면 뭐해... 이미 지나간 시간인 걸...





이 서점도 여행 올 때마다 가는 곳인데 2층은 그냥 스타벅스만 있는 줄 알았더니 2층도 서점이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꼼꼼히 둘러봐야겠다. 그 전에 일본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삿포로역 남쪽 광장으로 나온다.




나와서 왼쪽(동쪽 방향)으로 가면 정기관광버스창구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ESTA 건물 2층으로 연결되어있고, 스텔라 2층에서도 외부로 나가는 출구가 있어 찾아가는 방법은 쉽다.




라멘공화국은 이번엔 가지 않았다.




건물로 들어서면 창구가 바로 있는데 위에 보이는 모니터 2대에서 관광지 잔여 좌석이 남았는지 계속 돌아가면서 출력된다.

하지만 워낙 관광지가 많기 때문에 내가 가고 싶은 관광지를 기다리다보면 시간을 많이 허비하게 되니 창구에서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르다.


나는 하루는 샤코탄을, 하루는 아사히다케를 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왔는데 샤코탄은 만석.

인기가 워낙 많은 코스라 금방 표가 동이 난다고 한다고 하더니 정말 표가 없네.

그렇다고 오타루에서 요이치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결국 샤코탄은 포기하기로 하고 아사히다케는 자리가 있다고 하여 예약을 했다.

외국인이라 연락처는 없어서 이름과 인원수만 이야기했다.

결제를 하려고 하니 출발하는 날, 출발시간 20분 전까지 창구에 와서 결제를 하면 된다고 했다.

바로 결제하는 줄 알고 지갑에서 돈을 준비해 꺼내려고 했는데... 여튼 요긴한 정보.





처음엔 11일로 예약을 했다가 12일로 미루고, 이런 예약 확인증을 적어주었다.

주오버스 투어는 점심식사가 대부분 포함이 되어있는데 포함되어있는 것 치고는 괜찮은 가격인 것도 같다.

JR로 아사히카와를 가서 또 버스를 갈아타고 가면 시간도 시간이고 돈이 많이 드는데...




아침을 안 먹어서 아침 겸 점심으로 스텔라 6층에 있는 돈까스 가게에 왔다.

여기저기 체인점이 많은 가게다. 작년에도 다른 지점이었지만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찾았다.




이런 돈까스 전문점에서 주는 양배추에 특제 드레싱을 뿌려 먹으면 참 맛있다. 참참참 맛있다.

양배추는 리필이 된다고 해서 리필을 했더니 '너 이거 다 못 먹으면 죽일거다...' 라는 느낌으로 처음 준 양보다 훨씬 더 많이 덜어주었다.

하지만 난 다 먹고 나왔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군.





여행을 하면서 뭔가 많이 사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는 지출을 좀 하자 해서 밥을 먹고 나서는 매의 눈으로 열심히 탐색하고 탐색했다.

다이코쿠야에서 부탁받은 용각산과 각종 약들을 구입하고, 스누피 타운에서 사고 싶었던 것들 몇가지를 구입했다.





일본 서점에는 이렇게 캐릭터 상품들을 박스에 넣어 파는데 마침 도시락 가방을 팔길래 리락쿠마껄로 하나 집어왔다.





하지만 아직 사용은 안 하고 있다. 2년 전 오사카에서 100엔주고 산 도시락 가방을 더 실용적으로 쓰고 있다.




스누피 타운에서는 2018년 벽걸이 달력, 파우치, 맥주 잔 받침, 잠옷, 카드지갑을 구입. 아. 돗자리도 있었다.




캐리어에 짐을 정리해놓고 지하 카페에 가려고 했더니 스텝이 말을 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어도 안 통해, 일본어도 안 통해.
무엇이 잘못이었을까는 잘 모르겠는데 어차피 카페에서 먹을 생각이라 그냥 내려갔다.

일단 숙박객에게는 음료 무료 쿠폰 1장이 주어져서 그걸 사용해 간단하게 삿포로 클래식 한잔을 받아 앉아있었다.

이 날은 1천엔을 내고 특별 음식을 먹는 걸 참여하는 것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코노미야끼였고,
내가 간 시간은 6시 반 정도 였는데 7시부터 시작하니 같이 참여를 하라는 것이었다.
입을 닫고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니 계속 생각해보란다.

카페에 있던 스텝 3명이 번갈아가면서 계속 물어보는 통에 결국은 참여를 하게 됐다.




히로시마 풍의 오코노미야끼라는데 오사카랑 다른 점이

히로시마는 재료를 하나씩 쌓아서 굽고, 오사카는 재료를 모두 섞어서 굽는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맛은 똑같다. 재료가 같아서.


 

 

시작하기 전에 전기도 나가고 와이파이도 꺼지고 해서 시간이 조금 지연되었는데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음식 만들기도 시작되었다.

여기 카페에서 요리를 담당하시는 분인 듯 했다. (그러니 이걸 만들고 계셨겠지)



 

 

사실 혼자 조용히 마시고 싶었는데... 끌려왔다 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다.

나중에 1시간 정도 늦게 온 손님들은 그냥 별도로 주문해서 먹었으니. 맥주는 새롭게 IPA로 주문해 마셨다.




 

만드는 걸 보니 야끼소바를 따로 볶아서 얹더라. 나도 집에서 만들어 볼 수 있겠어...!!



 

 

전기가 들어오고 나서 같이 앉아있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보자고 조르는 통에 마시던 맥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낮엔 여기 안에 누워서 쉬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도 좀 해 볼 걸 그랬나... 


 

 

조명을 켜 놓으니 예쁘구나...~ 그리고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전기팬 하나로는 모자라서 가스불판을 추가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오꼬노미야끼가 나왔는데....

다들 눈치게임을 하느라 서로에게 양보를 한다. 

총 7명 중 2명이 외국인, 그 외국인 2명 중 1명은 여행 온 나, 1명은 3년째 일본에서 근무 중인 프랑스 언니여서 결국은 내가 먼저 먹게 됐다.


나는 나눠먹는 줄 알고 잘랐는데 이게 1인당 1접시로 나오는 거였다. 쩝.




맥주가 맛있어서 한잔 더 주문.




특별히 할 이야기도 없었고, 귀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다.
요즘은 그냥 여러 사람들 틈에 섞여서 말없이 술을 마시고 싶었는데 어찌보면 절반의 성공이었다.

별로 할 말은 없는데 일단 내가 외국인이니 궁금해하는 것 같아 간단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는 정도에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국 내에서도 여행을 자주 다니냐고 하길래 한국에서는 여행을 잘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생각이 좀 바껴서 이제부터라도 여행을 다녀볼까 라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실행될진 모르겠지만.

나보다 늦게 먹기 시작한 사람들도 모두 한접시를 비워냈는데 나는 맥주랑 같이 먹어서
주방장에게 맛있었지만 남기게 됐다고 설명해줬다. 실례되지 않도록.




잘 먹었습니다.




숙소로 올라와 사진을 찍어봤다.




내 자리는 다행히 동떨어진 침대 한군데의 아랫자리. 편안하게 잘 지냈다.




다음 날 일정은 특별히 정하지 않은 채 잠을 청했다.


And

20170909 인천공항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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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여권을 바꿨다. 공항에 가면 포켓와이파이를 찾고, 환전한 엔화를 찾고,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을 하려고 했다.

티켓 발권 후 2가지는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자동출입국심사 등록장이 어디인지 전혀 모르겠더라.

물어물어 결국 갔더니 올해부터는 별도로 등록하지 않아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여권 재발급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여기서 1차로 시간 낭비를 했다.





자동출입국심사로 출국심사를 마치고 면세점으로 나왔더니 이런 행차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여유도 잠시.





탑승 게이트가 당일 오전에 변경되면서 면세물품 인도장도 같이 변경되었는데 변경된 인도장이 중국인들로 아수라장이었다.

대기번호 호출은 80번대가 뜨고 있는데, 내가 받은 대기번호는 330번대.

직원에게 물어보니 보딩시간이 가까워져 오면 먼저 받으실 수 있게 해준다고 했는데 그럴 시간은 없었다. 남은 시간은 45분.

저가항공 비행기라 기내식이 없는데다가 아침을 먹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면 취소를 하기로 결정하고(인도장까지 넘어온 물품은 고객센터에 전화로 취소를 해야 하더라),

원래 사려했던 물품들과 지인에게 선물할 술 1병, 비행기에서 요깃꺼리를 할만한 샌드위치를 구입 후 급하게 비행기에 올랐다.

늦어질까봐 얼마나 식은땀이 나던지.





한숨을 내쉬며 안정감을 찾아갈 때 쯤 출발.




이륙 후 사두었던 샌드위치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이 쏟아져 잠을 자고 나니...




'우리 비행기, 곧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합니다.'




깔끔한 착륙.




여차저차 도착.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집에서 우산을 챙겨 나오지 않았다.

출발하기 전부터 지인분과 계속 라인으로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우산을 가지고 나오는 걸 잊어버렸다고 하니

집에 남는 우산을 찾아본다고 해주셨다. 내가 그냥 샀어도 됐는데 감사했다. 괜히 또 불편함을 드린 건 아닌지...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짐 검사를 하는데 지난번 여행에 이어 또 검사에 걸렸다.

가방을 활짝 열고 구석구석 손을 넣어 만지는데 이번에는 어쩐지 기분이 나빴다.

혼자 왔고, 여권에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그랬는지 검사에 무조건 걸린 느낌이었다.

자꾸 사진을 보여주면서 마약 없냐고 묻는데 무슨 마약은 마약이야... 담배도 안 피우는 사람한테.


약속시간은 6시였는데 JR을 타고 오는 내내 시간을 못 맞추면 어쩌지하는 조급한 마음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지인분은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쇼핑을 한다고 하셨고, 숙소를 찾아가려면 지나쳐야 했다.
심사에 걸려 화는 나고, 시간은 부족하고,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서 처음 가는데 길도 조금 헤매고.








게스트하우스에 가 체크인을 하는데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건 참 좋았으나 마음이 진정이 안되니 몸이 계속 부들부들 떨려서 혼났다.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국제전화라 울릴 일이 없을텐데 하고 폰을 보니 지인분이 라인으로 전화를 거셨다. 라인으로 전화를 해도 일반 벨소리가 나는구나.
처음 통화라 당황했는데 괜찮냐고 물으시고는 천천히 나오라고 하신다.

꺼내야 할 짐을 꺼내놓고, 넣어야 할 짐은 넣어놓고 숙소를 겨우 빠져나왔다. 땀이 줄줄 흐른다.




그래도 약속한 6시 정각에 삿포로역에 도착했고, 벤치에 앉아있으시길래 인사를 했더니 반가워해주신다.

항상 별 것도 없는 우리 동네에서만 만나다가 삿포로에서 또 만나니 새롭기도 하고 나 역시 거의 반년만의 만남이라 반가웠다.


술을 마시러 가는 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원래 먹기로 한 징기스칸 이야기가 나왔는데

본인 여동생은 양고기를 못 먹는다, 보통 냄새때문에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냄새가 나지 않냐고 물어 보셨다.

한국에서는 양꼬치에 적응이 된 상태라... 까지는 설명은 못 드렸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잘 먹는다고 했다.

그래도 그 중에 싫어하는 음식이 있지 않느냐고 물으셨을 땐 라멘이 맛이 없다고 했다. 짜서.

그래서 라멘을 먹게 될 일이 있으면 짜지 않은 라멘으로 사 먹는다고 했다.

제대로 알아 듣진 못했는데 캐리어에 뭔가 넣어서 가져갈 공간이 있냐고 물으시는 듯 했다.

그렇다고 하니 잠깐 마루이 백화점을 가자고 하신다. 꼭 선물하고 싶은 사케가 있다면서.
오도리 공원에서 지하상가로 다시 들어갔다.




백화점 지하 매장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사케 매장에서 여러 사케들을 시음했다.

친절한 점원 아저씨랑 사진도 찍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신기하시는 듯 했다.

사케는 앞줄 오른쪽에 있는 청록색과 갈색 박스에 있는 사케 2병을 선물 받았다.




사케도 선물받고 즐거운 마음을 안고 가을 축제 현장으로 고고~




여행기간 중 낮에 와인이나 한잔 하면서 축제를 제대로 즐겨보려고 했는데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그렇게 하진 못했다.
이 날이 방문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 된 셈이다.




각각 부스에서 음식을 사다가 테이블에 앉아 먹는 식이라 대충 축제를 즐기는 맛보기만 경험을 하고 왔다.




나는 삿포로 클래식, 지인분은 에비스로. 에비스 색이 훨씬 진하다.




뭐가 먹고 싶냐고 물으셔서 굴이라고 이야기하니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신다.
10분 정도가 지나 음식을 들고 오셨는데 굴 크기가 어마어마... 처음 봤다. 이만한 크기는. 결국 내가 다 먹었다.

선물로 사간 안동소주를 드리니 안동에 2번 다녀온 적이 있었다며 사진을 보여주셨다.

나는 아직 한번도 가지 않았는데... 선배시네요. 라고 하니 웃으신다.








손가락보다 긴 굴.




짭짤하니 맛있었던 가라아게.




간단하게 먹고 원래 먹기로 한 징기스칸을 먹으러 도자이선을 타고 마루야마코엔역으로~




찾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이 고급 주택가 사이에 도대체 징기스칸집이 어디있다는 것인가...

서로 맵 어플을 열어서 여기가 맞나? 하면서 겨우겨우 찾아갔더니 가정집 건물같은 곳을 가게로 쓰고 있었다.


계단을 올라 가게에 들어서니 자욱한 연기, 심각한 고기냄새.

메뉴는 이렇게 종이로 붙어있었다. 소금구이 징기스칸으로 현지인만 찾는 가게인 듯 했다.




오토시로 나온 새우와 버섯.




삿포로 나마비루~




화로에 올려 굽는데 불이 은은해서 빨리 익진 않았다.












그리고 나온 징기스칸. 고기의 질은 흘륭했다.




고기랑 같이 먹었던 파채. 고춧가루가 빠졌을 뿐,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파채와 같은 양념인 듯 했다.








구워서 한입 딱! 먹었는데 이게 웬일! 너무 짜! 짜다고! 난 짠 음식이 싫어! 으악!




하지만 맥주와 함께 먹으니 고기도 사라진다. 옆에, 건너편에 앉아있던 손님들도 모두 사라졌다.

이런 가게에 처음 와서 그랬는지 가게 분위기 자체는 참 좋았다.

스스키노에서 장사를 하다가 시끄러워서 조용한 곳에 가게를 차리셨다는 젊은 사장님의 이야기도 잠시 듣고...












고기가 약간 남긴 했었구나.




여튼 전혀 술집같지 않은 곳에서 술을 마시고 나왔다.









浅鞍




가게를 나오면서 친구가 추천해서 온 가게였는데 여기보다 다루마가 훨씬 맛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나도 아사히카와에서 징기스칸을 먹은 게 처음이었는데 거기보다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손님이 온다고 일부러 데리고 오신 거였는데 그저 감사한 마음 뿐.

그냥 보내기에는 아쉬우셨는지 자기가 친구랑 가끔 오는 가게로 가자고 하신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가게에 함께 입장~


역시 삿포로 나마비루와 함께 오토시. 오토시는 먹지 않았다. 난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다구...




벽이며 메뉴판이며 온통 우니가 보이길래 우니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2가지 요리를 모두 주문해주셨다.

탕같은 것과 그냥 일반적으로 먹는 우니. 이 2가지만 해도 거의 3천엔에 육박했는데

먹은 음식이 이것 뿐만이 아니니 결과적으로 지인분이 얼마나 지출을 하셨는지는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다. 3만엔 이상 쓰시지 않았을까...
나중엔 내가 이렇게 얻어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맙다는 마음보다 죄송한 마음이 더 컸다.








섞어마시면 좋지 않지만 그래도 왔으니 사케를 마셔보라고 하셔서 한잔.

이때부터였나, 지인분이 상당히 혀가 꼬인 목소리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셨다.




추가로 주문해주신 이것도 정말 맛있었다. 회는 고등어 훈제같았는데 절인건지 약간 익힌 훈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오... 정말 맛있었다.




꼬치도 먹어보라고 주문해주시고(하지만 너무 배가 불러 못 먹었다),








가리비도 주문해주시고(이건 다 먹었다),




라면도 먹으라며 주문해주셨다.


지인분 어머니를 서울에서 같이 만난 적이 있었는데 마침 전화를 하셔서 나를 바꿔주셨다.

상당히 당황했지만 즐거운 여행이 되고 있느냐는 간단한 질문과 여행 후 잘 돌아가라는 말씀이셔서

나도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로 마무리하고 전화기를 넘겨드렸는데 어머니는 그냥 전화를 끊으셨다.

역시 당신 하실 말씀이 다 끝나면 전화를 끊는 건 나라 구분 없이 부모님 공통사항인가.




가게 사진을 찍어놓지 않아서 어느 가게인지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겠다...


여튼 배부르게 얻어먹고 11시 반 정도에 헤어져 전철을 타고 다시 삿포로역으로 돌아왔다.

이번이 나름 4번째 방문이라고 따로 지도를 보지 않고도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지하철에 내려 걸어오는 중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 지인분에게 받은 우산을 바로 사용하게 되었다.




첫날은 그냥 먹고 마시고 끝. 그냥그냥 시간이 잘 흘러가길 바랄 뿐이었다.


And

20170908 출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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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잔뜩 쌓여있었지만 초집중한 결과로 퇴근 시간 전에는 마칠 수 있었다.


오후 반차를 쓰고 집에 돌아와 병원에 가기 전 청소를 하려고 하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

여러가지 반찬을 만들어 집으로 가져오신 거였다.

저녁에 집으로 밥먹으러 간다는 전화를 드리려 했었는데 타이밍 참...

신나는 청소 후 나는 병원으로, 엄마는 집으로.

병원 치료 후 빵가게에서 밤식빵 하나를 사들고 엄마 집으로 향했다.

저녁 시간이 되어 엄마가 만든 맛있는 반찬들과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고 다음 약속시간까지 기다렸다.


내가 여행을 간다고 하니 옆 동네에 사는, 최근에 친해진 언니가 2천엔 정도가 있는데 여행에 보태쓰라며 만나자고 했다.

만나서 최근에 교통사고가 났던 블랙박스 영상,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등을 하며 드럭스토어에서 용각산을 사다 달란 부탁을 받았다.


1시간 조금 넘게 대화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짐을 싸고,

지난 여행에서 남은 엔화를 꺼내 받아 온 엔화와 함께 지갑에 넣고, 지갑에 있던 돈과 불필요한 카드들을 꺼내 선반에 올려놓았다.


캐리어에 짐을 차곡차곡 쌓아 정리하다보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여행에 시들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아직은 괜찮구나. 나, 여행에 질리진 않았구나. 라며.





(오른쪽 동전 지갑은 나중에 돌아와 언니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부디 여행에서 아무 일 없길 바라며 잠을 청했다. 그 때까진 계속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며.

공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못한 채...

And

20170131 삿포로 테레비타워 홋카이도 구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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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갔던 일본 여행 중 가장 짧은 일정이었다. 장거리를 움직인 것에 비해서는 많은 것을 못 본 느낌.

무엇보다 감기때문에 아파 다 때려치우고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전날 만났던 일본 아가씨에게 오전에 시간이 비는데 어디를 구경하면 좋겠냐고 물으니

오도리 공원에 축제 준비하는 것들을 구경하는 게 좋겠다고 해 호텔 체크아웃 후 오도리 공원으로 향했다.






간밤에 눈이 또 많이 내렸다.










환할 때 테레비타워에서 내려다보는 시내도 볼만할 것 같아 겸사겸사 올라가보기로 한다.





새하얀 삿포로의 풍경들.




















중간에 무슨 스키점프대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조물도 설치되어있었다. 엘리베이터 안내해주시던 분 설명도 그랬던 것 같은데...





스케이트장도 작게 있고.





이글루도 뭔가 있고.










햇살에 반사되어 눈부신 풍경










타워 아래의 아찔한 장면도 내 신발과 함께 포착















공식기념 굿즈. 스노우맨.





테레비또상 기념품은 지난번에 A4 파일을 샀었는데 이번에는 냉장고 자석 2개를 구입해 냉장고 옆에 붙여놓았다.





이제는 사라진 프로그램...





지난번에도 여기서 오미쿠지를 뽑았는데 이번에도 뽑아본다.





두근두근...





대길이네 대길이야~~~ 맛있는 거 먹으면 행복해진다던데 이번엔 그런 여행은 되질 못했던 것 같다.

돌아와서는 지난번 뽑은 중길은 지갑에서 빼고, 이 오미쿠지를 지갑에 넣었다.





올해 8월이 60주년이면 때맞춰 재미있는 행사를 많이 할 것 같다.





뭔가 스티커사진을 테레비또상 배경으로 찍는 것 같은데 전원은 꺼져있었다. 찍어보고 싶었는데...


작년에 둘이 왔던 곳을 혼자 오니 조금 심심하긴 했다. 그때 생각도 나고...





오도리공원을 쭉 걸어가면서 축제 때 전시될 조각같은 것을 찾아다녔다.










제작중이었던 것도 있고.





이렇게 완료된 것도 있고.















하나 더 있네.





이쯤에서 구경을 마무리하고 홋카이도 구청사 쪽으로 걸어가보았다.










사람 키 2배 정도로 쌓인 눈. 매일매일 치우는 것도 일이겠다.





종종 한국인들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 내부는 작년에 와봤기 때문에 들어가진 않았다.















그리고 서점에 들러 몇가지를 구입하고 호텔에 돌아가 짐을 다시 찾아 공항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출발 2시간 전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티켓을 찾고 식사를 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세상에... 출국심사줄 대기인원이 어마어마했다.

티켓도 30분을 기다려 발급받았는데 출국심사까지는 1시간을 꼬박 서있어야 했다.

아침에 약 먹느라 빵을 먹은 이후 식사 한번을 하지 못하고 비행기 타기 전 겨우 시간이 되어 빵 하나를 구입해 먹은 것이 이 날 식사의 전부.


4시에 출발해야 할 비행기는 4시 반이 조금 넘어서야 겨우 이륙을 했고,

인천에 도착하니 7시 40분,

짐을 다 찾고 공항에서 빠져나온 시간이 8시 반,

집에 도착하니 10시. 코가 답답해 코를 푸니 터져나오는 코피.

갑자기 현기증이 나면서 어지러워져 시간에 상관없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고기집으로 뛰어가 배를 적당히 채우고 들어오니 11시.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 여행이라면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기억을 안겨준 그런 여행이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 여행.


복잡미묘한 감정은 그렇게 어떤 것을 시작하기도, 어떤 것을 끝내기도 했다.


이번엔 동영상을 많이 찍었는데 편집할 시간이 되면 편집해 올려야겠다.


And

20170130 삿포로 삿포로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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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은 얻어맞은 것처럼 뻐근하고, 속은 울렁거리며 구토가 쏠렸다. 아... 감기... 여행 중 감기라니...

어차피 늦게까지 자고 오후에 움직일 생각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냥 몸이 아프다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로웠다.

일단 일어났으니 씻고 난 후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 채널은 아침마다 한국 사극 드라마를 해주는 것 같았다. 지난번에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드라마가 바뀌어 선덕여왕.

엄태웅... 참 좋아했는데...


드라마 음성은 더빙이어서 대충 들었는데 선덕이 김유신에게 내가 여자인 것을 알고 있었냐고 묻는 장면이었다.










씻고 느즈막히 움직였다. 스마트폰으로 포켓몬고를 켜고, 숙소에서 가까운 삿포로 시계탑을 시작으로 여러 포켓스탑을 거쳐갔다.

사실 삿포로 내 볼만한 관광지는 대부분 구경했었기 때문에 다시 가는 건 의미가 없었지만 게임을 하면서 다니니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여기는 포켓스탑이 아니었다면 들르지 않았을 곳. 교회인데 지금도 운영되고 있는 듯 했다.










워낙 눈이 많이 오는 곳이라 내 키만큼 눈이 쌓여있는 골목들이 많았다.





술먹고 널부러진 스파이더맨.





게임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오다 보니 어느덧 삿포로 팩토리에 도착했다.





일본에는 옛 공장 건물을 개조해 상점가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 꽤 있는 듯 하다. 요코하마도 그렇고, 하코다테도 그렇고.

하지만 이런 곳은 나에겐 딱히 매력이 없다. 쇼핑을 하러 올 목적이 아니라면 절대 들르지 않을 곳이므로.

그런데 왜 왔냐. 식사가 목적이었다.















삿포로 팩토리의 내부 모습. 거대한 실내 광장. 월요일 낮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햄버거와 생맥주를 같이 마실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들러봤다.





저 포스터에 있는 와규버거를 세트로 판매하고 있어서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세트는 버거, 스프, 음료인데 버거는 치즈를 얹으면 100엔이 추가되고, 스프는 4종류 중 하나를 선택,

음료는 탄산, 쥬스 또는 맥주 등 메뉴판에 적혀있는 메뉴 중에 고를 수 있다.


버거 자체는 조금 느끼한 면도 있었는데 스프가 그 느끼함을 잡아주고, 그 때 맥주를 한잔 마셔주면 속이 뚫리는 느낌. 그런 구성이다.

세트 가격은 1280엔.





그런데 와규 버거 자체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차라리 클래식버거를 먹었으면 더 괜찮았을 듯 싶다.






이 건물 내부에도 포켓스탑이 꽤 있는 편이라 햄버거를 먹으면서 한번씩 돌려주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하다가 와서 한번도 사 마시지 않았던 커피를 한잔 마시러 탈리즈에 왔다.

지난번 오사카 여행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구입하지 못해 이번엔 꼭 사가야지 해서 3팩을 사고, 커피를 주문했다.


모래시계가 끝나면 따라서 마시라고 했는데 시간을 재보니 2분 40초가 걸리더라.






앉아서 조금 쉬다 나와 숙소로 다시 돌아간다.






귀여운 꼬마 아가씨.





4시가 되기 전인데도 어둑어둑하다.




















숙소에 들어가 조금 누워있다가 약속시간 5분 전 숙소를 나왔다.

숙소 가까운 지하 출구에서 이곳에 살고 있는 일본 아가씨를 만나기로 했기에.


특별히 이 술집으로 안내한 이유가 있냐고 했더니 회식으로 왔었고, 이것이 3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음식이 맛있으니 데리고 왔겠지.


우선 기본으로 맥주 한잔과 기본 안주.





창가쪽에 앉았는데 앞은 춥고 뒤는 히터를 틀어 뜨겁고.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먹는 내내 참 힘들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조개탕과는 조금 맛이 다른. 국물에서 술맛이 난다.





약간 호떡같은데 안에 으깬 감자가 들어있다.





그리고 사시미 세트.





전체 샷.





아가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한국에 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 워킹 기회인데 이게 안되면 다시 취직을 해야하는 난감한 상황.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면서 1년 계획서를 작성했는데 틀린 표현을 교정해달라고 해 단어 몇가지를 교정 후 설명해주었다.


한국어를 다시 공부하고 있는데 힘들다고. 나는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니 워킹을 오게 되면 자주 만나 공부하자고 했다.


지난번 그 친구는 만났냐고 묻길래 그 친구가 바빠서 약속을 못했다고 했다.

그냥 간단하게 인연의 끈이 다 했다고 생각하는 쪽이 낫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음식을 먹다 보니 몸이 점점 안 좋아지는 듯 해서 술은 더 주문하지 않고 우롱차 한잔을 추가로 주문했다.





홋카이도 산 짧은 파를 튀긴 건데 파는 열을 만나면 단맛이 올라오기 때문에 구이나 튀김은 늘 실패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무슨 생선 구이였는데... 메뉴가 죄다 일본어로 되어있다 보니 기억해내기가 참 힘들다.

아가씨도 나에게 설명해주기 힘들었는지 계속 사전을 찾아가며 보여주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눈이 내리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면세품을 사야할 타이밍이었는데 갖고 있는 현금이 없어 숙소로 잠깐 돌아가 남아있는 엔화를 챙겨 나왔다.


다이코쿠에서 몇가지를 구입하고, 스타벅스에서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해 마셨다.

'커피가 밍밍하다' 라고 하니 밍밍하다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서 한참 설명해주다 엄한 대화로 빠지기도 했다.





자주 연락한 편은 아니었지만 5시에 만나 9시까지 대화를 하면서 크게 지루할 틈은 없었다.

한국으로 오기 전 부모님이 계시는 오키나와를 일주일 정도 다녀온다고 했는데 지금은 오키나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날 저녁은 보통 맥주 2캔 정도를 사다가 짐정리를 하며 홀짝홀짝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감기가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몸살감기약을 사 먹고 짐정리를 하다가 일찍 잠을 청했다.


And

20170129 아사히카와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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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카와역으로 돌아와 식사를 한다.

아사히다케에 갈 때 가방에 빵과 캔커피를 싸서 갔는데 먹을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커피만 마시고 아침에 먹은 것은 없었기에 아사히카와도 라멘이 유명하다니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어 들른 라멘가게.


거의 2시가 다 되어 찾은 식당이었지만 대기줄이 꽤 있었다. 현지인 플러스 중국인.

맛은 괜찮은가 보다 싶어 대기번호 3번을 받고 앉아 기다리며 메뉴를 봤다.

여느 라멘집과 같이 국물이 다른 라면 3종류와 추가로 매운 라멘. 그리고 교자, 음료, 밥 등의 메뉴가 있었다.





모츠라멘이 뭔가 검색해보니 모츠가 내장이라는 뜻이더라. 그래서 과감히 포기.





네기메시 맛이 궁금했지만 주문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직원에게 무엇이 가장 인기있는 메뉴나고 물어 시오라멘이라는 답을 받고 그대로 주문을 했다.





라멘은 금방 나온다. 양이 적어 보이지만 그릇이 약간 깊어 토핑 바로 국물 아래에 면이 가득 담겨있었다.





국물은 정말 맛있었지만 면에서 일본 라멘 특유의 돼지 냄새가 났다. 참고 먹어보려 했지만 아 역시 무리다. 결국 조금 남기게 됐다.





山頭火本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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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돌아가는 차표를 샀는데 원래는 15시 표를 사려고 했었다.

신용카드 전용 발매기에서 누르다 결제를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발매기로 가서 누르는데 그 잠깐 3분 사이에 표가 매진이 되었다.

그래서 15시 30분 표를 구입하고, 1시간 정도 여유가 생겨 이온몰을 조금 돌아다니며 구경을 해봤다.





와이모바일 마스코트인 듯. 나도 조금 괴롭히다가 왔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는데 가게에서 바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가게 옆 마트에서 먼저 결제를 하고 이 카드를 받아 가게에 갖다 주면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 있는 형태였다.








작년 비에이 관광 후 메론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던 것이 생각나서 먹었는데 역시 맛있다. 콘 아이스크림을 안 좋아해서 역시나 컵으로.











호텔에서 짐을 찾아 아사히카와역으로 온다.








여기서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한 5분 정도 서성이다가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부탁해 한장을 찍었다.








역 남쪽에 있는 공원.

















저 썰매는 도대체 어디서 탈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시간을 보내다 차가 도착해 탑승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해가 많이 길어졌지만 일본은 해가 워낙 일찍 지기 때문에 다시 한겨울을 만난 느낌이었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왜 옷이 2개로 셋팅되어있지? 어쨌던 짐을 풀고 6시에 스스키노에서 약속을 한 상태라 방을 나섰다.





내가 해보고 싶은 여행 중 하나는

같이 여행을 가서, 목적지를 다르게 여행하고, 저녁에 다시 만나 술 한잔 하면서 각자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리를 해서 삿포로로 돌아온 것도 있었다. 이게 아니었다면 아사히카와에서 2박을 하고 삿포로에서 1박을 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친한 언니는 나보다 하루 먼저 삿포로에 왔고, 이 날이 마지막 날이었기에 시간은 이 날 하루밖에 없었다.


알아봤던 가게를 이리저리 갔다가 모두 자리가 만석이라 나오고 스스키노 거리를 조금 걸어다니다가 들어간 가게였다.








자리세를 받는 가게를 처음 가봤는데 꼬치 몇개 먹고 계산하려니 거의 5천엔 가격. 뭔가 바가지를 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꼬치는 무슨 소금범벅인지 너무 짜고.

이놈들이 짠 음식 먹여서 맥주를 더 주문하게 하려는 술수인가보다 라고 말하니 언니가 자지러졌다.





츠쿠네는 괜찮았다.





가게는 돌아다니다 아무데나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정확히 어딘지 잘 모르겠다. 스스키노 서쪽 방향이었던 것으로만.

그리고 밀크무라가 생각나 언니를 데리고 함께 갔다.








언니 역시 술을 좋아하다 보니 B세트를 2개 주문해 술을 6가지 주문해 먹었다.

홋카이도산 포도주와 사쿠라를 추천받아 주문했는데 홋카이도산 포도는 영 별로였고, 사쿠라는 so so.

왼쪽 위에 있는 프랑스 위스키가 정말 맛있었다. 지난번엔 못마셔본 것 같은데. 고디바는 다시 먹어보니 별로.

단 맛 1,2,3위 / 센 맛 1,2,3위를 주문했다가 양쪽에서 3위를 빼고 추천을 2개 주문했으니 저 프랑스 위스키가 단 맛 2위가 아니었을까 싶다.





아이스크림은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고 하는데 배가 불러서 한컵만 먹었다.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홍차나 커피를 주는데 커피를 한잔만 달라고 했는데 또 의사소통의 오류가 발생.

나는 배불러서 됐다, 커피 한잔만 달라 라고 했더니 커피 한잔과 물 한잔을 갖다 주더라.

그리고 같이 나온 쿠키. 모양도 맛도 일품.





커피잔 귀엽다.





언니는 서울에 살지 않기 때문에 1년에 1~2번 서울에 올라오는 일이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만나는데

서울도 아닌 삿포로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다. 서로 신기해서 부둥켜안고 소리를 질렀더니 주변에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건 당연한 일.

다음에 서울에 올라오는 일이 있으면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아쉽지만 일찍 헤어진다.


겨울이라 그런지 나무에 조명도 해놓고 꽤 볼만했다.





























겨울이 가진 분위기는 또 다른 느낌.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잠을 청했다.


And

20170129 아사히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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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밝았다. 여전히 잔잔하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이번 일정 중에 가장 후회되는 것이 이곳에서 1박만 한 바람에 많이 구경을 못했다는 점. 너무 아쉽다.

무리하게 삿포로로 이동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친한 언니랑 만나기로 약속을 한 탓에 어쩔 수 없었다.





모두 아사히다케를 가기 위해 각자의 장비들을 들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앞에 기다리던 청년 한명이 가만히 정류장에 무언가를 보더니 편의점으로 급하게 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도 가만히 내용을 보니 티켓을 로손 편의점에서 구입하라는 것을 읽게 되었다.

청년이 간 길, 나도 함께 따라가본다.





편의점은 정류장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멀지 않으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

각 목적지의 요금 안내를 해주고 있는데 아사히다케는 1430엔이다. 편도 가격이다, 편도 가격.

티켓은 내릴 때 내면 되기 때문에 기사분에게 확인만 한번 받고 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티켓을 사고 3분 정도 지나니 버스가 들어왔다. 66번 버스다.





아사히다케를 가는 사람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스키, 스노우보드 장비를 들고 탔다. 나만 등산 스틱이었던 것이었다. 흑흑...





아사히카와 공항도 지나간다.





1시간을 넘게 달리니 산 초입에 들어선다.








드디어 도착. 여기가 겨울왕국이구나.








도착해 로프웨이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매표소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기 위해 줄을 길게 선 상황.

1층에 있던 직원에게 티켓은 어디서 사냐고 했더니 친절하게 2층까지 안내해주었다.

9시부터 운행을 시작해서 9시 6분에 도착한 나 역시 이들 틈에서 줄을 서야만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티켓을 사러 갔던 그 청년이 로프웨이 줄도 내 앞에 서있었는데 장갑을 기다리는 줄 옆에다 걸어놓고 장비를 점검했다.

줄이 빠지면서 2층으로 올라가는데 장갑을 놓고 그냥 가길래

툭툭 쳐 돌려 세워 손에 장갑을 끼우는 시늉을 하며 '글러브, 글러브' 라고 하니 화들짝 놀라며 장갑을 가지러 다시 내려간다.

나중에 2층으로 올라와 서있는데 와서는 '땡큐, 아리가또' 라고 하는데 발음 상 일본인이 아니었었다.

분명 얼굴이 일본인이었는데... 홍콩이니? 대만이니? 어디니?





한 30분 정도를 기다려서 타고 올라간다. 버스에서 내렸을 때에는 해도 비치고 괜찮아 보였는데 타러 오니 흐릿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을 재보니 한 10분 정도를 타고 올라온다.











해발 2000미터 이상으로 올라온다. 고산병은 걱정없다.





내려서 보니 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트래킹 코스가 어디냐고 직원에게 물어보고 왼쪽이라 하길래 왼쪽으로 왔는데

이쪽으로 가다간 이 설산에서 냉동인간으로 발견될 것 같아 두려움에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꽁꽁 얼었다. 로프웨이 운전하시는 직원분 한명과 손님은 나 혼자. 넓은 케이블카를 혼자 전세내어 내려왔다.

원래는 이런 풍경을 보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뭐 운이 없었다고 봐야지.








아쉬운 마음에 사진만 이래저래 찍어본다.






































내려오니 줄이 많이 줄었다. 다들 많이 타러 올라간 듯 했다. 로프웨이 왕복은 1800엔이다.

스키어들을 위한 1일권도 있고. 4500엔이면 하루 이용에 적절한 가격인 것도 같다.

일본인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반은 서양인, 반은 동양인이었다.

홋카이도에서 이렇게 많은 서양인을 한꺼번에 만나기는 또 처음이었다.








매점 사진도 한번 찍어본다.








당일온천을 할까말까를 상당히 망설였다. 가장 빨리 시작하는 곳은 11시부터였고, 2시간 반마다 한번씩 오는 버스 출발 시간은 12시였다.

씻고 뭐하고 하면 1시간 반은 필요한데 무작정 하기엔 너무 시간이 부족했다. 일단 온천으로 내려가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가기 전에 휴게소를 들렀다. 로프웨이에서 2분정도 걸어오면 된다.











아무도 없었다. 안내해주시는 분 한분을 제외하고는 손님은 나 뿐이었다.








나도 여기에 방명록을 하나 남겼다. 뭐가 감사해서 감사합니다를 썼는지 참...





























이런 저런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다.

안에는 당일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시간, 가격 등이 적혀있는 종이가 있다.

나는 일일이 찾아서 검색했는데 여기에 안내지가 있어서 헛수고를 했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일단 내 키는 훌쩍 넘기고 가로등까지 삼켜버린 눈밭이었다.





저 멀리가는 3인방에게 인사를 했더니 곤니찌와 라고 인사해주더라. 감사감사.





온천수인가? 해서 장갑을 벗고 물에 손을 갖다 댔는데 미지근... 그래도 상대적으로 뜨거운 물이다 보니 물이 지나가는 길에는 눈이 없었다.





건물 앞 왼쪽에 눈이 쌓인 것은 차였다. 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눈.





하산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정상에 구름이 걷히고 있었다.

정말 깊은 고민과 갈등이 시작됐다.

다시 정상을 가서 구경하고, 내려와서 당일 온천을 하고 가느냐. 2배의 시간과 2배의 돈을 써야하는 상황에서 만족할만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11시에 시작하는 온천으로 왔다. 들어갈까말까를 계속 망설였다.

그리곤 다시 돌아 나왔다.








아쉽지만, 정말 아쉽지만 그냥 돌아가는 것으로 했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차라리 여기서 숙박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럴만한 시간도 안됐고...

뚜벅이 여행의 한계점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시간 활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점.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이 눈밭에서 잘 살아남았다는 사진을 한장 남기고 떠나기로 했다.

















12시 가까이 되어 버스가 도착했다.





뒷문으로 탑승하고 티켓을 뽑아 자리에 앉았다.





언젠간 꼭 다시 올거야...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은 곳이다.








그렇게 다시 또 1시간 반을 달려 아사히카와역으로 돌아갔다.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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